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자 선임을 위해 약 한 달 전부터 헤드헌팅 회사들과 접촉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함해 백악관 일정에 집중하는 데 따른 경영 공백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머스크의 후임을 뽑겠다는 승계 계획이 지금도 진행중인지 중단된 상태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또 본인도 이사로 재직중인 머스크가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나, 테슬라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그의 약속이 다른 이사들의 승계 계획 구상에 영향을 줬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 관련 활동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사회는 그가 실제로 테슬라 경영에 복귀할 의지가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정부 효율성 부서(DOGE)에서 연방 공무원 감축 작업을 주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테슬라 CEO로서의 역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테슬라 전기차 라인업의 판매가 감소하며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유럽 극우 정치 세력에 대한 머스크의 공개 지지 발언 이후 미국과 유럽 내 테슬라 쇼룸 및 충전소에서의 항의 시위와 기물 파손 사례도 보고됐다.
한편,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의 전략 방향을 저가형 전기차에서 무인 택시와 인간형 로봇으로 전환하며 ‘테슬라를 자동차 기업이 아닌 AI·로봇기업’으로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규제 완화와 기술 진전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자율주행차 시험 요건을 완화하자 테슬라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WSJ 및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