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국민은행 등 시중 은행과 국책은행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12월 21일 높은 대출이자 부담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2조원 규모의 이자환급을 해주기로 했다.
2조 원의 이자 환급금은 18개 시중은 행 회원사가 각각 당기순이익에 따라 분담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별도의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사상, 이와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문 일이고 환급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여서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따뜻한 새해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자는 각 시중은행이 선정하고, 대출금 2억 원 한도 내에서 1년간 4%를 초과하는 이자 납부액의 9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차주당 환급 한도는 300만 원이다. 다만 부동산임대업 대출 차주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환급집행은 올해 2월과 3월 사이에 완료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지원으로 187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민생금융지원 방안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외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도 각 은행별로 마련해 실시된다. 시중은행들의 분담액이 당기순이익의 10% 선으로 정한 점도 다른 대출자와 예금자와의 형평성, 은행의 건전성 유지 등의 관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고 합리적인 분담 기준으로 여겨진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은 세계적 이슈, 한국의 은행들 모범 보여
오늘날 세계 각국의 경제는 엄청난 국가 부채, 개인 부채로 시달리고 있다. 국가 부채 규모가 GDP의 200%를 넘긴 나라가 미국과 일본, 중국이다. 유럽 선진국들도 100% 넘는 국가 부채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 부채는 100% 미만으로 비교적 건전한 편에 속하나 가계부채는 OECD 최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개도국들과 빈곤국가들의 국가부채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한국은 지난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국가 부채가 크게 늘어 이번 정부에서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제적 약자로서는 많은 지원이 이뤄질수록 환영하겠지만, 한국과 같은 자원 빈국, 협소한 내수 시장, 수출 의존형 나라로서는 과도한 국가부채는 국가신용도 저하, 경제체력 약화로 인해 다른 선진국 들에 비해 견뎌내기 힘들다.
일본의 국가 부채에 대해서 지적하는 국내 전문가들이 더러 있는데, 일본의 보통 국민은 예금이 어마어마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일본 국민이 국가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단번에 경제회복을 할 수 있다. 현재 그런 조짐이 확연히 보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GDP의 200%가 넘는 국가부채 국가인 미국과 중국도, 미국은 자원과 인구 대국이고 중국은 내수 시장 대국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아무튼, 한국은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에 있는 나라인 만큼 정부와 국민은 부채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가계 대출의 책임, 금융기관도 일부 책임 면할 수 없어
부채가 많은 당사자가 일차적으로 책임이 크지만, 그들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의 책임도 있다는 것은 경제적 상식이다. 부채를 갚을 능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대출해주고, 나중에 돈을 제때 갚지 않는다고 닦달하면 악덕 사채업자와 다를 게 없다.
우리나라 가계 대출이 세계적으로 수위를 보임은 그만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이 방만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정부의 책임도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정치권과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출을 늘리라고 독려하다가, 가계부채가 높아지자 갑자기 부채 한도를 제한하고 조건을 까다롭게 한다. 한 마디로 냉·온탕을 오가는 정책을 반복하다가 오늘날 가계부채 최악의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가계부채 줄이기, 정교하고 장기적 정책 필요
정부와 정치권은 가계부채 문제를 놓고 선심성 정책으로 표만 얻으려고 하거나 다음 정권으로 폭탄 떠넘기기로 하는 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 우선 당장 실시할 방안으로는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의 질을 높여서 개인당 부채가 건전하게 회수되고 재 대출되는 기법을 개발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기존 사업과 신규사업에 대한 분석이 심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역대 정권에서 한때 자영업과 소상공인을 육성하고 실패율을 막겠다며 소상공인 대상 컨설팅업을 육성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소상공인을 위한 컨설턴트들이 각종 교육 기관들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양성되고, 이들이 정부의 정책자금 따먹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애초의 좋은 취지는 사라지고, 본인들에게나 소상공업자에게 혈세를 내는 납세자들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결과를 빚었다.
앞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 심사를 위한 컨설팅을 활성화시키고자한다면 각 은행별로 자체 내에서 그런 부서나 기관을 두는 방안이 나을 것같다. 외부 컨설팅사에 맡기면 도덕적해이가 또 일어날 우려가 크다. 개인사업자별로 부채 관리에 AI를 도입한다면 악성 부채화를 사전에 방지하여 건전한 관리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41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