지난해 말 전체 가계가 진 빚은 959조 원으로 1천조 원에 육박했다. 2002년 말에 비해 494조 원이나 늘어나 불과 10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128%보다 약 22%포인트 높아 28개국 중 9위이다.
지난해 개인회생 절차 신청자는 서울에서만 2만569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 1만3887건에 비하면 50%정도 늘어난 셈이다. 개인파산도 올해 2월 들어서면 200건을 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가계부채 증가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외화차입 규모는 2000년대 초반 500억~600억 달러에서 2007년에는 약 2천억 달러로 불어났다. 유통성이 풍부해지면서 예금금리가 하락했고 이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대출받기가 쉬워졌다. 게다가 금융사들의 무분별한 대출상품 판촉으로 인해 가계 대출이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카드 관련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해 1998년 말 24조 2천억 원대에 불과한 카드사의 신용공급 잔액은 2002년 말에는 102조 4천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앞 다퉈 부동산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도 크게 늘었다. 차입자 중 상당수는 만기가 긴 장기 대출 대신 거치기간이 3~5년인 대출상품을 활용하면서 가계부채 규모는 더욱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