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2)

2024.01.17 15:05:19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특정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소비자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광범위한 공급 망을 구축하여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구축,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특정 상품이 아닌 고객의 전체 일과(Life Cycle)에서 각 시점마다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가치를 극대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자원으로서 데이터(정보)는 유한성과 물리적 제약 없이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무한히 반복 재생하는 파괴력을 갖는다.

 

경제학자 폴 로머 교수는 ‘내생적 성장이론’에서 기업성장의 핵심으로 지식(데이터)의 축적과 지적자본의 증가는 인적자본과 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함으로써 물적 자본의 체감을 상쇄하고 체증적 성장을 돕는다고 하였다.

 

요즘처럼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는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양이 많아지고 생성속도도 빨라졌다. 이런 변화는 정보가치의 희소성 보다는 가공능력과 속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기존의 정보처리시스템으로는 다루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다양하고 복잡하게 생성되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빅데이터’이고, 이 빅데이터는 AI(인공지능)의 지식으로 작용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고객가치 극대화, 융복합 경쟁 환경, 데이터의 수집 분석, 다양한 혁신활동, 가변성 있는 동적 가치와 같은 5개의 영역 또한 지속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 요인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응은 어떠할까?

 

2022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수행한 「2022년 SW융합실태조사」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대응을 엿볼 수 있다. SW를 활용하는 3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 조사에서 SW기술 도입 행태는 ‘B2B를 통한 프로그램 구매’가 5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부전문 업체의 아웃소싱(23.7%)’, ‘오픈소스 또는 프리웨어 도입(15.1%)’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구매 또는 아웃소싱의 형태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이나 기술,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있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프로그램 구매와 같은 방법으로는 미래 디지털 전환을 능동적으로 추진하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디지털 전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같은 조사에서 디지털 전환 추진 기업의 비율은 38.5%(추진계획 및 준비 15.7%, 초기구축 21.8%, 확산구축 1.0%)로 나머지 61.5%의 기업들은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 스스로 정보관리에 대한 내부 정책이나 규정 없이 단순히 업무 효율을 위한 정보기술(IT) 활용에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CISCO·IDC(2020)가 아태지역 14개국 대상 디지털 성숙도 조사에서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6/14위의 비교적 나쁘지 않지만, 2019년 조사 대비(5위) 한 계단 하락한 6위가 된 점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이 이제 한계에 봉착한건 아닌지 우려된다(출처: CISCO·IDC(2020), “2020 아시아 태평양 중소기업 디지털 성숙도 연구”, 발표자료)

 

타 국가에 비해 기술투자가 우수한 우리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변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이 높기 때문은 아닐까?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업전략에 있어 강조되는 요소는 경영진의 의지와 단계별 계획과 예산 수립, 전사차원의 비전과 전략선포와 같은 혁신 활동들이 지목된다.

 

 

지속적인 디지털전환 업무환경 즉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조직으로 변화하며 프로젝트의 주기적 발굴 및 관리와 성과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조사에서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로 인적 역량과 IT 인프라 부족, 투자비용 문제 등이 거론되는데 과연 그러한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개발 혹은 개발된 기술의 적용만으로 끝나지 않고, 기업 활동 전반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는 시스템 목표까지 고려하여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해야한다. 단순히 자동화된 기계를 도입한다는 미시적 안목에서 거시적 관점에서 기업의 혁신을 불러오는 계기로 삼을 일이다.


글 박덕환
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연구 분야 : 중소기업 정보화 및 디지털 전환 / 기업 자금관리솔루션 컨설팅
전 IBK기업은행 남동공단 중견기업센터 센터장

전 IBK기업은행 전자금융부, 채널기획부 근무


 

편집국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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