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디지털 트윈이 재편하는 제조업, 한국 3대 산업이 승부처에 서다

  • 등록 2026.02.04 17: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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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 공정·미래차·바이오 생산...‘가상 공장’과 AI가 경쟁력 핵심 기준
삼성·SK·현대차·바이오 기업, 공정 최적화·예지보전 통해 제조 패러다임 전환
AI 전환 속도가 국가 제조 경쟁력 좌우...한국 산업의 다음 10년 운명 판가름

 

제조업의 경쟁력이 ‘설비·노동 중심’에서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운영 최적화’로 이동하며, 공장 전체가 실시간 데이터로 스스로 판단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디지털 엔지니어링 자동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은 AI로 연결된 초연결·초가시성 네트워크로 전환되며, 지역 리쇼어링(Reshoring, 해외로 이전한 생산시설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과 함께 ‘AI 운영 가능한 공장’이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반도체·자동차·바이오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세 가지 산업 모두 ‘고도의 복잡성+고비용 리스크+초정밀 품질 요구’라는 공통의 산업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실험·테스트·공정 최적화를 현실에서 하기에는 고비용에 느리고, 위험한 만큼 디지털 트윈을 통해 가상에서 먼저 검증하고 현실에서 최적화하는데 필수 기술로 꼽히고 있다. AI·디지털 트윈 도입 속도는 한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초미세 공정의 승부처, AI·디지털 트윈...삼성·SK의 ‘보이지 않는 전쟁’


초미세 공정 시대의 반도체 경쟁은 더는 장비와 인력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공정 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실제 생산라인을 복제한 ‘디지털 트윈’과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AI가 수율 경쟁력의 핵심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영역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으로 차세대 제조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웨이퍼 공정 전 단계를 디지털 트윈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 장비를 멈추지 않고도 공정 조건을 바꿔 시뮬레이션을 수행, 미세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율 저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공정 시뮬레이션 기반의 수율 예측 기술은 불량 패턴을 조기 감지해 생산 손실 최소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여기에 AI 기반 공정 최적화 기술을 결합,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발생하는 난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Fab 디지털 트윈’이라는 보다 거대한 전략을 내세운다. 생산라인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해 장비 배치, 공정 흐름, 물류 동선까지 통합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정 변경이나 신규 장비 도입 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 검증하며, 실제 라인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하다. 또 AI 기반 예지보전 시스템을 도입, 장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해 다운타임 최소화, 공정 데이터 자동분석 플랫폼을 통해 생산 변수 제어 체계를 구축했다.


두 기업의 전략은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초미세 공정에서의 ‘얼마나 많은 칩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공정 난도가 높아질수록 디지털 트윈과 AI를 정교하게 적용·구현하느냐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다. 반도체 제조의 경쟁은 가상 공간에서 먼저 벌어지고, 삼성-SK 간 기술 격차는 디지털 전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개발–생산–운영’ 디지털화로 제조 경쟁력의 새 기준 마련


현대자동차가 추진 중인 스마트팩토리 전환은 단순한 공장 자동화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제조 패러다임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 거점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생산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면서, 현대차는 실제 공장을 멈추지 않고도 생산 효율을 검증하고 공정 변수를 최적화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복잡한 제조 공정을 가상 공간에서 먼저 실험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생산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생산 현장에서는 로봇과 AI가 결합된 자동화 공정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단순 반복 작업뿐 아니라 품질 검사, 부품 조립, 물류 이동 등 고난도 영역까지 자동화가 적용되면서 공정 안정성과 생산 일관성이 크게 향상됐다. AI는 실시간으로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로봇은 이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대응을 수행한다. 이러한 ‘지능형 공장’ 체계는 글로벌 제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확보한 중요한 차별화 요소다.


차량 개발 단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속도를 더한다. 현대차는 가상 테스트베드에서 주행 성능, 충돌 안전성, 배터리 열관리 등 다양한 요소를 검증한다. 이는 개발 기간 단축 및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시스템 통합이 필요한 미래차 개발에 필수 기반 기술이 되고 있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수백만 km의 가상 주행 데이터로 학습해, 도로 테스트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화 전략은 결국 ‘개발–생산–운영’ 전 과정의 통합을 목표로 한다. 개발 단계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생산 공정으로 연결되고, 생산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가 차량 운영·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현대차는 글로벌 제조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게 된다. 현대차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은 미래 자동차 사업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바이오 제조의 새 전장, 디지털 트윈...‘재현성·품질·속도’의 3대 난제에 도전


바이오 의약품 생산은 공정 변수가 많고 재현성이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제조 혁신의 난도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다.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디지털 트윈이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배양·정제 공정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공정 안정성과 품질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디지털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체계를 구축하며 생산 전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공정 자동화와 디지털 트윈 기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백신 생산의 일관성과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AI는 배양 조건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품질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유럽 규제기관은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QbD, PAT 등)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높이며, 디지털 트윈은 이를 충족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평가된다. 결국 바이오 산업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재현성·품질·속도’라는 3대 난제를 해결하려고 있고, 스마트 GMP 공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차세대 바이오 제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제조 혁신의 핵심 축 ‘AI·디지털 트윈’...공정 최적화~글로벌 경쟁 전략까지


AI와 디지털 트윈이 제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바이오 산업에서는 공정 최적화, 예지보전(설비 고장 가능성 예방하기 위해 정해진 주기에 계획적으로 정비하는 일), 생산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생산성 혁신이 가속화되는 중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 기반 수율 예측 모델로 미세 공정의 불량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자동차 업계는 조립 공정을 가상 시뮬레이션해 설계 변경과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AI가 배양 조건을 자동 최적화하며 재현성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예지보전은 제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장비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을 예측해 다운타임 최소화와 생산 손실 감소 사례가 늘고 있다. 로봇과 AI가 결합된 무인 공정도 확산되며 생산 자동화 수준이 업그레이드됐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생산라인 변경 시뮬레이션은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하며 제조 유연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초대형 제조 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산업 전반의 AI 활용도 향상의 기반이 되고, 전문 인력 확보와 생태계 강화는 기술 경쟁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글로벌 빅테크 및 장비업체와의 협력은 최신 기술을 도입의 지름길이며, 디지털 트윈 표준화와 산업 간 데이터 공유는 제조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정부의 규제 혁신과 R&D로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 제조업은 AI 전환의 속도와 깊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제조 공정의 모든 요소를 데이터 기반으로 재구성하고, 실제 공장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은 생존 전략이 됐다. 글로벌 제조 강국은 AI·시뮬레이션 기반 초정밀 생산 체계 구축으로 생산성·품질·속도에서 한계를 뛰어넘었다. 한국 제조업도 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절대 과제가 됐다.

 

반도체 분야에서 AI 기반 공정 최적화와 디지털 트윈 팹이 수율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자율주행 전환과 함께 AI가 개발·검증·생산 전 과정을 재정의한다. 바이오 산업도 신약 개발의 AI 시뮬레이션, 디지털 임상, 스마트 생산이 경쟁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세 산업의 AX는 산업 구조의 재편과 함께 우리 제조업 체질 개선의 분기점으로 작용 중이다.


AI 전환은 ‘언젠가 해야 하는 혁신’이 아니라 ‘지금 당장 속도를 내야 하는 생존 전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이 다음 10년을 주도할지, 뒤따라갈지, 혹은 뒤처질지는 AI와 디지털 트윈을 얼마나 빠르고 깊게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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