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I 기본사회’로의 대전환...韓, 국가 시스템 재편이 시작됐다

  • 등록 2026.02.0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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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행정·제조·물류·조선 전 분야에서 AI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
국산 AI 표준화 전략, ‘디지털 주권’ 확보와 기술 고립 우려 사이의 갈림길
제도·인력·윤리 체계 정비 없이는 AI 기반 국가 운영 체계의 성공도 힘들어

 

이재명정부는 출범과 함께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AI 기본사회’ 대전환의 원년을 선언했다. ‘AI 기본사회’란 AI가 전 국민의 삶과 행정, 산업 전반을 떠받치는 국가 인프라가 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즉, AI가 국가 시스템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핵심 산업은 제조·물류·조선 등에 집중돼 있고, 이는 이미 글로벌 AI 전환 속도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고 있다. 정부가 “전 분야 AI 도입 확대”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공공행정의 자동화, 산업 현장의 초정밀 예측 시스템, 물류의 완전 최적화, 조선·에너지 분야의 초지능 설계 등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정부가 국산 AI 모델을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주권의 문제와 직결된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생태계를 장악하며, 국가 핵심 데이터와 행정 시스템을 외국 기업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운영의 통제권을 외부에 넘기는 셈이다.

 

우리의 ‘AI 기본사회’ 선언 이유는 기술 경쟁력과 함께 국가 자율성과 안전 확보의 전략적 선택이다. AI 대전환은 기술적·사회적·제도적 삼박자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AI가 국가 기본 시스템이 되는 사회가 준비됐는지 살펴볼 때가 왔다.

 

 

◇AI 기본사회 전환의 핵심 축과 한국형 전략의 실체


정부가 ‘AI 기본사회’ 구축을 선언하며 공공행정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6년부터 민원 처리, 문서 작성, 정책 분석 등 행정 전반에 AI를 본격 도입해 단순 업무는 자동화하고 복잡한 민원은 AI가 1차 분류한 뒤 공무원이 처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 효과를 예측·검증하는 정책 시뮬레이션 기능이 핵심으로, 정책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의사결정의 과학화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정부가 국산 AI 모델을 공공 표준으로 삼으려는 이유도 명확하다. 국가 기밀과 개인정보가 집중된 행정 시스템의 보안 문제, 공공 데이터에 대한 주권 확보, 그리고 라이선스·API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다. 국산 모델을 활용하면 공공업무에 맞춘 최적화와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해 효율성이 높아진다.


AI 도입 확대에 따라 규제·윤리·데이터 정책 변화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공정성·투명성·책임성 강화의 새 규제 체계를 마련 중이며, 공공 AI의 의사결정 과정 설명 의무화도 검토하고 있다. 공공 데이터는 개방 범위를 넓히되 민감정보를 보호하는 ‘개방+보호’ 전략이 추진될 전망이다.


AI 결과물의 법적 책임, 알고리즘 편향, 자동화로 인한 노동 변화 등 사회적 논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기반 국가 운영 체계’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행정·산업·사회 전반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하며, 한국은 거대한 전환의 초입에 서 있다.

 

◇제조·물류·조선·행정...한국 산업 전반의 AI 대전환과 과제


국내 ‘제조업’은 예지보전, 공정 최적화, 자율제조 시스템 등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로 변화 중이다. 대기업은 설비 고장 예측과 생산 효율 극대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일부 공장은 AI가 스스로 생산 계획을 조정하는 단계까지 진입했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은 인력·자본 부족으로 AI 도입 속도가 더디며, 기술 격차가 산업 경쟁력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는 정부의 표준 플랫폼 제공, 데이터 공유 인프라 구축, AI 도입 비용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물류 산업’은 AI 기반 수요 예측, 자율주행 배송, 로봇 피킹 시스템 도입으로 ‘초자동화·초예측’ 체계로 전환 중이다. 대형 물류기업들은 AI로 재고 변동을 실시간 예측하고, 무인 창고와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 물류업체는 고가의 자동화 설비와 AI 솔루션을 도입하기 어려워 기술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물류 산업의 양극화가 고착될 경우 공급망 전체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조선업’은 AI 기반 선박 설계 자동화와 스마트 야드 구축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AI는 수천 개의 설계 변수를 분석해 최적의 선형을 제시하고, 작업자 안전을 위한 위험 예측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고령화와 숙련 인력 부족이 심각한 조선업 특성상 AI는 인력난을 완화하고 공정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는 AI 도입이 설계·생산·안전관리 전 과정의 혁신을 촉진하며 글로벌 경쟁력 회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민원 자동 응답, 행정 문서 자동 생성, 정책 분석 AI 등을 도입하며 공공행정의 AI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공무원은 정책 판단과 대민 서비스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그러나 AI가 행정의 핵심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공무원 역할 변화와 노동시장 충격에 대한 논의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행정의 효율성만큼 책임성·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며, 공공부문 AI 활용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국산 AI 표준화 전략, ‘자립과 개방’ 기로에 서다


정부는 ‘AI 기본사회’를 국가 전략으로 제시하며 국산 AI 모델을 공공부문 표준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행정·의료·국방 등 민감정보가 집중된 공공 시스템 특성상 해외 모델 의존은 데이터 유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국산 모델을 활용해 정보 처리를 국내 인프라에서 수행해 보안성과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고, 자체 최적화를 통해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라이선스·API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산 모델 중심 전략이 기술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글로벌 AI 생태계의 초거대 모델 경쟁과 기술 확산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며, 국내 기술력이 뒤처지면 국제 표준과의 단절, 기술 격차 확대,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폐쇄적 생태계가 형성되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과의 상호운용성 확보도 힘들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국산 AI 모델 전략은 국내 기업에 기회이자 부담이다. 공공부문이라는 큰 시장이 열리며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의 발판이 마련됐지만, 안정성·신뢰성·보안성 등 높은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연구개발 비용 부담과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감소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는 국산 모델의 자립을 강화하되 글로벌 기술과 협력하는 ‘개방형 이중 전략’을 조언한다.


정부의 ‘AI 기본사회’ 추진으로 노동·교육·윤리 등 한국 사회 전반에 구조적 변화도 예상된다. 단순·반복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고 전문직에서도 AI가 분석·판단 기능을 수행하며 직무 재편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AI 활용 능력에 따라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교육 체계도 맞춤형 학습과 자동평가 확산으로 대대적 재구조화가 요구된다. 또 알고리즘 편향, 책임 소재 불명확성, 감시사회 등 우려도 없지 않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 규범과 제도의 재설계 방향을 국가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AI 시대, 제도·인력·윤리 체계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AI 기본사회로의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도입 속도 경쟁보다 제도·인력·윤리 체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산 AI 모델 중심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산업별 맞춤형 지원과 공공부문 AI 활용의 투명성 확보가 필수라는 얘기다. 여기에 데이터 인프라 확충과 AI 인재 양성 체계 개편이 병행돼야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조성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포용적 AI 기본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기업-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AI 서비스 접근 장벽을 낮추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은 안전성과 책임성을 내재화한 서비스를 설계·제공하며, 시민은 AI 활용에 대해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지닌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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