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커머스 '번뇌과 변식'...글로벌 빅마켓 위협에 '불변의 협업' 가속

  • 등록 2025.07.25 1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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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사태'에 MAU 커머스 지각변동...G마켓·11번가·옥션 등 파급 효과
K-커머스 혼란에 ‘알테쉬’ 이커머스 난입...SSG닷컴·G마켓·옥션 등 역성장

 

최근 10년간 이커머스의 가장 큰 지각변동은 무신사, 컬리로 대변되는 전문몰의 성장과 쿠팡과 네이버 중심의 종합몰 시장의 재편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전문몰 시장을 촉발한 것은 소비자 마케팅의 변화이다. 과거에는 소비자에게 접근 하기 위해서 대중 매체광고가 필수적이었다. 가장 강력한 매체인 황금시간대 연예인 TV광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대기업뿐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서 24시간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세상으로 접어들었고, 온라인 팝업과 링크 클릭을 통해 소비자는 더 유익하고 저렴한 쇼핑 시대를 스스로 만들어 냈다. 오히려 신뢰도 높은 인플루언서, 유튜버가 더 강력해진 이시대에는 대기업이 아니어도 B2C 사업을할 수 있는 셀러 시대가 왔다.

 

이커머스에서는 이제 대기업이 아닌 중소셀러가 주요사업자로 부상했으며, 과거에 소비자에게 ‘온라인쇼핑=가격비교’ 였다면 이제는 일종의 콘텐츠 소비로 변화했다. 특히, 패션, 뷰티, 리빙, 식품영역에서 전문몰 선호현상이 뚜렷해 팬데믹이후에 사람들이 쇼핑몰과 백화점에가면서 전문몰 시장이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려와는 다르게 최근 '통계청 통계포털'에는 전문몰 비중이 꾸준히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전문몰의 확산이 이커머스의 확산과 같은 대세 트렌드임을 보여준다.

 

온라인 소매업, 소위 이커머스 시장은 개화한지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년성장하고있다. 이미 200조원 이라는 충분히 큰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커머스가 소매업 전체에 침투한다고 가정한다면, 그 잠재시장은 무려 400조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이커머스(이하, K커머스) 시장은 다이나믹한 성장 시장이지만 플랫폼 별로 보이는 명암도 뚜렷하다.

 

◇ 티메프 사태로 '야인 이커머스'시대 서막... G마켓·11번가·옥션 등 재성장 

 

2024년 그 민낯이 드러난 것이 바로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사태, 지연사태, 일명‘티메프사태’가 터진 것이다. 이커머스 산업의 메가 트렌드를 논한다면, 티메프사태는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사태가 K커머스시장에 불러온 변화의 흐름과 전망해 볼 필요가 있다.

 

티메프사태의 발단은 2024년 8월, 국내상위 이커머스인 티몬과 위메프가 셀러에게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되며 온라인 시장에 큰 논란이 붉어졌다. 티메프는 보통의 K커머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1~2개월의 정산 주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비용구조 등의 문제로, 일반적인 정산주기에도 불구하고 셀러에게 정산을 하지 못하면서 사태가 촉발됐다.

 

티메프의 주주인 큐텐은 일본인 대상 한국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플랫폼이다. 큐텐은 배송 경쟁력을 위해 강력한 물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갖추고있으며 인프라를 이용한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하여 한국의 이른바 티메파크(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큐텐은 온라인 쇼핑업계의 '거대 공룡'으로 자리 잡으며 오프라인 시장과 협업, 프로젝트 , 통합 할인 이벤트 등 공격적인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다.

 

업계에서는 티메프사태 이후 MAU변화가 큰 파장이었다고 말한다. 티메프사태가 충격적 이었던 이유는 티메프가 K커머스를 대표하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티메프사태발발 전인2024년 7월말 티몬과 위메프 각각 400만에달하는 회원MAU(Monthly Active User, 월간활성사용자)을 보유한 우량 플랫폼이기 각광 받아왔다.

 

 

티메프 정산 사태 이후 8월 MAU는 각각 300만명이 증발했고, 2024년 10월까지도 그중 100만명도 회복하지 못한채 영업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자인 G마켓, 11번, 옥션이 반사이익을 얻는 양상 전개가 펼쳐치며 '종합 쇼핑몰 제2막 전쟁'이 시작됐다.

 

종합몰 시장에는 가전, 생필품 등 가성비 제품군이 또 다른 '호객'을 불러 일으켰다. 소비자들은 가성비와 더불어 추가적인 가치를 원하게 된 시기로, 빠른 배송은 그중 가장 핵심적 구매동기로 작용했다. 이는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이 쿠팡 또한 이커머스 물류의 규모를 키우고 빠른 배송(로켓배송)으로 경쟁 구도 시장에 스며들었다.

 

더불어 네이버는 강점인 검색 역량을 극대화하여 셀러 친화적인 정책을 기반으로 제품 구색을 넓혔고, ‘내가원하는 바로그것’을 찾는소비자 트렌드를 만들어 빠르게 온라인 쇼핑시장을 포섭했다. 그 결과, 종합몰시장은 쿠팡과 네이버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재편되는 계도기를 맞이했다.

 

티메프사태가 불러온 ‘빠른 정산’이 국내 온라이 시작의 '기동성 전쟁'의 서막으로 작용했다는 유통업계의 반응이 대다수에 이른다. 

 

티메프사태에 공정거래위원회는 GMV(Gross Merchandise Value, 총상품가치)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기업은 구매 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로 정산할 것을 골자로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했다.

 

즉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이하 티메프 사태)의 재발을 원천 방지하고 온라인 중개거래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작년 10월 18일 공정위는 티메프 사태는 급격히 성장해 온 온라인 중개거래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며 정부가 해당 시장에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제도보완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는 계기로 개정 관련 내용을 국회에 호소했다.

 

이에 공정위는 티메프 사태 관계부처 TF(2차)에서 제도개선책으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침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입점업체 간담회와 플랫폼업체 간담회, 관계부처 협의를 차례로 거쳐 정부차원의 제도개선안(복수안)을 마련했다.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의 적용 대상은 ▲B2C 관계에서 ▲재화 또는 용역(상품권 포함)의 거래를 중개하고 청약을 받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을 대규모유통업자로 규정했다.

 

◇ K이커머스 'M&A 전쟁·배송 반란' 발발...정부,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 방안 내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지형은 유통업계, 정부, 소비연구원 등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대형 인수합병(M&A)과 경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형 플랫폼들은 생존 경쟁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면서 중국(China)과 이커머스를 합친 ‘C-커머스’라는 개념이 등장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플랫폼의 한국 시장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치열해진 경쟁 환경에서 신세계그룹은 최근 CJ그룹과의 물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알리바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 유통업계와 해외 유통업계의 '침 흘리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 쇼핑이 보편화되었고,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세계 5위이며, 전체 소매유통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8.2%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온라인쇼핑거래액은 지난해 242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 비중도 연간 27%에 육박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7.9% 증가한 182조3654억원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발전 과정에 따라 세 가지 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제1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인터파크, 옥션, G마켓 등 초기 오픈마켓을 포함한 형태로 정의했다.

 

제2세대(2000년대 후반부터 코로나19 이전까지)는 11번가, G마켓, 티몬, 위메프, 쿠팡 등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주도한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는 제3세대로 분류되며,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물류 및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며 더욱 복합적인 사업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 제3세대 이커머스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물류, 데이터, 포털, 커뮤니티 등과 융합하여 더욱 활성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인수합병과 사업 매각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처철한 경쟁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된 것은 유통 구조를 활용한 '고객 멤버쉽 서비스'무기를 선보이며 시작됐다.

 

◇ K이커머스 전쟁에 매출 '추풍낙엽', 외국계 손짓에 국내기업 '흔들리는 우정'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도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2004년 미국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으며, 2019년 미국의 전체 가구 수중 59%가 가입하게 되었고, 2022년 기준 2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구독형 멤버십을 운영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쿠팡은 매년 큰 폭의 매출 증가를 실현했으며 당기순이익 또한 2023 회계연도에 이익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2024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531억 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은 31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후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342억원으로 1~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3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 성장한 10조7377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커머스는 지난해 10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멤버십 제휴 등 효과에 힘입어 4분기 7751억 원의 매출을 보였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종합몰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912만 명), 테무가 3위(823만 명)를 기록하며 국내 중위권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5100만 명 중 소비 인구를 15~70세로 가정시 최소 7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약 3800만 명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사용자를 중복 가정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한국 유통시장을 20% 가량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와 전문점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전열 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순매출 7조2189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2%, 238.2% 늘어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도 총매출은 4조6258억원, 영업이익은 13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1%, 43.1% 증가했다. 별도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018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SSG닷컴, G마켓·옥션 등 이커머스와 전문점 실적은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SSG닷컴의 순매출은 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181억원으로 같은 기간 42억원 확대됐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로 직매입 중심의 그로서리(식품) 영역이 영향을 받아 순매출은 감소했고, 배송 서비스 확대와 물류 센터 운영 확대 등으로 일시적 비용이 늘어 영업 적자는 증가했다고 SSG닷컴 측은 설명했다.

 

G마켓의 경우도 지난 1분기 순매출은 2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줄었고, 영업적자는 1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6억원 늘었다. G마켓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준비 중이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역직구를, 알리바바는 G마켓의 국내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이다.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공동 지배하는 그랜드오푸스홀딩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2월 스타필드 하남에서 운영 중이던 유아용품 전문점인 베이비서클과 체험형 와인전문점 와인클럽을 폐점하며 전문점의 실적 개선에 나섰다.

 

 

베이비서클과 와인클럽은 각각 2016년, 2023년 스타필드 하남에 문을 연 전문점으로 베이비서클의 경우 오픈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홍보를 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이마트 전문점의 총매출액은 2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같은 기간 36.7%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시장은 이미 해외 온라인 쇼핑 브랜드와 협업하고, 매출 전쟁을 치르며 소비자의 손을 끈질기게 잡아당기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에 제동이 걸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시장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해외 직구) 규모는 7조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특히 전체 해외 직구액의 60%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C-커머스의 공세 강화로 인해 중국 직구 거래액이 48% 급증해 4조7772억 원에 이른 영향이 크다.
 

문상혁 기자 mbcmsh9369@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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