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해군과 방산업계가 그리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벨기에 글로벌 방위매체 ‘아미 레코그니션’은 12일 한국이 그리스 아테네 정부에 도산안창호급(KSS-III) 잠수함의 건조 및 공동 생산을 포함한 포괄적인 방위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KSS-III는 순항·탄도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한국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이다. 천룡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500km, 탄두중량 1톤의 현무 4-4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VLS)를 탑재했다.
잠수 배수량 3705톤, 길이 83.5m로 디젤 배터리와 국산 연료전지를 결합한 추진 시스템을 통해 약 20일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며, 대형 선체 덕분에 장비·보급품 탑재량이 늘어나 장시간 작전 수행과 스텔스 성능이 강화됐다.
그리스는 현재 알틸레이급, 귀르급, 프레베제급 등 12척의 잠수함을 운용하며, 독일제 214형인 파파니콜리스급 4척의 현대화와 노후 209형 잠수함 교체를 추진 중이다. 동시에 신규 214/TN급 잠수함 6척 도입과 자체 개발 프로그램(MILDEN·Nükden)을 진행하는 터키 해군과의 전략적 균형 유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주도하는 한국 측 제안에는 KSS-III 4척 인도, 파파니콜리스급 4척 현대화, 국내 건조 기술 이전, 그리스 방산업체 최소 25% 참여가 포함된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하는 KF-21 보라매 전투기와 연계 운용 가능한 공동 전투 드론 개발·생산 계획도 제안됐다.
아미 레코그니션은 이번 제안에 대해 "한국이 EU의 'SAFE 프로그램'과 연계돼 유럽 내 산업 협력과 방위 생산 능력 확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유럽 방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리스의 최종 결정은 재정 조건, 납기, 경쟁 제안과의 비교 평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