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업종이 오히려 시장 대비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원가율 압박과 중동 프로젝트 매출 둔화, 신규 발주 지연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건설주 전반에는 복합적인 상승 모멘텀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유진투자증권 ‘주가 급등 코멘트 : 모멘텀이 너무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3월 20일 기준 건설 및 건축관련 업종의 연초 대비(YTD) 수익률은 63.6%로 코스피 수익률(37.2%)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코스피가 -7.4%로 역성장하는 동안에도 건설업종은 6.3%의 견조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 복수의 성장 동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대미 투자 확대 기대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사업 기회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전 모델인 APR1400의 해외 도입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수주 모멘텀도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간사뿐 아니라 시공 경험을 보유한 비주간사까지 수혜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종 전반에 긍정적이다.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역시 건설업종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면서 각국이 에너지 자립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전, LNG, 재생에너지 등 관련 인프라 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당 분야 경쟁력을 갖춘 국내 건설사들의 중장기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확대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쟁 이후를 겨냥한 투자 사이클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여력 확대는 향후 대규모 투자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 정책 요인도 긍정적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면서 인허가 및 착공 절차를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개발 위축으로 발생한 매출 공백을 공공주택 발주가 일부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시장 구조 변화 역시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저PBR 기업 관련 정책 추진으로 장기간 저평가돼 온 건설업종의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으며, 자산가치 대비 낮은 평가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리스크 요인 상존...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
유진투자증권은 건설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OVERWEIGHT(비중확대)'를 유지하면서도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리스크 요인도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류태환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추정치 하향은 불가피하며, 현재 주가 상승이 실제 수주 성과보다는 기대감에 선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업계에서는 현재의 상승 동력이 단기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향후 기대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건설업종의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9% 내린 5405포인트를 기록했고, 코스닥도 5.56% 내린 1096포인트를 기록했다. 중동 확전 공포가 확산하며 양대 지수가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는 장 초반 매도 사이트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20일 전 거래일 대비 29.87%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던 DL이앤씨는 이날 1.78% 하락한 6만6200원으로 장 마감했다. 22.54% 상승했던 GS건설은 0.16% 상승에 그친 3만185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에 18.18% 상승 마감했던 대우건설은 이날 10% 넘게 빠진 종가 1만7060원을 기록하며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