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APEC 2025, 미래 설계의 핵심 키워드 ‘반도체’

  • 등록 2025.11.02 19: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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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자율주행·전기차 시대, 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의 핵심 인프라
공급망 안정화·친환경 제조·기술 표준화 등 5대 의제 집중 논의
인력 양성·지재권 보호·국제 협력 통해 지속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

 

이번 APEC 2025에서 ‘반도체’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반도체는 AI·자율주행·전기차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이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는 소재다.
반도체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된다. 생성형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GPU용 DRAM, AI 전용 시스템 반도체가 급성장 중이다.


또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 중이다. 미국은 ‘CHIPS Act’(반도체 및 과학법)로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EU(유럽연합)는 자급률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의 핵심 생산국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주 APEC, 반도체 분야 주요 이슈는


이번 경주 APEC에서 반도체 분야 이슈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급망 안정화’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APEC 회원국 간 협력 강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두 번째는 ‘친환경 반도체 제조’다. 탄소 중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 공정의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영향 저감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기술 표준화 및 협력’이다. AI, IoT, 5G 등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반도체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공동 연구 개발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네 번째는 ‘지재권 보호 및 기술 이전’으로 기술 격차 해소와 공정한 경쟁을 위한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공유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인력 양성과 교육’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교육 협력과 인재 교류도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

 

 

◇‘친환경 반도체’ 관련 논의는


친환경 반도체와 관련된 논의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속 가능한 혁신 전략’이다. APEC CEO 서밋에서는 친환경 기술 투자와 지속 가능한 반도체 제조 방식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 탄소 배출 저감,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을 포함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협력 강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기업 CEO들이 참석해 친환경 반도체 기술 개발과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강조됐다.


세 번째는 ‘HBM 기술과 친환경성’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로, 전력 효율이 높은 설계와 공정 개선을 통해 친환경적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과 생산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삼일PwC가 발간한 APEC 2025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성장은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반도체 산업에서도 친환경 생산 체계 구축과 기술 혁신이 기업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관련 주요 합의사항은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화와 관련된 주요 합의사항은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한·미 전략산업 협력펀드 조성’이다, 총 1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통해 반도체, AI, 배터리, 조선 등 전략산업에 대한 공동 투자가 추진된다. 이 펀드는 5년간 단계적으로 집행되며, 공급망 복원력 확보와 기술 협력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 텍사스와 애리조나에 반도체 팹 설립을 결정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자국 내 생산 확대와 기술 이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은 균형외교와 산업 보호를 고려한 대응을 추진 중이다.


세 번째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공급망 공동 복원 선언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에서는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 AI·반도체 규제 완화 등이 논의됐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 번째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세액공제 일부 승인’이다. 배터리 분야와 함께 반도체 관련 투자에 대해 미국 내 고용 창출 효과를 인정받아 일부 세제 혜택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섯 번째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 강조’다. 한국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미국·유럽 등으로 생산기지를 분산하는 전략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기술 표준화 및 협력의 세부 내용은


기술 표준화 및 협력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가 나왔다. 먼저 ‘다자간 기술 표준 프레임워크 제안’이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반도체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위한 공동 프레임워크 구축이 제안됐다. 특히 AI 반도체, 고대역폭 메모리(HBM), 3D 패키징 기술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의 표준 통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는 기술 호환성과 공급망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 투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둘째는 ‘한·미·일 기술 연합 강화’다. 한국, 미국, 일본은 반도체 설계·소재·장비 분야에서의 기술 협력 확대를 선언했다. 세 국가는 공동 R&D 센터 설립, 표준화 위원회 구성, 기술 인증 체계 통합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중국 중심의 기술 블록과 차별화된 민주주의 기술 연합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세 번째는 ‘AI 반도체 표준 논의’다. APEC CEO 서밋에서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AI 반도체의 전력 효율, 연산 구조, 인터페이스 표준에 대한 공동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이는 글로벌 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서버·클라우드·엣지 디바이스 간의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네 번째는 ‘기술 인증 및 상호 인정 제도’다. 반도체 장비 및 소재에 대한 국가 간 인증 상호 인정 제도(MRA) 도입이 논의됐다. 이를 통해 수출입 절차 간소화, 기술 이전 촉진, 공급망 속도 향상이 기대된다. 다섯 번째는 ‘중소기업 참여 확대’는 기술 표준화 논의에 중소 반도체 기업과 스타트업의 참여 확대가 강조됐다. APEC은 공정한 기술 접근성과 개방형 협력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기술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 및 기술 이전 제안도 중요


이번 APEC에서는 AI 및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확산과 함께 창작물과 기술 소유권을 둘러싼 가치의 상승으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먼저 ‘기술 안보(Technology Security) 개념 부상’이다. 반도체, AI,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이 단순 산업 자산을 넘어 국가전략자산으로 재정의됐다. 한국은 기술 주권 확보와 지재권 보호를 통해 외교적 자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미·중 간 기술 이전 갈등과 전략적 균형’이다. 미국은 CHIPS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기술 보호 및 동맹국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기술 자립과 AI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을 높이고 비동맹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 내 신규 투자 제한 요청과 미국 내 기술 이전 확대 요구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시도하는 중이다.


세 번째는 ‘지재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틀 논의’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공급망 내 기술 보호 장치와 사이버보안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국은 원천기술 보호와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을 통해 지재권 침해 방지와 기술 유출 억제를 추진하고 있다. 네 번째는 ‘기술 이전과 공동 R&D 협력’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기술 동맹의 제도화가 논의됐으며, 공동 연구개발(R&D) 센터 설립과 기술인증상호인정제도(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 MRA)가 제안됐다. 이는 기술 이전을 통한 상호 이익 확대와 지재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기준 마련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MRA란 적합성 평가 결과(시험성적서, 인증서 등)를 국가 간 상호 인정하기 위한 협정으로 한 나라에서 인증받은 제품이 상대국에서도 별도의 시험 없이 통관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섯 번째는 ‘기업의 기술 자산 외교 활용’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미국 기술 안보 체계에 편입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인력 양성과 교육 공동 투자도 확대


한국은 APEC 회의와 연계해 인력 양성과 교육을 위한 공동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 먼저 ‘전문대·대학원 반도체 과정 확대’다.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정원을 확대하며, 반도체 설계·제조·공정 등 세부 전공 트랙을 강화한다.


두 번째는 ‘기업-대학 협력 프로그램 운영’이다. 반도체 기업과 연계한 산학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현장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을 도입한다. 세 번째는 ‘해외 인재 유치 및 글로벌 협력’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과 반도체 교육·연구 협력 강화하고, 외국인 유학생 대상 반도체 석·박사 과정도 확대된다.


마지막으로 ‘맞춤형 훈련 과정 개설’도 추진된다. 반도체 공정 실습, 장비 운용, 고장 진단 등 실무 중심 교육, 예비 취업자, 재직자, 창업자 대상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반도체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의 핵심 소재로도 사용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확산도 반도체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전기차 또는 자율주행차는 2~3배 이상 반도체가 필요하다.


반도체는 2023~2024년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시장은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EUV(Extreme Ultraviolet) 공정, 2나노·3나노 기술, PIM(메모리 내 연산) 등 차세대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산업인 만큼, 고용 창출, 외화 수입, 기술 자립 등 국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APEC 국가와의 반도체 합의가 가까운 미래에 큰 역할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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