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하고 보상도 받고...덴마크 코펜하겐의 기후친화적 여행

  • 등록 2024.07.10 16: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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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적인 여행지나 도시들이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관광세를 물리는 추세와 달리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기후 친화적 행동을 하는 관광객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코펜하겐 수도권 관광공사인 ‘원더풀 코펜하겐(Wonderful Copenhagen)’은 지난 8일자 홈페이지를 통해 코펜하겐의 녹색 계획에 참여하여 기후친화적인 여행 행동을 보여주는 관광객들에게 박물관 투어, 카약 대여와 무료 식사 그리고 그 이상의 경제적 혜택을 주는, 코펜페이(CopenPay) 행사를 오는 15일부터 실시한다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이 공사의 최고 책임자인 미켈 아뢰-한센(Mikkel Aarø-Hansen) 사장은 안내문에서 “환경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지금의 관광행태를 긍정적인 변화의 힘으로 전환시켜야만 한다,”며 이 같은 전환에서 중요한 단계의 하나가 “우리들이 여행지를 다니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 그리고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시장조사 그룹, 캔터(Knater)의 ‘2023년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소비자의 81%는 환경파괴 없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원하고 있지만 실제로 는 그렇게 행동하는 비율이 22%에 불과했다.

 

한센 사장은 “코펜하겐의 새로운 계획, 코펜페이(KopenPay)는 이처럼 환경 파괴 없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원하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여행자들의 공백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이 목적”이라면서 “기후 친화적인 행동을 문화적 체험을 위한 통화(通貨)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관광객들이 자전거나 기차를 타고 새 폐기물 관리센터 옥상에 만든 인공 스키장, 코펜힐(CopenHill)에 오면 무료로 스키를 탈 수 있게 해 준다. 다른 장소에서는 관광객들이 자원봉사로 청소작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 국립 미술관은 워크숍을 열어 관광객들이 들고 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예술 작품으로 바꿔 주는 한편, 코펜하겐 파도타기 학교는 서퍼들이 그들의 서핑 코스를 따라 30분간 해변 청소에 참여하면 무료 점심을 제공할 것이다. 이들 지역 외에도 20곳이 넘는 명소가 올 여름동안 코펜페이 시범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코펜페이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파급효과를 만드는 데 있다”는 한센 사장은 “이러저러한 우리 계획이 성공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의 다른 도시들이 영감을 받아 그들만의 방식을 찾아 더 지속가능한 관광 행위를 장려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이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고자 함”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이후 '보복관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유럽의 다른 도시들은 “여행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일으키는 소음공해와 환경오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현지인들의 일상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당일치기 방문객에게 1인당 5유로(약 7,380원)의 입장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베네치아를 찾은 관광객은 2,000만 명에 달했다. 과도한 관광객이 몰려 주거비 상승 등을 이유로 1960년대 13만 명이었던 지역민 수가 지난해 5만 명 미만으로 줄자, 이 같은 강경책을 펼치게 됐다.

 

네덜란드는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유람선 수를 줄여 한 해 여행객 숙박 횟수를 2,000만 건 이하로 억제하기로 했다. 독일은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베를린 등에서 호텔비의 약 5%인 문화세와 숙박세를 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 호텔 숙박객들에게 부과하던 관광세를 올 초부터 최대 3배까지 올렸다.

 

이 외에도 영국 맨체스터와 스페인 발렌시아 등 호텔 투숙객에게 관광세를 부과하는 도시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입국시 관광세를 부과하고, 태국은 항공권에 관광세를 부과한다.

 

스위스 베른의 작은 도시 라우터브루넨도 거리가 쓰레기로 뒤덮이는 것은 물론 임대료 상승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5∼10스위스 프랑(약 7,500원∼1만 5,000원) 내외의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일본의 오사카 또한, 1박 기준 7,000엔(약 6만 895원)이상 지불하는 국내외 숙박객에게 100~300엔(약 869~2,610원)의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관광세를 따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광세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지 않다. 제주도가 지난해 '환경보전분담금'으로 불리는 관광세 도입을 논의한 바 있는데 차라리 코펜하겐처럼 기후 친화적인 관광객들에게 문화 체험을 위한 통화 보상 정책을 고려해 봄직하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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