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의 역습... 한우 경쟁력 이대로 괜찮은가

  • 등록 2024.09.10 1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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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도매가 3년새 30% 떨어졌는데 사룟값은 40% 올라
청정 호주산 물량 공세... 한우법 제정 등 산업 지원 필요

 

당정이 10일 국회에서 추석 성수품 수급 현황을 점검하면서 한우가격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최근 ‘가성비 좋은’ 호주산 소고기가 한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한우농가는 사룟값은 치솟는데, 한우 도매가격은 폭락해 “소 키워봐야 적자만 발생한다”며, 소를 국가에 반납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 한우 도매가격은 3년 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떨어졌고, 같은 기간 사룟값은 40%가량 오른 탓에 소를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한우농가 경영 안정화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공급량 증가로 내년까지는 농가 소득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산과 호주산 수입 물량의 지속 증가와 네덜란드, 덴마크산 수입 재개에 이어 프랑스, 아일랜드 등도 국내에 유통을 앞두고 있어 한우농가의 근심이 더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2025년까지 한우 도축 마릿수가 90만 마릿대를 유지하면서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소득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특히 외국산 고품질·냉장 소고기 수입이 늘어날 때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생산비 부담 완화와 공급 과잉 등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원강화를 통해 한우산업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나아가 한우 산업 지원 내용을 담은 한우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정 호주산 소고기 입소문... 가격 올라도 호주산 찾기도

 

최근 호주산 소고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호주산 소고기의 한국 수출량은 약 19만t(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주축산공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수입육 소고기(검역 기준)의 호주산 점유율은 41%까지 늘어났다. 맛과 품질을 까다롭게 평가해 재료를 고르는 파인다이닝 셰프들도 호주산 소고기를 택하기 시작했다.

 

호주청정우는 호주의 광활한 목초지에서 자라고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쳐 생산된 호주산 소고기를 말한다. 깨끗한 자연 환경에서 생산돼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살코기가 풍부하며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은 게 특징이다.

 

소고기는 사육 방법에 따라 근내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의 ‘목초사육 소고기(Grass-Fed Beef)’, 마블링이 풍부해 부드러운 맛과 풍미를 내는 ‘곡물비육 소고기(Grain-Finished Beef)’, 불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된 부드러운 식감의 ‘와규(Wagyu)’로 구분된다.

 

호주 소고기는 청정 환경과 광활한 목초지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자라기 때문에 소들의 스트레스가 적어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고기를 생산한다. 덕분에 다양한 필수 영양소와 미네랄을 함유해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식재료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고기 생산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비판받는데, 호주 축산업계는 일찌감치 탄소감축 목표를 세워 2020년 기준으로 15년 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65%나 줄이는 등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가 한우보다 저렴한 이유를 다양하게 꼽을 수 있는데, 대규모 생산, 고도의 산업화, 국제 시장 수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가격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호주청정우 홍보대사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호주의 동물 친화적인 사육환경을 대중에게 전달해 국내 사육 시스템에도 변화를 주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동물 복지가 잘 갖춰진 식재료의 소비가 늘면 국내 사육법도 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우산업 관계자는 “한우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 송아지 안정제의 확대·발전, 유통비용 절감 등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축산업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우산업을 안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개발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승수 기자 sss23@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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