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웨더 연구소장 박지업

  • 등록 2012.10.08 19: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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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최근 들어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아주 식상할 정도로 들어 이에 대한 감각이 상대적으로 무뎌져, 그 심각성에 대해 그리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온 1~2도 올라가는 것이 대수냐”고, “얼마든지 그 정도는 우리 생활에서 이겨낼 수 있지 않냐”고 혹자는 말한다.

지난 8월 말경 대형급 태풍 볼라벤이 우리나라 서해를 거쳐 북한 지방을 통과해 지나갔다. 이 볼라벤은 우리나라 근처에 오기도 전부터 벌써 모든 매스컴에들은 태풍의 위력과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 앞 다투어 보도했다. 제주도를 거쳐 서해상으로 접근한 태풍은 남부 및 호남지방을 비롯한 지역 곳곳에 많은 피해를 주고 그렇게 지나갔다. 이때의 가십거리 중의 하나가 사설 민간연구소의 ‘2012년 여름 기상전망’에 대한 것으로, 8월 말경에 ‘02, 03’년에 우리나라에 대규모의 피해를 가져온 태풍 ‘루사, 매미’급의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해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다는 것이 이 볼라벤을 두고 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53웨더’를 비롯하여 8개의 기상관련 사업자가 기상청으로부터 기상예보사업 인가를 받고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스마트 패드와 같은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스마트사이어티(smartciety)라는 신조어의 등장과 함께 기상산업은 다양한 사용자 계층에 맞춤화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SNS 플랫폼에 기반을 둔 기상정보의 공유가 확대되는 스마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볼라벤에 대한 기상상황이 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에게 전파되었음은 물론이다.

우리나라 기상예보업은 반드시 기상청장으로부터 자격을 인가받은 사업체만이 기상정보를 가공하여 전파 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다. 이번 사설 민간연구소에 대한 기상청의 과태료 부과 지침을 가지고 네티즌들 간에 많은 의견이 회자되고 있는 지금, 기상예보 분야에 30여년에 걸쳐 근무를 해온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의견을  이해 할 수 있다.

기상관련 국가적인 재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는 기상청에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근거로 기상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태풍과 같은 국가적인 재난과 관련된 특보상황에 대한 예보는 오로지 기상청에서만이 발표할 수 있게 법제화 되어 있다. 이는 재난관련 상이한 정보를 국민들이 접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 이를 일체화시킴으로써 재난에 대한 대비를 보다 신속하게 하여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즉 태풍과 같은 기상특보에 관련된 전망 및 예보는 기상청만의 고유한 업무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 민간 연구소에서의 과학적 관련 근거에 대한 제시 없는 이벤트성의 연구결과에 대한 발표는 관련법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더욱이 기상예보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연구소에서 행한 기상전망 및 예보 대한 것은 그 결과를 떠나 제재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중화된 스마트폰 콘텐츠는 인가받지 않은 수많은 불법 기상관련 앱이 범람하고 있어 진작 인가를 받고 관련비용을 부담하며 기상예보사업을 하고 있는 다수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피해 보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09년에 기상산업진흥법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기상산업진흥원을 설립하여 기상산업의 발전 기반 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기상산업의 지원ᆞ육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가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기상산업 중 기상장비산업을 제외한 기상예보에 대한 사업부분은 대부분의 업체가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아직 예보사업 자체가 태동단계인 것에 연유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국가차원의 기본정책이 다소 엇박자인 것에도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기상산업진흥법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련기관에서 기상산업육성을 위한 적정한 정책제시와 유관 사업부서의 의견 수렴 등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다행이도 볼라벤은 처음 보도 된 당시의 위협적이었던 강도가 점점 약해져 서민들의 피해는 빗겨 갈 수 있었지만, 볼라벤은 마치 우리에게 무언의 경고를 하는 듯 했다.
정영훈 기자 기자 jyh@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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