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너지, UN 기후 총회의 스타가 되다

  • 등록 2024.11.19 16: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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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의 해결책이 아닌 기후 위기를 조장할 문제아로 치부되었던 핵에너지가 이번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UN 기후 총회를 전환점으로 떠오르는 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던 UN 기후 총회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25개국이 2050년까지 세계의 핵에너지 사용을 3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올해 총회에서 여기에 6개국이 추가로 동참했다.

 

이들 나라는 케냐와 튀르키예, 엘살바도르, 카자흐스탄, 코소보, 나이지리아로 핵에너지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이유는 핵에너지가 아니면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압둘라 카라벨리 튀르키예 원자력에너지연구청(TENMAK) 청장은 “튀르키예의 전력 사용량은 매년 4%씩 느는 추세”라면서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발전 효율도 높이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아 핵에너지 없이는 힘들다,”고 말했다.

 

튀르키에는 현재 남부 해안 지역에 첫 번째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이 건설 수주에 관심이 높다.

 

미국 역시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신규 원전 건설, 원전 재가동, 기존 시설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세 배로 끌어 올리는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어서 최근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폴란드 원전 건설사업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가 제동을 걸고 있고, 이 기업은 최근 대형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9억7,900만 달러(약 1조3,667억 원)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의향서를 체결했다.

 

또한, 기존의 대용량 발전 원자로에 대비되는 차세대 소형 원자로, SMR(Small Module Reactor)을 전문으로 하는 신생 기업, 미국 오리건주 소재 누스케일파워(Nuscale Power)사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루마니아에 소형 원자로 6기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MR, 차세대 소형 원자로는 우리나라 정부가 2028년 완성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경남 SMR 국제콘퍼런스’가 열리는 등 우리나라가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1999년 핵공학을 전공하던 시절부터 UN 기후 총회에 참석해 왔던 빌바오 이 레온 박사는 그 동인 반핵 단체들로부터 “여기서 나가!'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요즘 상황은 매우 다르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자금 조달이 여전히 핵 프로젝트의 주요 과제”라는 그녀는 ”세계은행은 1959년 이후로 핵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는데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량은 정체 상태다.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따른 환경단체 등의 반대와 건설비용에 발목이 잡혀 있고 기존 핵 발전소가 폐쇄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핵에너지 사용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은 핵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이 "무의미하다" 며 이를 경제적으로 안전하게 실현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심각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에너지 혁명을 소형 원자로에 기대하는 미국은 기존의 대형 원자로보다 자금 조달이 쉬울 거라 믿고 있는 듯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고위 공무원인 신이치 키하라(Shinichi Kihara)는 "핵 프로젝트는 종종 미래의 비용 초과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고 말했다.

 

그러함에도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UN 기후 총회에서 핵에너지를 홍보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다. 백악관 기후와 에너지 담당 선임 국장인 제이크 레바인은 미국은 동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핵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에너지가 "우리의 많은 파트너와 동맹국에 명확한 에너지 안보 가치를 제공한다"고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에 퇴임하지만, 해외에서 미국의 핵 기술을 홍보하려는 노력이 의회에서 양당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동유럽의 미국 동맹국인 루마니아는 이미 두 개의 대형 원자로에서 전기의 5분의 1을 얻고 있다. 이 나라는 현재 같은 부지에 부분적으로 건설되었지만 완공되지 않은 두 개의 다른 원자로를 되살리기 위해 서방 국가들과 협상 중이다.

 

이 나라의 한 가지 어려움은 많은 원자력 근로자들이 최근 거대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여 더 높은 급여를 줄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로 떠났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도 여지없이 회의장 밖에서 핵에너지에 대한 찬반 시위가 있었다. 시위자 중 한 명은 "기후에 핵폭탄을 투하하지 마세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었다. 어떤 시위자는 원자력 발전소 옆에서 1년 동안 사는 사람이 받는 것과 같은 양의 방사능이 바나나 하나만큼 들어있다는 시위를 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다른 여러 요인으로 인해 핵에너지를 계산하는 방식이 바뀌어 가면서 우리가 두려워했던 핵에너지가 부활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UN 총회에 보고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인류의 기후 목표 달성은 훨씬 멀어졌다. 지구의 온도는 이미 세계 지도자들이 피하겠다고 약속한 수준을 훌쩍 넘어 설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1987년 프레온가스 같은 오존 파괴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이에 서명한 각국의 노력으로 오존층 회복이 관측되었다. 일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최근 들어 오존층에 구멍이 났다는 뉴스가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좋아졌기 때문이다.

 

핵에너지 또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인류가 첨단 과학기술로 도전하면 얼마든지 안전성을 확보하여 재생 에너지로 부족한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도록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 위기는 인류가 만든 인과응보(因果應報)다. 그 업장(業障)을 소멸하는데 핵에너지가 역할을 해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M이코노미뉴스&nbsp; 본부장<br>
- 전&nbsp;MBC 뉴미디어뉴스국장<br>
-전&nbsp;MBC 보도본부 특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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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MBC 뉴미디어뉴스국장
-전 MBC 보도본부 특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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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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