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 한 판(특란 30개 기준) 소매 가격이 4년 만에 처음으로 7000원을 넘었다. 계란 산지 가격이 고공 행진했기 때문이다. 계란값은 소비자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탓에, 외식물가 및 가공식품 가격이 동반 상승할 우려가 나온다. 계란값이 8월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은 특란 10개 기준 1850~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른다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9.9∼15.8% 높은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나타났고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산지 가격 상승으로 소매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달 계란 평균 소비자 가격은 특란 30개 기준 7026원에 이르러 2021년 7월 후 처음 7000원을 넘어섰다.
산란계 사육 환경 규제 강화도 향후 계란 가격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산란계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 기준이 기존 0.05㎡에서 0.075㎡로 50% 확대된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 산란계 마릿수가 줄고 생산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란값 급등이 외식업계와 식품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제과·제빵업체, 도시락·김밥 프랜차이즈, 카페 등 계란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은 원재료 비용 상승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