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또 하나의 편견을 깼다. 이번엔 MVP다. 지명 타자는 MVP가 될 수 없다는 불문율을 깨트려 버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24시즌 양대리그 MVP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내셔널리그 MVP는 오타니였다. 벌써 세 번째 MVP.
오타니는 1위표 30장을 싹쓸이하며 총점 420점으로 만장 일치 MVP가 됐다. 오타니가 만장일치 MVP에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과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할 때도 오타니는 1위표를 독식 만장일치로 MVP가 됐다. 이미 지난 해 MVP에 등극하면서 역대 최초 만장일치 MVP 2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던 오타니는 자신의 기록을 '3회'로 늘렸다.
그가 올 시즌 지명 타자로만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나는 수상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투수로는 나서지 못했다. 다만 타자로 출전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타자에 전념한 오타니는 더욱 무서운 타자가 됐다. 159경기에 출장해 타율 .310,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 54홈런 130타점 59도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며 또 한 번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MVP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지명 타자가 MVP가 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지명 타자는 수비에선 팀에 전혀 공헌을 하지 못한다. 최고의 선수를 뽑는 MVP 투표에서 그동안 지명 타자들은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아직까지 지명 타자 MVP가 탄생하지 못한 이유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번에도 편견을 깨 부셨다. 지명 타자로도 최고의 팀 공헌도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런 노력이 사상 첫 지명 타자 MVP라는 선물로 돌아왔다.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가 편견에 대한 도전이다. 투수와 타자를 함께 할 수 없다는 불문을을 넘어서며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면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투수로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285 22홈런 61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년엔 투수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5경기 타율 .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를 남기면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지난 해에도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로 135경기 타율 .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를 남기며 또 한번 아메리칸리그 MVP를 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리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팀 원으로서의 새로운 목표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