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낙월해상풍력사업 가로막은 LS전선의 '내로남불'

  • 등록 2025.04.03 12: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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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제기로 사업 '올스톱'...발전사·시공사 외 100여개 중소업체 막대한 피해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와 안마도 해상 일대에 설치되는 낙월해상풍력단지 건설공사가 현재 사업자인 명운산업개발이 법적 시비,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육상공사 일부에서 진행될 뿐, 해상공사가 '올스톱' 되면서 공정율은 42%(올해 3월 기준)의 상태에 멈춰 있다. 

 

낙월해상풍력사업은 총 공사비 2조3,000여억원이 투입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대규모 단지로 처음 건설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지난해 3월 시작해 육상공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해상 공사를 앞두고 있었으나 4월에 갑자기 중단됐다. 

 

낙월해상풍력은 모두 64개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풍력발전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해저 64개 지점에 착공해서 둥그렇게 생긴 철판 모노파일을 박는다. 그 모노파일 위에 각종 전선 케이블과 컨트롤 장치가 들어가는 트랜지션 피스를 얹은 뒤, 타워를 세우고 그 위에 발전기 터빈과 블레이드를 설치한다. 그런데 해저 터파기 기반 공사를 시작도 못한 것이다.

 

발전사 명운산업개발과 해저 기반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토성토건은 지질 조건과 국내외 관련 장비의 성능과 시공성, 공정 일정 등을 검토해 당시 중국으로부터 하부구조 작업에 필요한 장비인 '순이 1600호(ShunYi 1600, 현 한산 1호)'을 임대했다.

 

이 장비는 관세청 목포세관의 통관절차를 거쳐 시공 장소인 영광 앞 바다로 이동했으나 '선박'에 해당되는 까닭에 해수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민원 내용은 순이1600은 선박이며, 이같은 외국 선박이 국내 바다에 기항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선박법 제6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성토건은 "순이1600은 해저에 모노파일을 박기 위한 해머를 항타하는 작업 장비로서 '선박'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장비 반입에 따른 관세를 관세청에 납부하고 합법적으로 들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이란, 사람이나 화물의 이동을 위해 수상 또는 수중을 항해하는 데 사용되는 구조물인데, 순이1600은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지 않는 시공 장비라는 것이다.

 

◇장비 도입 전엔 선박이 아니라고 했는데 갑자기 위법이라니...

 

 

토성토건 측은 "장비를 도입하기 전 선박이 아닌 장비라고 해서 국내로 들여왔는데, 갑자기 위법 여부를 조사해야겠다며 공사를 중단시켰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판단 기준에 결국 명운산업개발과 토성토건은 올해 2~3월에 관세를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국내로 들여온 '순이 1600호'를 매입해 선박의 국적 변경과 동시에 '한산 1호'로 명칭까지 변경했다.  

 

토성토건 김대중 회장은 “우리로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 모든 비용을 합하면 수 백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인원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며 "장비나 선박 등 비용지출이 너무 크다”라고 하소연했다.

 

 

◇사업 지체로 100여개 중소기업 피해로...공정률 이미 40% 완료  

 

낙월해상풍력 발전사업은 LS전선 등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순이 1600호(한산 1호) 국적 논란' 여론전은 해양경찰이 선박법 위반 혐의를 걸고 넘어지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에 정부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을 철석같이 믿은 사업 시행사는 물론, 자재 납품 및 시공·관리 등을 맡은 100여개 중소 참여 업체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

 

LS전선이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주도하는 명운산업개발을 업무상 배임, 선박법 위반 등을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지난해 3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보내면서 사건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5월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명운산업개발을 고발, 그해 10월에는 목표해양수산청이 선박법 위반 혐의로 명운산업개발을 수사 의뢰하기에 이른다.

 

결국 명운산업개발은 순이 1600호 매입과 동시에 국적 변경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그 사이 중소업체들은 여론전에 시달리면서 해상 시공은 사실상 중단됐고 이에 따른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풍력발전기 최하단부인 ‘모노파일’과 ‘트랜지션 피스’의 생산을 각각 책임지는 GS엔텍, 삼일C&S만 해도 공사 중단으로 자재를 보관할 부지 임대료와 관리비 등에 매월 수억원을 쓰고 있다.

 

또한, 지난 5개월 동안 해상에 방치된 대형 크레인 순이 1600호(한산 1호)의 임대료와 시공 대기 중인 엔지니어 17명의 인건비 등에는 약 1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LS전선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이 시장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해 낙월해상풍력 발전사업을 고의적으로 방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자사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은 대가임을 본보기로 보여 주는 듯하다. 경쟁 업체의 활동을 방해하는 등 공정거래법 위반 여지도 크다”고 지적했다.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현재까지 참여한 협력업체만 100곳의 평균 공정률은 42%에 달한다. 이미 제작된 모노파일이 시공돼야 그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들은 완성된 모노파일과 같은 기자재들의 운송비와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대중 회장은 "국내 장비로서는 할 수 없는 모노파일 공사만 '한산 1호'을 사용하고 나머지 작업은 국내 업체에게 맡기고, 기술자들도 전원 한국인력으로 대체해 공사를 끝낼 것"이라며 "다만 장비 컨트롤이나 이런 것들을 우리가 습득해야만 국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큰 장비들이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풍력산업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국내 최대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정상화 될까

 

해상풍력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30년까지 112기가 와트(GW)의 용량을 추가해 약 740조원에 달하는 시장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업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가와 기업이 앞장 서 공급망 다각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터빈, 타워, 해저 케이블을 포함한 풍력 부품에 강점이 있는 한국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중 회장은 "우리 회사는 베트남과 필리핀, 브루나이 등에서 해외공사를 했고 현지에 법인도 있다. 그래서 그들 관청하고 협의해서 한국의 모노파일을 가지고 그 나라에서 시공을 하려고 한다"며 "특히 베트남이나 필리핀은 대부분 연약 지반이라서 우리 기업들의 강점이 있는 부분이다. 우리 회사는 낙월해상풍력을 하고 나서 자료를 만들어서 홍보하려고 한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낙월해상풍력 공사를 중단할 수 있는 명분도 없다. 이미 정부 기관이나 관할 관청에서 허가를 내준 사업이다. 단지 민원 하나 때문에 이걸 중단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 회사만 해도 하루에 2~30억원씩 들어간다. 이 어려운 시국에 중소기업들을 살리는 정책에 정부가 나서 지원책을 강구해 줄것을 요청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우리나라 해상풍력 규모는 2024년 10월 기준, 124.5 메가와트인데, 낙월해상풍력단지는 현재 발전규모의 세 배 넘는 364.8 메가와트급의 발전용량을 건설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원래대로 라면 낙월해상풍력사업은 2026년 상반기 중에 공사를 완공해야 한다. 이번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 지역경제는 물론 100여개 협력업체들에게 엄청난 피해와 우리나라 해상풍력건설 사업계획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소영 심승수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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