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단체들은 왜 키움 증권의 투자를 문제 삼고 나섰을까

  • 등록 2024.12.21 13: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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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블루파워,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로 기후위기 악화의 상징
키움증권, 6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탈석탄 선언 없이 회사채 발행 지속
재무적 손실 가능성과 기후위기 대응 역행 지적

 

한국 환경 단체들이 한 증권사를 집중 성토했다. 이들은 화석 연료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국내 최후의 석탄발전 사업인 삼척블루파워에 대해 증권사 한 곳이 끝내 회사채 발행의 손을 못 떼고 있다. 키움증권이 문제의 장본인이다.

 

키움증권만 발행 중단에 동참하면 이 사업은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재무 안정성 약화로 이어져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키움 증권이 마지막 생명줄을 잡고 있는 셈이다. 

 

석탄발전 중단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통의 가치가 이뤄낸 합의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순간이 될 수 있어 키움증권의 결단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강릉시민행동, 기후환경연대와 함께 20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지속하는 키움증권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계약 중단을 요구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키움증권과 정부 및 국회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모기업인 포스코 그룹을 비롯한 관련 기업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 그리고 정부와 국회는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가 지역사회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운영중단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탈석탄금융을 선언하고, 삼척블루파워와 총액인수 계약연장 및 신규계약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이 무너지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 문제의 상징적인 개발 사업인 삼척 블루파워는 더 이상 사업을 해선 안된다는 것이 환경 단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기후 악당'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에서 벗어나려면 화석 연료에 쏟아 붓고 있는 자금을 지금부터라도 철수시켜야 한다. 

 

삼척블루파워는 대한민국에서 건설 중인 마지막 석탄발전소로 연간 1282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사업이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공동 주간했던 6개의 증권사 중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탈석탄 선언을 이유로 2025년 이후 발행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유일하게 탈석탄 선언 없이 앞으로도 삼척블루파워의 가동을 돕는 회사채 발행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척블루파워는 가동 초기부터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 지연으로 인해 송전 제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발전소 가동률은 0%에 그쳐 막대한 재무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업의 경제성을 더욱 떨어뜨리고 투자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2024년 ESG 추진팀 신설을 발표하며 신뢰 회복을 강조했으나 탈석탄 선언조차 없이 석탄화력발전소 자금 조달을 지속하려는 행보는 ESG 경영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삼척블루파워에 투자 계획이 없음을 밝힌 점과도 대비된다. 

 

이미 국내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은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투자 의사가 없어 최근 몇 년간 채권 대부분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삼척블루파워의 채권 인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  

 

삼척블루파워 사업은 국내외에서 강화되는 탈석탄 금융의 흐름과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사례다. 국민연금은 최근 석탄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정책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탄소중립 계획이 없는 기업에 대해 투자 제한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키움증권에 대해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금융을 선언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또 “기후위기 대응이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인 만큼 한국의 완전한 탈석탄의 시작은 최후의 석탄발전소 사업을 중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으며 석탄발전의 종료에서 정책적, 사회적 목소리를 모아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철우 기자 butyou@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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