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뿌리연대, 환경의 날 맞아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 발표

  • 등록 2025.06.04 1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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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미세플라스틱·중형 플라스틱의 농도, 평균 대비 각각 약 4배·21배 높아
김원 “전지구적인 플라스틱 생산규제, 엄격한 플라스틱 유해물질 규제 필요”

 

그린피스를 포함한 국내·외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4일 「새로운 시작, 플라스틱 생산 감축으로」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 Plastic Pollution)’을 주제로 진행되는 2025년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가 원하는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최초로 발표했다.

 

기조 발제를 맡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이종수 모니터링연구팀 팀장은 그린피스와 제주 김녕 해변에서 진행한 미세플라스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형미세플라스틱과 중형플라스틱의 농도는 국내 평균 대비 각각 약 4배, 21배 높았으며, 주요 오염원은 양식장 부표에서 유래한 발포폴리스티렌(EPS)으로 확인됐다. 또한 펠렛의 농도는 국내 해변 평균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종수 팀장은 “이번 조사는 플라스틱 오염이 단순히 특정 해변의 관리 문제를 넘어선, 얼마나 광범위하고 복합적이며 근본적인 해결이 시급한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생산과 사용, 유통,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해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서 “해변에 쌓인 쓰레기는 해양 오염의 최종적인 표면일 뿐, 그 뒤에 있는 복잡한 구조적 문제들을 드러내는 상징적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해양환경단체 디프다 제주의 변수빈 대표는 프리다이빙을 통해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제에 나섰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거한 유해성 해양 쓰레기 데이터에 따르면, 20,532kg의 해양 쓰레기 중 주사기 54개, 약병 260개, 기타 약품류 155개가 포함돼 있었다.

 

변수빈 대표는 “해양 쓰레기 중에서도 특히 플라스틱 의료쓰레기는 유해성과 확산 가능성 측면에서 매우 위험하며, 섬세하고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는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으며, 해류를 따라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때문에 단일 국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제 공동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수적이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바로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라고 강조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김원 소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프로젝트 결과로 “한국인들이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로 인해 다양한 환경호르몬에 오염되었으며 그 노출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의도치 않게 노출되는 화학물질 중, 유해성이 입증된 환경호르몬은 암, 발달 및 생식독성, 성조숙증, 비만,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플라스틱 유해물질로는 프탈레이트, 과불화화합물(PFAS), 유기인계 난연제 등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할 경우 성조숙증, ADHD, 유방암, 불임 등 심각한 질병의 위험이 커진다.

 

이에 김원 소장은 “플라스틱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플라스틱 유해물질은 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지구적인 플라스틱 생산규제와 엄격한 플라스틱 유해물질 규제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세계소각대안연맹(Global Alliance for Incinerator Alternatives, GAIA)의 아태지역 플라스틱 정책 담당관 아르피타 바겟(Arpita Bhagat)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현재의 협약은 구속력이 약하고, 화학물질 규제나 재정 지원, 실질적 이행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실질적인 진전은 협상 회기 사이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향후 일정과 의장 선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야심찬 협약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과 재정 지원, 그리고 한국과 같은 국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환경운동연합 유혜인 자원순환팀장과 서울환경연합 박정음 자원순환팀장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감축과 당사국 간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CBDR)을 핵심으로 한 ‘우리가 원하는 야심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발표했다.

 

이 협약문은 2024년 12월 1일 공개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협상의 공식 기반 문서인 ‘의장의 문서(Chair's Text)’를 바탕으로, 플라스틱의 전주기를 다루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협약의 구속력을 약화시키는 문장은 모두 제외됐다.

 

특히 ‘책임 있는 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자가 우선 지원받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반영했다. 두 활동가는 이날 출범한 새 정부를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약속한 탈플라스틱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제5.2차 정부간협상위원회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포함된 협약 문서에 동의하고, 한국 대표단에 장관급 참여와 함께 야심찬 협약 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동환 기자 photo7298@m-e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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