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족주기에서 노인 부부만 사는 주기가 길어짐에 따라 평등한 부부관계 정립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족주기 변화와 정책제언'이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결혼, 자녀출산 및 자녀결혼, 배우자 사망 등의 사건을 중심으로, '가족형성기'(결혼~첫째 아이 출산 이전), '가족확대기'(첫째 아이 출산~막내 아이 출산), '가족축소기'(자녀결혼시작~자녀결혼 완료), '가족해체기'(배우자 사망~본인 사망) 등 4단계로 나눠 가족주기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족주기에서 결혼 후 첫째 아이 출산 전까지 젊은 부부만 보내는 신혼기간은 1979년 이전에는 1.06년이었지만, 2000년 이후 1.03년으로 다소 줄었다.
초혼연령 상승으로 자녀출산이 빨라지면서 신혼기간인 가족형성기도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또 자녀양육기간도 점차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79년 이전에는 자녀양육기간이 34.2년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32.7년으로 약 2년 정도 짧아졌다. 하지만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 노인 부부가 함께 보내는 기간은 1979년 이전에는 12.05년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16.7년으로 약 4년 길어졌다.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김유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볼 때 가족형성기부터 자녀양육기를 거쳐 자녀를 모두 결혼시키는 단계는 단축되는 반면, 자녀결혼 후 부부만이 지내거나 배우자 사망으로 혼자 여생을 보내는 가족주기 후기단계는 점차 연장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부만의 생활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부관계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노년기를 행복하게 지내도록 하려면 가부장적 가족문화를 개선하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족모델을 발굴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양성평등적 부부관계를 확립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