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해밀톤호텔 회장

  • 등록 2012.11.02 14: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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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 ‘해밀톤 호텔’


‘2012 이태원 지구촌 축제’준비가 한창인 지난달 12일 해밀톤 호텔주변은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각국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구촌 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음을 실감케 한 이 행사는 호텔을 기점으로 열리고 있었다. 해밀톤 호텔 이철수 회장을 만났다.

‘한번 맺은 인연은 평생 가져간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온 이철수 회장(88)의 얼굴은 해맑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밝았다.
“모든 만남에 신뢰를 쌓아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더불어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오늘의 인연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좋은 인연이 되도록 노력해야죠.” 이 회장은 인연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렇듯 이 회장의 인생철학은 늘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 있다. 만남이란 곧 인연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회장에게 인연은 더욱 소중하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이며 이태원의 랜드 마크로 자리를 잡아온 국제쇼핑가 중심부에 위치한 해밀톤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필히 들리는 코스로도 유명하다. 지역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이 호텔의 객실은 총 166개. 거기에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야외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어 한 번 찾은 외국인들은 꼭 다시 찾는 곳이 됐다.
중국과 인도 음식 전문점 갖췄고 최고의 시설을 갖춘 휘트니스 센터와 사우나 등 고객만족에 맞춘 격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73년 개관한 해밀톤 호텔은 외국인들이 거쳐 가는 필수코스로, 이곳을 방문하는 주한미군과 일본인 등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양한 문화가 집합된 이태원은 ‘이국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이라면 꼭 찾는 곳이고요. 이태원은 세계 속의 명소입니다. 서울시민과 세계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 중심부에 우리 호텔이 위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혼신을 다해야죠.”

모든 만남은 우연히 아니라 필연
이 회장이 이태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40년 전이다. 1970년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시공사의 부도로 지금의 해밀톤호텔 자리에 짓고 있던 건물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있었다. 이 소식을 친구로부터 들은 이 회장은 경매물건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때 제가 가진 돈이 3,000만원인데 이 자리에 있던 건물은 2억이더라고요. 턱없이 부족한 돈이라 ‘허어’하며 웃어 넘겼죠. 그런데도 마음은 정리가 안 되더라고요. 왠지 나와는 인연이 있는 곳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다시 발품을 팔아가며 정보를 얻으러 다녔죠. 투자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던 중 확신이 서길래 돈도 어느 정도 구했는데 부족했어요. 그래서 다시 처음에 상담을 했던 은행을 찾아가 재차 상담을 받았는데, 그때 상담을 맡았던 사람이 경희대 배구동아리에서 함께 운동했던 사람이더라고요. 그 사람 덕분에 2억짜리 건물을 1억8천5백에 계약하고 은행 연체이자는 두 달까지 깎아준다는 조항도 받아냈어요. 그분이 그러더라고요. 은행에서 이자를 깎고 경매로 나온 물건을 깎아서 팔긴 처음이라고요.”
이 회장은 그렇게 건물 주인이 됐다. 그때가 1970년 초였다. 그러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데 의논할 상대도, 조언을 들을 만한 전문가도 이 회장 주변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건물을 호텔로 개조할 것을 권했다. 앞으로 일본인이 많이 올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친구의 말 한 마디에 해밀톤 호텔이 탄생했다. “친구의 말을 듣고 호텔로 구조 변경을 했지만 걱정이 많이 됐죠. 그런데 개관을 하고 나니 일본 관광객이 몰려들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가 되더라고요. 여행사들도 계약을 하자며 찾아오고요. 건물을 살 때 빌렸던 은행 부채는 아주 순조롭게 갚아지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열심히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헛생각 하지 않고 오로지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살아왔으니까요. 지금도 우리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늘 새로운 변화를 꽤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발전이 없다고요. 저는 지금도 호텔경영학이나 어학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세계 속의 이태원을 알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죠.”

이태원의 랜트마크 ‘해밀톤호텔’
1974년 개장 초 8.15 문세광사건으로 인해 일본인 관광객이 현저히 감소한 해밀톤호텔은 고품격 서비스로 위기를 맞선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음식 맛을 살리고 우리 한식의 우수성과 친절서비스를 앞세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였다. 이 회장의 친절 경영마인드는 다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미8군에서 연락이 와서 방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여행사에서 2주 전부터 일본 손님들을 위해 예약을 했기 때문에 방이 없다고 하니까 방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어요. 그러던 차에 유류파동이 일어나 일본관광객이 줄어들자 미8군이 투숙하면서, 호텔은 일본인 40%, 미8군 60% 정도로 손님이 차 늘 방이 모자랄 지경이었어요. 잘 될 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는 생존의 논리를 하나 더 배운 거죠.”
그러나 서울 시내에 고층의 특급호텔이 하나 둘 올라가는 80~90년대 들어서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특급호텔의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면 최고의 서비스정신으로 외국인 관광객에다 포커스를 맞추기로 한 것이다. 이 회장은 타킷 마케팅을 하기로 결정했다. 1994년 초 6호선 지하철 착공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남대문, 동대문시장으로 몰리게 되면서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태원은 1997년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주말에는 외국인관광객 때문에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게 됐다.
“이태원 자체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쇼핑지구가 형성돼 있잖습니까?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당시 이태원 상가 점포는 1,8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세계 속에 쇼핑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아왔거든요. 심지어 ‘강아지도 영어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상인들의 유창한 영어와 일어실력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꼽혔어요.”
지하철역이 개통되면서 이태원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을 만들었다. 그 중심부에 위치한 해밀톤 호텔은 오랜 세월 이태원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해오고 있다. 40여년이 넘은 긴 기간을 이태원을 알리기 위해 한 평생을 받쳐온 이철수 회장. ‘한 우물을 파는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졌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6.25참전용사, 경희대 전문부 정외과 1회 졸업생인 이 회장은 1973년부터 1997년까지 미8군 한미 행정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1994년에 미국 군방성 공익봉사훈장을 수상했다. 또 1997년도에는 모범상공인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1984년부터 한·괌 친선교류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현재는 괌정부 명예대사로 활동 중이다. 


정영훈기자 jyh@meconomy.com

정영훈 기자 기자 jyh@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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