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안전 최우선인 자율주행, 무엇이 우선인가?

  • 등록 2026.01.19 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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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로 종합 정책 추진
자율주행 R&D, 부처별로 나뉘어...예산·인프라 美·中에 턱없어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2027년 일몰
휴먼 에러의 90% 줄일 수 있다...시작은 분명히 안전

 

자율주행 기술과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인 선두 그룹을 형성고 있다. 한국이 세계 3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나왔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자율주행기술 관련 산·학·연 간담회’에서 주제(2026년 정부예산의 자율주행 R&D 방향) 발제에 나선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각 부처 기술개발(R&D)를 다시 정렬하고 중복은 줄이되 상용화까지 가는 큰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고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었다.  

 

산업부는 차량(SDV), 과기부는 카메라 중심 E2E(엔드투엔드) 자율주행 AI 기술, 국토부는 리빙 맵(Living Map)과 서비스 실증, 여기에 경찰청·해수부로 나눠져 있는 자율주행 R&D를 전면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세계 3위권으로 갈 계획이라면 지금의 시스템은 굉장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2018~2019년에 예타를 통해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를 출범시켰고, 5년 넘게 기술과 인프라, 범부처 협업 경험을 쌓아온 KADIF를 단순히 관리 조직이 아닌, 부처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개발의 문제는 예산이 아니라 분산되어 있는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엔비디아 알파마요, 오픈 소스 공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은 자율주행의 첨단 미래 기술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무대였다. CES에는 웨이모(Waymo), 죽스(ZOOX), 테슬라, 벤츠, 루시드(Lucid), 엔비디아 기반 차량이 대거 등장했다. 라이더 쪽에서는 루미나가 무너지고 아에바(Aeva)가 새롭게 떠올랐다.

 

정구민 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은 CES 2026 모빌리티 동향을 언급한 뒤 “자율주행 기술은 구글이 시작할 때만 해도 객체 인식이었다. 그러나 카메라로 3D 공간을 재구성해 사람처럼 공간을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HD맵에서 SD맵으로 넘어왔다. 최근 엔비디아는 VLA(Vision-Language Action) AI 모델을 발표했는데, 예전만 해도 ‘설명 가능한 AI’라는 표현을 썼지만  요즘은 ‘증명가능한 AI, 베리파이어블 AI’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 크루즈 사고 사례를 든 그는 "보행자가 차에 치여서 자율주행차 앞으로 떨어지면 사람을 통나무로 인식했지만, VLA는 이런 상황에 대해 ‘사람이 누워 있다’, ‘사고 상황이다’, ‘피해 가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미 미국의 고스트로 보틱스(Ghost Robotics), 영국의 웨이브, 중국의 샤오펑 같은 업체들은 기술이 한발 더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규모만 해도 2024년 기준으로, 구글이 웨이모에 추가 투자한 금액은 50억 달러, 샤오펑이 VLA 2.0 개발에 20억 위안(약 4천억) 영국 웨이브도 5억 달러(약 7천억) 정도를 투자했다.

 

정 회장은 "AI 분야는 오픈 소스가 더 빠르게 풀리고 있다. 처음에는 데이터가 풀리지 않아서 사용을 못했던 엔비디아 알파마요도 지금은 모두 공개되면서 학생들이 돌려보면서 ‘신세계’라고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음AI가 VLA 관련 논문으로 NeurIPS 아웃스탠딩 페이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VLA를 제대로 돌리려면 차 한 대에 최소 1천 TOPS(초당 몇 조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단위) 정도가 필요하다"며 "올해 샤오펑은 3천 TOPS로 가겠다고 하고, 테슬라는 하드웨어 4.0이 500 TOPS, 다음 세대는 2천~2천5백 TOPS까지 본다. AI와 자율주행이 결합되면서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美, 무인 자율트럭도 도로를 달리기 시작 

 

미국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트럭이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물류 시장 규모 1천 조인 미국은 2030년이면 16만 명의 트럭 운전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기술만이 아닌 AI·로봇·반도체·콘텐츠 등이 하나의 시스템화를 말한다. 물론,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이 예상되지만 문제는 속도전이다. 이에 카디프, 기업을 중심으로 범부처가 같이 가는 구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정 회장은 강조했다. 문체부도, 산업부도, 과기부도 다 같이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야, 실증 → 검증 → 제도화 순환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황성호 한국자동차공학회 전 회장은 “자율주행이 뒤처졌다는 사회적인 우려가 있긴 하지만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며 "우리나라는 하드웨어나 자동차 산업 기반 기술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부분이 많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AI와 결합해 실제 상용화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뒤처진 것은 사실이나 이는 기술 문제라기보다는 상용화 시스템이나 인재 양성 등 전반적인 생태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증 →검증 →제도화가 순환되는 체계로 전환을 제언한 그는 "자율주행 분야에신 미국과 중국에 비해서 뒤처져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2027년 일몰

 

우리나라의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 사업은 내년에 일몰된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부분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박동주 한국ITS학회 회장은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 R&D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카디프와 같은 사업단 역할을 하는 기관이 자율주행 R&D를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무총리실 산하 ‘국민 3대 생명 살리기 운동본부’의 사례를 언급한 그는 “한 조직에서 컨트롤하면서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상당한 성과를 냈다"며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로, 부처별로 나뉜 R&D와 실증을 공동 데이터, 공동 검증 체계로 묶어서, 중복은 줄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큰 지향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용화를 염두에 둔 R&D 구조로의 전환에 대해선 “국토부를 비롯한 중앙부처에서 자율주행 상용화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기업은 괜찮지만, 중소기업은 상용화가 보이지 않으면 장기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명확한 로드맵이 있어야 기업들도 방향을 보고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R&D 지원 방식도 바꿔야

 

김영국 한국교통학회 부회장은 R&D 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장기 과제만이 아니라 소규모의 즉각적인 지원, 상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작게 지원하고, 빠르게 평가해서 짧은 시간 안에 성과가 보이면 그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구조로 개선해서 추가 투자를 이어가는 방식이 맞다”고 강조했다.

 

주행 중인 차량의 하중을 측정하는 기술을 언급한 박철우 한국도로협회 회장은 “자율주행기술은 도로라는 하드웨어 기술과 센싱, 통신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결해 주는 아주 기초적인 인터랙션(둘 이상의 대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행동을 폭넓게 이르는 말)"이라면서 “하드웨어 인프라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이 맞물리는 지점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환 기자 photo7298@m-e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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