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키워가는 국내의료기의 질주

  • 등록 2014.08.11 1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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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청우메디칼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별나게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렇다 보니 개원의들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최첨단 의료기기 통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 중소업체에서 개발, 출시한 초음파 리프팅 장비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70여 개국에 의료기기를 납품하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 14년 동안 45개 제품을 개발하면서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청우메디칼은 초음파를 집속시켜 피부를 리프팅 시켜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올 초 출시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컨트렉스는 고강도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한 리프팅기기이다. 이 제품은 초음파 집속방식으로 리프팅에 효과적인 특정부위에 열을 발생하여 응고시키는데 초점 부위를 제외하고는 열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HIFU기기의 경우 얇은 두께의 피부에 사용할 수 있는 카트리지가 출시되지 않았거나 존재하더라도 굴곡지고 좁은 면에 사용할 수 없는 표면적인 것에 반해, 이 제품은 피부의 1.5mm집속되는 별도의 카트리지가 준비되어 있고 좀 더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도록 개선된 카트리지를 제공한다.


이 장비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 H피부과 원장은 “초음파 집속방식으로 리프팅에 효과적인 특정 부위에만 열을 발생하여 응고시키는 방식이라 초점 부위를 제외하고는 열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술 후 피부가 붉어지거나 딱지가 생기지 않아 즉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별도의 회복기관이 필요지 않아 환자들이 상당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오랜 경험이 만들어 낸 걸작


국내의 중소기업이 이처럼 우수한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건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첫 직장생활을 IT분야 제조업에서 시작했다는 ㈜청우메디칼 이일권 대표는 창업을 결심할 때 가장 먼저 산업의 전체적인 분야를 보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언가를 찾았다고 한다.
“당시 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찾았던 미래 직업은 제가 잘 하는 분야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분야였거든요. 그런데 의료기기 제조업에 근무할 기회가 생기면서 ‘창업으로 이걸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확고해 지더라고요.”


그러나 아무리 다짐을 하고 확고한 믿음에서 출발했다고 하나 창업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제조라는 게 땅을 파서 일구고 그 위에 주춧돌을 놓고 기둥도 세우는 기간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그는 수없는 좌절을 겪어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참 난감하더라고요.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가 않고. 시행착오가 참 많았죠. 그러다 보니 애초 사업을 시작할 때 준비한 사업자금도 점점 바닥을 드러냈고요. 그렇게 3년을 버티다 할 수 없이 은행에 돈을 빌리러갔더니 은행지점장이라는 분이 ‘그런 준비도 없이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냐’하는데 정말로 제 자신이 한심한 생각이 들었죠.”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온 이 업체는 현재 연구소 직원 15명을 포함해 4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반듯한 중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지금은 이력이 나서 그마나 괜찮은데 과거에는 2년 정도 수면제를 복용할 정도로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그는 때론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면서 지새웠던 밤들이 많았다고 했다.


‘답이 안 나오는 고민을 할 때도 많다’는 그의 사무실은 창업을 해서 지나온 14년의 세월동안 이어오면서 기억하기 싫은 추억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현재 이 업체가 내놓은 초음파 의료기기는 국내의 다른 기업들도 앞 다퉈 내놓고 있으며 허가가 진행 중인 곳도 4개사나 되는 만큼 하반기면 국내의 작은 시장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의료기기의 품질은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전망이지만 이 업체는 제품에 대해서만큼은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품 개발의 어려움은 짧은 호흡


미용이나 성형을 목적으로 쓰이는 의료기기의 단점은 짧은 라이프사이클이다. 거기에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속성 때문에 제조사들은 늘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은 하나의 제품이 개발되면 또 다시 업그레이드 된 제품개발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드는 개발비용만 해도 상당하다.


또 시장에 출시하기까지는 임상기간 6~7개월과 허가받는 기간 6~7개월을 포함해 대략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소요된다.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업체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제품을 개발해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년은 사용되어야 하나 현재로선 이 또한 충족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국내의 중소기업에 대해 개발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도 만만치 않다 보니 업체들은 늘 자금 부담과 개발 부담을 안고 있다. 그나마 이 업체의 경우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으로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안전궤도에 진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창업초기에 있는 업체들에겐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거기에 준하는 규모라든지 매출 등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최근 국내시장이 조금씩 확대되면서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 로컬병원들의 전문 과목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면서 꼭 피부과에서만 피부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70여 개 국 납품


현재 이 업체는 전국 5개의 총판 대리점 영업망을 갖추고 서울과 수도권은 본사가 직접영업을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의 생존전략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이 업체와 같은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 업체가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나라는 총 70여 개 국이지만 몇 개국에 영업망이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신 어느 정도 수출이 되느냐의 볼륨에 더 비중을 둔다.


이 대표는 “비중을 크게 둔 나라는 대략 10여개 국”이라며 “수출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일본과 중동 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두바이는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매 달 해외박람회 참가


이러한 해외시장 개척은 여러 나라의 박람회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업체는 매달 한 번씩 각 나라를 돌며 박람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거기에 드는 비용만 해도 매월 3천여 만 원이 든다. 중소기업이 매달 몇 천만 원의 비용을 투자해 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러한 자구의 노력이 없다면 회사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절심함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지만 정부입장을 보면 이해가 된다는 그는, 기업이 세금을 내지만 성장하는 것은 회사 책임인 만큼 그런 걸 정부가 커버해줄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한 번 해외 박람회에 참여할 때마다 전시회부스 및 인원경비를 포함해서 드는 비용은 대략적으로 3천만 원 정도지만 정부지원은 150~200만 원이 전부다.


월드베스트에 목표를 둔 제품개발


이 업체가 지금까지 시장에 보급한 제품은 모델로 치면 45개 정도다. 1년에 3~4개 제품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14년 동안 내놓은 제품치곤 많다고만은 할 수 없다. 다행히 이 제품 중에는 기대가 되는 제품도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한 것이 지방흡입기입니다. 월드베스트에 목표를 두고 개발한 것인데 3년 정도 개발해서 지난해 초 개발이 완료되어 시장에서 상당히 호응도가 좋습니다. 빠른 시간에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다만 고가장비다 보니 시장에 론칭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마케팅이 필요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습니다.”


이 제품 역시 해외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마다 기준에 맞는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데 현재 미국 FTA허가가 진행 중에 있으며 프랑스, 영국도 허가가 진행 중에 있다. 이 대표는 “이 제품이 세계로 뻗어나가 우리 국산 의료기기의 질을 한층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한류 붐을 일으킬 정도로 상당하지만 국산 의료기기 기술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아직은 역부족이다.


그 이유는 의료기기를 개발할 때 국내시장만 보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인데, 결국 국내 의료기기의 호흡이 길지 못하다는 한계 때문이다. 결국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국내 의료시장과 소비자들의 욕구는 의료기 제조업체들의 비용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의료기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국내는 유행에 민감한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서 짧게 호흡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정부의 개발에 대한 뒷받침은 잘 되어 있다고는 하나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고 정부과제를 따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일종의 검증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죠. 이에 반해 해외시장은 호흡도 길고 과거에 비해 제품에 대한 신뢰도 많이 올라가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브랜드이미지가 올라간 만큼 제품도 거기에 따라 상승한 것이죠. 거기에 대기업이 구축해 놓은 이미지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중국과 경쟁을 해야 하고 품질은 미국이나 독일과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다 보니 해외진출에 대한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능한 바이어 발굴이 키워드


결국 이들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바이어를 발굴해 내는 것이 생존법이다. 그것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인데 그러한 중간 창구가 전시회나 박람회이다. 어찌 보면 중소기업들이 능력 있는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이기 때문인데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할 수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기업들의 눈물겨운 발버둥이 단지 그들만의 고민으로 남기보다는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4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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