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은 최첨단 기술이 아닌 가장 작은 일로부터 시작

  • 등록 2024.10.16 18: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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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무의 기후 칼럼】

 

녹색전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그다지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가 필요로 하는 탄소배출 제로의 발전 대부분은 기존 기술 이를테면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그리고 배터리가 제공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지(電池)는 거의 반세기 전에 출시되었다. 비록 초기 버전은 매우 덩치가 크고 비싸서 위성에나 쓸 수 있었지만 말이다. 풍력은 태양광전지보다 더 오래전에 출시되었다. 리튬이온 배터리조차 시장에 나온 지는 30년도 더 되었다. 물론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의 여지는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제품을 생산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추가로 발전했다고 치더라도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스마트 그리드(smart-Grid)”-IT를 전력공급 시스템에 접목해 효율성을 제고한 시스템·전력선을 기반으로 모든 통신, 정보 관련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를 한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관리를 향상시키는 일은 가능하지만 전기와 전송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단전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궁극적으로, 신속한 재생에너지 도입은 최첨단 기술에 의존 한다고 하기 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의 비용 곡선을 내리는 것과 같은 단조로운 일에 의존한다.

 

그린 테크 기반의 강력한 경제를 만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는 고체상태의 제품들, 이를테면 태양광 모듈-태양전지를 종과 횡으로 연결하여 결합시킨 형태다. 개별 태양전지에서 생산된 전기가 모듈에 동시에 모이게 된다. 과거 모듈 1개당 100W 내외였지만 최근에 200W 내외로 규격이 확대 되었다-이나 배터리처럼 대량생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그러한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선투자가 필요하고, 생산력이 증대되면 될수록 비용과 가격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태양광 모듈은 그들의 생산용량 면에서 볼 때 33%가 더 늘어났으나 실제로 가치 면으로 따지자면 약간 떨어졌다. 왜냐하면, 단위당 가격은 3분의 1로 감소했으니까 그와 유사한 현상이 배터리에서 일어날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린 테크를 선도하고자 하는 어떤 나라는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도 생산용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 총량 측면에서 점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느끼는 상태에 있을지 모른다.

 

중국이 그렇다. 중국은 그들이 보유한 잉여저축금을 그런 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나라다-그리고 태양광 모듈 공장이 하나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2곳을 지었다면 전 세계가 혜택을 보게 된다(특히 공장을 짓지 않고 우선 투자해야 될 유령도시가 많고 많은데도 말이다)

 

그러하니 중국에서 조차 “새로 지어진 공장”의 늘어난 수출품이 어느 정도 GDP 성장을 높여 줬는지가 불분명하다. 그들이 첨단기술 콘텐츠를 가지고 수출 엔진인 “옛 공장”-가전, 가구, 그리고 옷을 생산-보다도 의미심장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당분간 손해를 감수하며 공장을 돌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EVs(전기자동차)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모델과 브랜드는-그린 테크와 별로 어울리지 않는데도-공장의 성과보다 더 중요하고, 여기에 더해서 중국의 생산회사들은 자연적인 이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어쨌든 EVs는 그것들이 의존하는 배터리와 떨어진 개별 산업으로 거의 간주되고 있지 않다.

 

재생에너지 편익을 신속히 알리는데 있어서 주요 장애물은 고질적인 “소프트 비용”-이를 테면 생산허가를 받고, 생산 계획을 짜고 그리고 마케팅에 들어가는 것-으로 그 비용은 하드웨어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더 느린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확산되고 있는 태양열 발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비용은 패널 그 자체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탄소 제로 전환에 있어서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하는 요소의 하나는 건물의 단열(斷熱)이 될 것이다. EU에서 이 과업을 수행하는 데는-이미 알려져 있는 친환경 건자재, 숙련된 장인, 효율적인 계획을 요구하고 있는데-이런 요구사항이 총예상투자액의 상당한 몫을 차지할 때가 많다.

 

이 전선에서 가장 빠르게 앞서가는 나라들은 숙련된 건설 노동자와 집을 짓는데 거추장스럽지 않은 제도를 가진, 그리고 친환경 집을 짓는데 절차를 기획하고 있는 나라들이 될 것이지. 최첨단 장비를 생산하는 나라들일 성 싶지 않다.

 

그러므로 정책입안자들은 그린-테크에서 선두에 서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그런 전략이 반드시 경제적 역동성을 이끌어 주는 것도 아니다-종종 흥미롭지 않은 행위가, 세상의 큰일은 가장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는 한비자(韓非子)의 말에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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