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메트로가 5년 전 1급 발암물질 석면이 함유된 건축마감재를 제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석면은 뱀 껍질 모양 무늬를 가진 사문석 같은 돌에 들어있는 미세한 광물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수천분의 1 정도로 작다. 호흡을 통해 일단 폐로 들어오면 평생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은 채 중피종·석면폐 같은 질환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석면이 인체에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사회이슈가 된 것은 5년 전이다. 석면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메트로는 2호선 방배역을 시작으로 석면이 함유된 건축마감재 제거 공사에 나섰다.
석면은 천장, 벽면 등 건축마감재로 폭넓게 사용돼 왔다. 이 때문에 석면제거작업은 역사 해체작업에 가깝다.
1~4호선 이외의 노선은 아예 전수조사도 안 한데다가 그나마 조사를 마친 1~4호선 역사도 석면이 검출된 115개 역사(90,992㎡) 중 70개 역사(43,560㎡)만 비석면건축마감재로 교체작업을 마친 상태이다.
서울메트로는 남아있는 45개 역사 중 시청, 을지로입구, 삼성, 선릉, 교대, 신림, 영등포구청의 7개 역사(47,432㎡)를 제외한 나머지 역사를 내년 말까지 석면제거공사를 할 계획이다.
위의 7개 역사는 최근 냉난방공사를 마쳐 석면제거공사를 하게 되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와 이를 의식한 조치이다. 7개 역사의 석면제거공사비용은 약 580억 원으로 추정된다는 게 서울메트로의 설명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역사 개선 작업과 병행해 면적 단위가 아니라 역 단위로 석면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석면이 남아있는 45개 역사 대부분은 이용승객 출입이 없는 일부 기능실 건축마감재”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