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규제 대전환 본격화...한국 기업, 공급망·지속성 등 전방위 대응 시급

  • 등록 2026.02.11 23:47:28
크게보기

CBAM·배터리규정·ESG·에코디자인·PPWR·FSR 등 EU 신규 규제 동시 강화
여러 전문가 “한국‑EU 협력 확대, 기업 선제적 규제 대응 역량 확보 관건”
대한상의·산업부, 11일 ‘EU 통상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 개최

 

변화하는 유럽연합(EU)의 주요제도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력을 제고하고 EU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EU 통상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가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부 주최로 11일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국과 EU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 규제와 대응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EU와 FTA를 체결한 이후 탄소중립·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는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지속가능성과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는 환영사에서 “대전환기 속에서 EU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에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장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현장 애로를 해결하며, 기업의 목소리를 EU 집행위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우고 아스투토(Ugo Astuto) 주한EU대표부 대사는 “EU 규제 변화는 한국 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수”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공급망 실사요건 등은 철강·자동차·배터리 산업에 도전이지만, 한국 기업은 품질·혁신·신뢰성을 기반으로 EU 내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며, 양측은 친환경 제조·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축사를 전했다.

 

 

◇EU 통상환경 급변...한국‑EU 공급망·지속가능성 협력 강화 필요성 부각


‘EU 통상환경 전망’이란 주제의 세션에서 장영욱 KIEP 북미유럽팀장은 ‘2026년 EU 통상환경 전망 및 공급망 대응 전략’에 대한 발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 주요국의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지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자 EU는 산업 경쟁력 강화, 자주적 방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짚었다.

 

장 팀장은 “한국이 EU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도전요인과 기회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EU와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핵심원자재, 기후중립, ICT 등 전략산업의 중간재 공급망 협력이 유망하며, AI·바이오·친환경기술·양자·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가능한 무역질서 구축을 위해 한국과 EU가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는 만큼 국제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터 반 하툼(Walter van Hattum) 주한EU대표부 공사참사관은 ‘EU 주요 제도 도입 취지 및 한-EU 비즈니스 협력 시사점’에 대한 발표에서 “글로벌 통상환경이 회복탄력성과 공급망 안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국가 간 상호의존이 더 이상 장점만은 아닌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쟁·보안·공급망이 핵심 이슈로 부상한 만큼 WTO의 예측가능성과 분쟁 해결 기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77개국과 FTA를 체결해 공급망 안정과 경제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와의 FTA를 통해 열린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반부패 조치 강화, 투자 스크리닝 확대 등 경제안보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그는 “한국과 EU가 가치 기반 협력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교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린딜과 기후 대응 정책이 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의 대 EU 수출이 700억 유로에 달하는 만큼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U 주요 규제 대전환...CBAM·배터리·ESG 등 전방위 대응 전략 필요


이어 ‘EU 주요규제 변화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세션이 이어졌다. 먼저, 환경·기후규제Ⅰ 파트에서 고순현 에코앤파트너스 부사장은 ‘EU 탄소국경조정제(CBAM)와 배터리규정(BR)’을 주제로 발표했다. CBAM은 ‘EU 역내 생산과 수입품의 탄소가격 형평을 맞춰 탄소누출을 막고, 공급망 탈탄소를 촉진하는 규제’이며, BR은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탄소+순환+실사+정보로 묶어 의무화한 글로벌 선도형 제품규제’를 의미한다.

 

고순현 부사장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EU 수입품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20%에 달할 경우 탄소비용 부과가 불가피하며, 전력 외 내재배출량은 EU 집행위가 제공하는 기본값으로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신(新) 배터리규정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법적 틀로, 코발트·납·리튬·니켈의 최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고 모든 배터리에 주요 특성 정보를 라벨과 QR코드로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EU 배터리 생산자에게는 재활용·수거 의무가 부여되며 순환경제 촉진이 목표다.

 

그는 “기업이 제품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환경 거버넌스 구축, 핵심 조직의 역량 강화, 전주기 환경데이터 시스템 통합 등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환경·기후규제Ⅱ 파트에서 김동수 김앤장 ESG연구소장은 ‘공급망실사법과 지속가능성공시’에 대해 발표하며 “EU가 지난해 ‘옴니버스 심플리케이션 패키지’를 통해 지속가능성 규제를 간소화했으며, ESG 규제가 산업별 세부 규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정보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CSRD를 도입했고,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CSDDD를 마련했다. 그는 “특히 CSDDD가 협력업체로부터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실사 보고를 요구하는 만큼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성문 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은 제품규제Ⅰ 파트에서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내구성, 수리성, 에너지효율, 탄소발자국 등 지속가능성 요건 등을 강제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2024년에 발효했다.

 

조 실장은 “EU가 디지털 제품 여권 도입과 우려물질 최소화 등 16개 세부 요건을 제품별로 부과하며, 섬유·가구·타이어·매트리스와 철강·알루미늄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SPR 에코디자인 규정은 내구성·신뢰성·수리성 등 제품 성능을 사전 설계 단계에서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로, 디지털 제품 여권과 구조화된 제품 데이터 구축이 핵심 이행 수단이다.

 

그는 “기업이 향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강화 요건을 가정한 선제적 설계 준비, 부품 교체 가능 구조 마련, 예비 부품 제공, 수리업체 접근권 확대 등 수리권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규제Ⅱ 파트에서 이한영 친환경포장기술시험연구원 대표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에 대해 소개하며 “EU 내 포장폐기물이 2030년까지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WR이 권고가 아닌 강행 규범으로 위반 시 시장 출시 제한·제품 회수·벌금 등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고 말했다.

 

PPWR은 올해 8월부터 문서·설계·증빙 제출 의무가 본격화되며, 2030년에는 규정이 요구하는 수치와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패널티가 부과된다.

 

그는 “DoC(적합성 선언서)와 TD(기술문서)를 유럽 수입업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하며, 미제출 시 거래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문서 패키지를 사전에 완비해야 한다”며 “조화 표준에 따른 시험·측정방법을 사용하면 규정 충족으로 간주되며, 포장지도 조화 표준을 따르면 주요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규제 파트에서 박소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U의 역외보조금 규정(FSR)의 주요 내용 및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을 언급하며 “EU 역외보조금 규제에 따라 기업결합의 경우 EU 내 매출 5억 유로 이상이면서 역외 재정적 기여가 5000만 유로를 넘으면 FSR 사전신고 대상이 되며, 공공조달도 가액 2억5000만 유로 이상·국가별 재정적 기여 400만 유로 이상이면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심사는 보조금 성립 여부, 시장 왜곡 여부, 균형 평가의 3단계로 진행된다.

 

박 변호사는 “우리 기업이 재정적 기여 합산의 복잡성과 판단 기준의 모호성을 고려해 전사적 데이터 업데이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EU 집행위와의 사전협의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을 제언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4.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