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FDA 문턱 두드리는 K-제약바이오…‘1조 글로벌 블록버스터’ 정조준

  • 등록 2026.03.04 14: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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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FDA 신약 46건 중 국산은 ‘0’…메조피·렉라자 병용 승인 등 성과
한미·종근당·에이비엘바이오 등 IND·NDA 속도…미국 임상 본격화
셀트리온 램시마 1조 매출 안착…엑스코프리·알리글로도 고성장 이어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 획득할 수 있는 ‘글로벌블록버스터’ 신약이라는 지위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FDA는 총 46개 신약을 승인했지만 이중 한국에서 개발한 의약품은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차바이오텍의 계열사인 CMG제약이 지난해 4월 16일 조현병 치료제 ‘메조피(Mezofy)’를 개량신약으로 시판 허가를 획득한 것이 성과로 남는다. 메조피는 개량신약으로는 국내에서 네 번째로 FDA의 문턱을 넘었다.

 

이에 앞선 지난 2024년 8월 20일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약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단독이 아닌 병용 요법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앞서 J&J에 기술수출 한 건으로 처방에 의한 유한양행의 매출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다만 계약에 따른 로열티 등을 통해 수익을 가져오는 구조다.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는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FDA의 승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의약품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로 신규 화학물질(NME) 신약으로 FDA를 획득했다. 이 경우에는 처방에 따른 매출이 SK바이오팜으로 유입된다.

 

업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의약품은 총 9건으로 집계된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CMG제약 ‘메조피’,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를 비롯해 △한미약품 '롤론티스'(2022년) △셀트리온 '짐펜트라'(2023년) △GC녹십자 '알리글로'(2023년) 등이 FDA 문턱을 넘었다.

 

올해 FDA 승인에 도전하는 의약품은 HLB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이다. 앞서 두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올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HK이노엔은 지난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FDA에 제출했다. 케이캡은 국산 제30호 신약으로, 미국 환자 2000명 이상이 참여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기존 1차 치료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대비 임상적 우월성을 보였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 외에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거나 승인 신청을 하며 미국 현지 임상시험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의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물질 'HM17321' △종근당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 후보물질 'CKD-703' 등이 FDA의 IND 승인을 받았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넥스트큐어가 공동 개발 중인 ADC 기반 항암 후보물질 'LNCB74'은 지난해 1월 임상 1상에 돌입했고 같은 해 11월 고용량군 코호트 추가 승인을 받았다.

 

올해에는 파마리서치의 항암제 후보물질 'PRD-101',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ABL206' 임상 1상 승인을 확보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3일 또 다른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9’에 대해서도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ABL209는 EGFR 및 MUC1 표적 이중항체에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Topoisomerase I inhibitor)를 결합한 물질로 상호 보완적인 두 항원을 동시에 표적해 EGFR 또는 MUC1 하나만을 표적으로 하는 경쟁 후보물질의 한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두 의약품의 미국 임상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자회사인 네옥바이오가 맡는다. 이상훈 예이비엘바이오 대표는 “ABL206에 이어 ABL209의 임상 1상 IND까지 FDA 승인을 받으며 차세대 ADC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네옥바이오는 이미 ADC 개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임상 준비를 마친 상태다.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전문가들인 만큼, 곧 시작될 ABL206과 ABL209의 임상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1조 블록버스터 향한 '항해' 지속

 

앞서 FDA 승인을 획득한 국산 의약품들이 점차 매출을 늘려가며 글로벌블록버스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짐펜트라는 2023년 FDA 승인을 획득하고 2024년 3월 미국에 출시했다. 이후 월평균 30% 이상 처방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2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램시마로 2024년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램시마는 지난해 글로벌 전역에서 약 1조4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타이틀을 2년 연속 유지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램시마는 유럽 주요 5개국인 영국에서 62%, 스페인 49%, 독일 48% 등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아일랜드 75%, 오스트리아 64%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괄목할 만한 점유율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램시마SC)가 두 번째 글로벌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년 연속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램시마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로서 지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새롭게 선보이게 될 액상 제형이 출시 전부터 유럽 의료 현장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시장 안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는 램시마에 이어 고속 성장 중인 램시마SC가 ‘국내 2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전역에서 마케팅 영업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들도 매출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신약 허가를 받은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오며 지난해 매출 63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약 44% 성장한 수치다. GC녹십자의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도 지난해 미국 매출 1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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