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글로벌 질서·평화와의 정합성에도 맞지 않아

  • 등록 2024.02.24 17: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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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상은 글로벌 질서·평화와의 정합성에도 맞지 않아

 

중국 지도부는 유럽이 중국 경제와 거리를 두는 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을 벌이려고 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편을 들지 말았어야 했다. 유럽 전체가 러시아와 사실상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한 것인지 중국 외교의 ‘실책’ ‘단견’이라고까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진핑 집권 이후 외교를 되돌아보면 미국과 유럽, 일본이 중국과의 디리스킹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군사력을 계속 확장하고 있는데 군사력 증강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첨단기술을 이전하고 막대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체제 특성상 경제와 기술의 향상은 곧바로 군사력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동일 시스템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4일 중국이 신장 롭노르 사막에 있던 핵 시설에서 신형 핵무기 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심층 보도를 했다. 중국은 그런 사실을 부인했다. 롭노르 사막은 중국이 60년 전 최초로 핵폭탄 실험했던 곳으로 근래 들어 이곳에서 최소 지하 3백 미터 깊이로 구멍을 뚫는 굴착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신문은 전하고 있다. 중국은 1964년 이곳에서 지상 핵폭탄 실험을 하다가 방사능 낙진 등의 우려로 1969년부터 지하 
실험으로 전환했다가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미국 국방성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태평양의 상공과 바다에서 미국과 동맹국들, 그 파트너국들의 항공기와 함정에 대해 강압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가을부터 2022년 가을까지 일 년간 미군 항공기와 함정에 대한 중국군의 강압 행위는 180회에 이르며,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대한 것들과 포함할 경우

300회가 넘는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은 강도와 횟수 면에서 갈수록 증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반중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지난달 13일 선출되고 난 뒤 중국의 군사적 도발 행위가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2주 뒤인 지난달 26일과 27일 사이에 중국 인민해방군은 SU-30 전투기를 포함해 33대의 항공기와 6척의 함정을 대만 근처로 보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중국군 전투기 13대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섰다고 대만 국방부는 말했다. 총통 선거가 있은 후 중국군 정찰용으로 보이는 풍선 6개가 대만 상공을 통과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은 500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370척에 달하는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군 함정 수로는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과 미국, 거대 경제에 맞는 경제 정책 필요

 

중국과 미국은 모두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거대 내수 시장은 분명 장점이긴 하지만 약점도 가지고 있다. 덩치가 크면 기세가 오를 땐 무섭게 치솟아 올라가지만 떨어질 때 한순간에 발랑 넘어질 수 있다.

 

한국과 같은 중견 규모의 경제는 기세는 약해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체로 큰 사람 중에 건강하고 오래 사는 이가 드물지만 작은 사람들은 힘은 약해도 대체로 부지런한 덕택에 건강하고 장수하는 이치다. 대체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건강한 이유도 그 유연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을 비교해보면, 중국은 대대로 허세를 부리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진핑 주석 체제가 들어오면서 부활했다. ‘일대일로’를 한다고 인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후진국에 퍼주고 말았다. 아직 중국 인민들의 평균적인 생활 형편이 후진국에서 벗어난 게 아닌데, 그 ‘귀한’ 돈을 낭비한 것이다. 현재 막대한 첨단기술 투자에 비해 인민들에 대한 정책 배려는 무관심 혹은 방치에 가깝다.   

 

어느 나라 경제도 문제없는 곳은 없다. 각국의 문제가 다를 뿐이지 문제없는 경제 생태계는 없다. 또 문제가 있어야 역설적으로 그것을 잘 치유해 가면서 경제성장이나 발전을 하게 된다. 경제에서 핵심은 문제를 바로 잡으려는 주체와 수단들이 다양할수록 치유는 빨라지고 건강한 파동을 그리며 상승한다. 

 

미국 경제 체제를 보면, 경제의 문제점을 다루는 여러 행정 부처들이 제각기 권한을 가지고 행사한다. 미국의 나랏빚이 많다고 해서 야당인 공화당이 강력한 제동을 걸기도 한다. 야당이 중요한 경제 정책 행위를 하는 것이다. 파월 의장이 재임하고 있는 연방준비위도 행정부와는 독립적으로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각 주마다 주 정부가 형편과 필요에 맞춰 독자적인 경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월가와 빅테크 등 민간 기업들도 저마다 독자적으로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해가고 있다. 거대 규모의 경제시장은 이처럼 각 주체의 독립적인 움직임과 해결책에 의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또 미국 경제의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성장성을 유도하는 결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신뢰성 높은 13개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다. 신뢰성 높은 경제지표들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킨다. 사람의 건강은 정기적이고 정확한 건강 진단과 질병 검사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다.

 

중국 경제는 중앙정부 중에서도 단 한 사람의 이념이나 심기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 지 오래됐다. 잘못되거나 시의적절치 못한 의사결정이 쉽게 수정되지 않는 구조다. 이런 체제에서는 문제가 조기에 순조롭게 해결되기보다는 증폭되거나 뒤엉킬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지도부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다. 중국 경제가 장기간 침체하는 것은 자국에 안 좋지만, 경제성장을 너무 과도하게 오래 지속하는 것 자체가 타국으로 하여금 커다란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인구가 많고 영토와 군사력 큰 강대국은 군사적 위협을 공공연히 과시하지 않고 너그러운 외교 및 경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강대국이 이 점을 잊어버리면 경쟁하는 강대국이 어부지리를 얻는다. 이것이 강대국의 지혜인데, 시진핑의 중국은 이 점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으로서는 세계의 선진국과 그들 기업이 커다란 내수시장과 싼 임금을 바탕으로 지난

40년간 ‘돈벌이’ 잘하고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이 섭섭하게 보일 수도 있다. 중국은 홍콩을 기어코 굴복시키고 대만을 위협하고, 필리핀과 마찰을 빚고 러시아와 이란 편을 드는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를 정상화시키려면 타당성 있는 경제 정책과 동시에 유화적인 외교와 군사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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