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올라온 패러디 영상은 도합 1,000만회 넘는 조회 수를 올렸고,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선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과도한 사교육을 다뤄 큰 반향을 끌어냈다. 나아가 '대치동 엄마(대치맘)'의 주요 일과인 '학원가 라이드'를 제목에 내세운 OTT 드라마 '라이딩 인생'까지 화제다.
수백만원 대 패딩을 걸치고 명품 브랜드 가방을 든 대치맘들의 일상은 겉으로는 고상해 보이지만 하루 종일 아이 교육에 목을 매고 아이의 삶은 자신의 삶인양 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출산 시대의 원인 중 하나인 '교육 불평등'은 심화되면서 지방 도심은 초등학생이 사라져 폐교가 속출하고 있다. 현 세태 풍자하는 '대치맘 콘텐츠'가 대중매체의 소재로 쓰이고 있는 자체가 씁쓸하기 그지 없다.

가장 먼저 '대치맘'을 캐릭터로 만들어 화제를 불러온 건 '천의 얼굴'을 가진 코미디언 이수지다.
이수지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지난달 4일 올라온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1편 조회 수는 790만회(이하 이달 5일 기준), 25일 올라온 2편은 486만회를 기록했다. 공개된지 지 약 한 달 만에 도합 1천만회가 훌쩍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셈이다.
이 영상은 '대치맘' 이소담 씨를 따라다니는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영상 주인공인 일명 '제이미맘'은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 교복처럼 통하는 몽클레르 패딩, 밍크 베스트, 고야드 백, 에르메스 목걸이를 걸쳐 묘한 기시감을 자아낸다. 나긋나긋한 특유의 말투, 자녀의 영어 이름을 부르고 원어민 선생과 영어로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도 개그 포인트로 삼았다.

시사 프로그램인 KBS '추적 60분'에서는 지난 14일 '7세 고시' 편을 방송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해당 '추적 60분'에서는 아직 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7살 아이가 원어민과 영어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서울대 재학생도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로 시험을 치는 장면을 방영했다. 특히 고등학생도 버거워할만한 문제를 7살 아이에게 평가시험으로 치르면서 울고불고하는 자녀의 영상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더불어 이러한 세태 풍경은 드라마에서도 자극적인 소재가 되고 있다. 지니TV 오리지널 '라이딩 인생'(ENA채널·8부작)은 열혈 워킹맘 정은이 엄마 지아(전혜진)에게 학원 라이딩을 맡기며 벌어지는 3대 모녀의 '애'태우는 대치동 라이프를 담았다.
드라마 '라이딩 인생' 내용을 보면, 명문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겠다는 일념에 무속인을 찾아가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 교재를 얻기 위해 '나이롱'(가짜) 환자 행세도 한다. 빨간색 아이템을 지니면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속설에 새빨간 티셔츠를 입고 학교 추첨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대치맘'이 유튜브와 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주목받은 배경에는 대중의 호기심이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은 과잉 경쟁으로 지쳐가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담아내는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한다.

윤석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치동은 열려 있는 공간이지만, 진입장벽이 있어 아무나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며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 현장에 내몰린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등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짚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극성 대치맘 풍자는 한국의 사교육의 현주소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하며 “이는 소득불평등 등의 다양한 영역이 상호작용해 양극화로 이어지는 다중격차가 나은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