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이른바 ‘틱톡 금지법’을 포함된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만 등에 953억 달러(약 131조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하는 안보 법안 패키지를 찬성 79표 대 반대 18표로 통과시켰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미 상원이 23일 오전에 열린 예비 투표에서 찬성 80표, 반대 19표로 압도적 지지를 얻은 안보 법안 패키지를 저녁 본 투표에서 큰 이변 없이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하원을 통과한 틱톡 금지법을 포함한 법안 패키지는 즉시 백악관으로 송부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서명을 받게 될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밝혀온 만큼, 법안은 서명과 함께 즉시 발효될 것으로 예측된다.
틱톡 금지법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의 미국 사업을 최장 1년 안에 매각시켜야 한다는 법안으로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9개월 안에 매각해야한다.
만약 9개월 내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의 권한으로 90일의 기한 연장을 한 차례 받을 수 있으며, 그 후에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내에서의 사업이 전격 중단된다.
미 정부는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1억 7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년 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있다며 화웨이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은 지난 2018년 미국에 상륙한 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이를 중국산 마약에 빗대 ‘디지털 펜타닐’이라 불렀는데 중독성이 강한 틱톡은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미국 ‘토종 소셜미디어’의 사업이 위협이 됐다.
테크 업계에선 미 정부가 ‘틱톡 강제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개인정보를 갈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현상을 제어하고 싶은 의지도 큰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테무, 쉬인 등 중국산 앱들의 ‘역공’이 많아진 만큼 중국산 앱을 미국에서 퇴출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는 것이다.
틱톡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삼아 틱톡을 강제 매각하거나 금지하는 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해 왔다. 더구나 중국 정부가 틱톡 미국사업 매각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비싼 인수 비용을 댈만한 기업도 많지 않아 매각이 쉽게 성사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