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구조적 타살"... 故 정슬기 씨는 왜 ‘개같이’ 뛸 수밖에 없었나

2024.07.03 14:44:08

쿠팡 노조·과로사 대책위 기자간담회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진상 규명 요구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3일 오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지난 5월 28일 자택에서 사망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건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25일 쿠팡 퀵플렉서 정슬기씨(41) 유족과 대책위는 쿠팡에 책임을 물었지만, 쿠팡 측은 모든 책임을 영업점(전문배송업체·밴더사)에 떠넘기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퀵플렉서는 쿠팡CLS와 위탁계약을 맺은 하청업체로부터 일감을 받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다.

 

이에 대책위는 쿠팡의 무책임한 행동을 규탄하고, 고인이 그간 업무 시간에 원청인 쿠팡의 작업지시를 받아온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발했다. 그리고 고인이 왜 ‘개처럼 뛰어야 했는지’ 고인의 계약서와 쿠팡의 일방적인 근무 구조 문제, 마지막으로 쿠팡에서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그 사이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CLS 대리점 故 정슬기 씨 유족에게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회유한 정황이 확인됐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쿠팡 퀵플렉서 정슬기씨(41) 유족과 대리점 간 대화가 담긴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달 3일 유족을 만나 "제가 유가족이면 산재 (신청) 안 한다. 산재는 일단 기간도 오래 걸리고 확실히 된다는 보장이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조금 안 좋다는 내용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 (신청)을 하면 각 언론에서 유가족을 엄청 괴롭힌다고 한다"고 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달 27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 사망원인은 과로사의 대표적인 증상인 뇌심혈관계 질환"이라며 "정씨는 평소 오후 8시30분 출근해 다음날 오전 6시30분~7시까지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3일 강민욱 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쿠팡CLS 캠프가 카톡으로 1대1 지시를 직접 내린다"며 "입차 시간, 물품 파손, 반품 회수뿐만 아니라 추가 업무지시 상황에는 택배기사간 도움 요청은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새벽배송기사 기준 배송 3회전(배송지와 캠프간 거리 20km), 타지역 배송 지원, 주당 평균 72시간 근무, 새벽배송자는 오전 7시까지 마감 등을 통한 압박 심각했다"며 "고인의 경우 새벽배송을 하면서 줄곧 모든 상황에 시달렸으며 주 77시간 근무했다"고 덧붙였다.

 

정슬기 씨 부친은 "다시는 아들처럼 쿠팡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 안된다"며 "진상규명과 쿠팡의 진정성있는 사과와 대책을 요구한다"고 외쳤다.

심승수 기자 sss23@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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