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의 혼란에서 빠져 나올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L. 프리드만이 4월 5일자(뉴욕타임스)로 기고한 글에서 밝혔다.
그가 말하는 한 가지 방법은 아주 단순함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이란에 제시한 15개 항을 내려놓고 2가지 항으로 축소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복잡하게 설계된 다층적 평화 구상보다, 핵심 이해관계에 집중한 최소한의 합의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접근은 이상주의적 해법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 인식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 칼럼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고자 한다.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이란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체제의 생존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다. 이 두 목표는 서로 충돌하면서도 동시에 교환 가능한 성격을 지닌다. 즉,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포기하는 대신 외부 세력이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주어진다면, 양측 모두 최소한의 핵심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 대 핵심'의 교환 논리는 복잡한 외교적 수사보다 훨씬 직설적이고, 따라서 실현 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접근 방식은 정반대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능력 제거뿐 아니라 정권 교체라는 목표까지 동시에 추구해 왔다. 그러나 이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는 전략적 과욕에 가까웠다. 특히 공군력 중심의 압박만으로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판단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현실을 오판한 계산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사력은 특정 목표를 파괴하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정치 체제를 대체하는 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최근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은 이러한 인식의 수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강경한 수사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권 교체라는 목표에서 한발 물러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는 단순한 전술적 후퇴가 아니라 전략적 재조정에 가깝다. 다시 말해, 달성 불가능하거나 지나치게 비용이 큰 목표를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성과에 집중하려는 방향 전환이다.
이란 역시, 완전히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제 생존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핵 프로그램 - 특히 무기화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 은 협상의 카드로 기능할 수 있다.
만약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 실질적으로 완화된다면, 이를 일부 포기하는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특히 내부 권력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주어진다면 이러한 거래는 더욱 현실성을 띤다.
물론 이와 같은 단순화된 합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의 지역 영향력, 비국가 행위자와의 관계, 제재 문제 등 수많은 쟁점이 여전히 남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아왔다는 사실이다. 복잡성을 줄이고,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중동 정책은 종종 '완전한 해결'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국제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며, 불완전한 합의가 오히려 지속 가능한 안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핵심 이익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 합의는 그러한 현실주의적 접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선택의 문제다. 모든 것을 얻으려다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인가, 아니면 가장 중요한 것을 확보하기 위해 나머지를 내려놓을 것인가. 지금 제시된 해법은 후자를 요구한다. 그것은 화려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 출구일지도 모른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혁명수비대가 실질적인 배후 세력으로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이란의 잔존 정권은 생존을 위해 우라늄을 포기하는 방안을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프리드만은 ‘모든 난제가 본질적으로 고유한 특성이 있어 완벽한 해결책이나 기존의 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골치 아픈 문제로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만약 이란이 무기급 핵분열 물질을 모두 넘겨주고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면 전쟁을 종식해야 하며 이란의 정권 유지와 기반 시설 파괴 중단, 그리고 석유 제재까지 일부 완화해 주겠다는 확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외의 모든 것은 나중으로 미뤄도 되며, 그동안 크게 약해진 이란 정권은 자국민의 요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에 이란 정권의 남은 지도자들이 동의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들이 트럼프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