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공습 시작... 이스라엘 99% 요격 주장, 대응 천명

  • 등록 2024.04.14 1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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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3일 밤 11시(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 드론(무인기)과 탄도 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을 전격 감행했다.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이스라엘이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등 10여 명이 사망한지 12일 만이다. 이후 이란은 수차례 보복을 천명해 왔다.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양국이 적대관계가 된 이후 처음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늦게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도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지와 진지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는 14일 새벽 1시30분경부터 국토 전역에 이란에서 날아온 드론과 미사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소수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타격, 소녀 1명이 다치고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군 기지에 가벼운 손상을 입혔다”며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격추됐고, 탄도미사일 수십 발은 국경을 넘어오기 전에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과 미군, 아울러 영국군·요르단 군이 이를 대부분 요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99%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번 작전에 ‘진실의 약속(True Promise)’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을 무장 드론과 로켓으로 공격했다.

 

드론과 미사일 요격에는 홍해에 파견된 미군과 영국 구축함과 군용기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우리의 분쟁에서 물러나 있으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위협에 똑같이 대응할 것이고, 국익 보호를 위한 추가 방어조치에 주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습 방어가 일단락되면 바로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지 매체들에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첫 공격에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와 관련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을 시작했다”고 확인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철통같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늦게 군에 ‘전면 경계 태세’를 발동하고, 휴교령을 내리는 등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를 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수일 내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한데 이어, 이날 이란이 이스라엘 기업인 소유의 상선을 나포하면서 양측 긴장은 극도로 고조됐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습은 오래 이어졌던 ‘그림자 전쟁’이 위험한 새 단계로 넘어가 두 적대국(이란과 이스라엘) 간에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중동 지역의 여러 이슬람 무장 단체를 지원해 이스라엘을 대신 공격하게 하는 방식을 써왔고,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달 초 자국 영사관 폭격으로 군 고위 간부들이 대거 사망하자 이날 직접 공격에 나섰다.

 

이란은 이날 공습에 앞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 기업인이 소유한 해운사 선박을 나포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혁명수비대 해군 세파 특수부대 소속 대원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MSC 에리즈’ 컨테이너선을 나포해 이란 해상으로 이동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혁명수비대가 이 선박을 나포한 이유에 대해 “해당 선박은 포르투갈 국적이지만, 실체는 시온주의(유대국가주의) 거물의 기업 ‘조디액해운’의 소유”라고 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3일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그들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며칠간 우리는 방공 및 공격 부대를 보강하고, 미국 등 동맹과 함께 이스라엘의 육상·공중·해상은 물론 정보 분야 능력도 강화했다”고도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뒤이어 “이란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우리 군이 전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며 “수십 대의 비행기와 공수부대가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에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의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이란 공습에 대비한 ‘대국민 행동 지침’도 내놨다. 이 지침에 따르면 15일까지 모든 학교 문을 닫고, 야외에서 예정된 청소년들의 활동은 전면 취소된다. 1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중 집회는 모두 금지됐다. 가자 지구에서 가까운 지역은 야외 100명, 실내에서는 300명 미만으로 더 엄격히 제한된다. 무장 세력의 침투에 대비해 해변 휴양지의 일반인 출입도 불허됐다. 또 방공시설이 없는 사무실에서는 일을 할 수 없게 했다.

 

한편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으로 안 그래도 극도의 혼란 가운데 있는 중동 정세는 더 큰 소용돌이로 빠져들 위험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왔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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