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설계오류·시공부실·감리미흡’ 복합 참사

  • 등록 2026.04.02 14: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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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기둥 하중 2.5배 과소 산정…단층대 미인지·안전점검 미실시 겹쳐
국토부, 영업정지·형사고발 추진…터널 안전기준 전면 손질

 

지난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가 설계 단계의 구조 계산 오류와 시공·감리 과정의 부적정 관리가 겹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관련 업체들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과 함께 형사고발, 수사 협조 등 엄정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지난해 4월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5-2공구에서 발생한 2아치터널 붕괴사고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중앙기둥 설계 오류를 지목했다. 조사 결과 2아치터널의 핵심 구조물인 중앙기둥은 실제로 3m 간격으로 설치되는데도, 설계 과정에서는 기둥이 끊김 없이 이어진 것처럼 계산됐다. 이로 인해 중앙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이 실제보다 2.5배 작게 산정됐고, 구조적 안정성이 부족한 상태가 초래됐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지반 위험 요인 파악 실패도 겹쳤다. 설계와 시공 과정 모두 사고 구간 내 단층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터널 굴착 과정에서 지반 분야 기술인이 1m마다 직접 수행해야 하는 막장 관찰 일부가 사진 관찰로 대체됐고, 시공사가 자체 안전관리계획에서 정한 자격 요건에 못 미치는 기술인이 관찰 업무를 맡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토부는 해당 단층대가 지반 강도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중앙기둥에 추가 하중을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 설계·시공·감리 전 단계서 부실 확인

 

사조위는 설계·시공·감리 전 단계에서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계사는 중앙기둥 하중을 과소 적용하고, 기둥 길이도 실제 4.72m가 아닌 0.335m로 짧게 고려하는 등 구조 설계 오류를 냈다. 설계감리 역시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시공과 감리 단계에서도 문제는 이어졌다. 시공사와 시공감리는 착공 전 설계도서를 검토했지만 설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2024년 9월 중앙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변경이 이뤄졌을 때도 중앙기둥 제원과 철근량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장 안전관리 미이행도 다수 적발됐다. 시공사는 막장 관찰 계획과 기준을 지키지 않았고, 종점부 암반 상태가 설계보다 불량했음에도 암판정을 하지 않았다. 또 매일 실시해야 하는 자체안전점검과 정기안전점검도 일부 또는 전면 미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기둥 균열관리대장도 작성하지 않았고, 중앙기둥을 부직포로 감싸면서 균열·변형 등 파괴 전조를 놓친 사실도 확인됐다.

 

시공 순서 변경 과정에서도 절차 위반이 있었다. 설계도서상 시공 순서를 바꾸면서도 구조적 안전성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고, 좌·우측 터널 굴착 깊이 차이를 20m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설계 기준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실제 시공에서는 최대 36m 차이가 발생했지만, 시공감리는 이를 발주자에게 실정보고하지 않았다.

 

◇ 포스코이앤씨, 사고 계기 전사 안전 인식·체계 전면 혁신

 

해당 사고의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시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발표를 통해 유족들에서 사과하고 사조위 결과와 제시된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모든 임직원들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할 책무를 마음에 새기고 안전 관리 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신안산선 전 구간을 포함한 모든 유사 공정에 대해 △국내외 안전·구조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객관적 점검 실시 △고위험 공정 통제 기준 강화 △작업중지권 실질적 확대 △현장 중심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엔씨는 “이번 공사의 준공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보완하고 개통 이후에도 책임있는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 불편과 생활 피해를 하루라도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안전과 품질을 전제로 조속한 복구와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올해 2월 실시한 특별점검에서도 관련 법령 위반이 추가로 확인됐다. 안전관리계획 미준수, 정기안전점검 일부 미실시, 시공순서 변경 후 구조 안전성 미확인 등이 적발됐고, 강관 보강 그라우팅 공사에서는 발주자 서면 승낙 없이 이뤄진 불법 재하도급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국토청은 고발 절차와 함께 벌점·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터널 공사 안전기준 전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설계 단계 지반조사 시 시추 간격을 현행 100m에서 50m 이내로 촘촘히 하고, 터널 시공 시 막장면 관찰자의 자격 기준도 상향할 계획이다. 또 다중 아치 터널의 중앙기둥에 대해서는 굴착 단계를 반영한 3차원 안정성 해석을 의무화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균열조사와 계측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등에 통보해 유사사고 재발 방지에 나서는 한편, 설계 과실과 시공·감리 부실이 확인된 설계사·건설사·감리사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법령 위반 여부와 관련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수사기관에도 조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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