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는 덜 해로운 천연자원인가?

  • 등록 2024.10.30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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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기후총회-2편


◇카스피해상의 녹슨 시추선 군도

 

아제르바이잔은 기후 변화에 대한 진실성을 결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기후회의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가장 적나라한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암시하고 있다. 올 여름들어 특히, 기록적인 폭염과 점점 더 불규칙한 날씨를 보이자, 지구 온도 상승에 대한 경고가 하루가 멀다 않고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은 불의 나라 답게 석유와 가스를 대체할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많은 저개발 국가가 주장하는 것처럼, 아제르바이 잔도 세상에 부유한 국가들이 역사적으로 대다수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부유한 국가들이 수십 억 달러를 토해내 저개발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석 연료 채굴로 인해 초래된 환경 훼손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면, 바쿠의 경기장에 올라와 보면 한눈에 들어온다.

 

유황의 악취를 풍기는 호수를 가로질러, 채굴 장비가 삐거 덕거리는 쇠 소리를 내며 끈적끈적한 기름 덩어리를 지표 밖으로 토해내고, 이웃한 정유공장에서는 밤낮없이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태워 하늘로 보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이 나라의 해안에서부터 몇 마일 떨어진 카스피 해상에서는 여러 대의 시추선이 뻘겋게 녹슬어 붉은 군도를 형성하고 있다.

 

기후에 대한 선진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서구의 여러 나라가 보여주는 모순적인 정책도 이 나라에 와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최근 유럽은 몇 년간 은행들이 화석 연료와 관 련해 대출을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러함에도 아제르바이잔 가스를 꿀꺽 삼켜버렸고, 다른 금융 기관들로 하여금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데 자금을 대도록 원하고 있다.

 

미국도 비슷하다. 세계 각국에 대해 재빨리 기후 변화에 맞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 있긴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더 많은 기름과 가스를 생산하고 수출한다.

 

“아제르바이잔이 오늘날 화석 연료 생산국으로 남아 있는 게 훨씬 편한 거지요?”라고 바바예프 장관은 다른 아제 르바이잔 관료에게 약간 걱정스러운 기색을 띠며 물었다. “서방 여러 나라에서 가스를 서로 달라고 하면서도 에너지 전환을 하라는 압력을 받으니까 말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이 COP29 의장국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일부 기후 행동주의자들이 보이는 신경질적인 반응, 그리고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러시아의 의사진행 방해로 아제르바이잔이 회의를 준비할 시간을 거의 갖지 못한 것도 취약점이다. 하지만 바바예프 장관은 이따금 아제르바이잔의 독재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IIham Alijev)의 지혜로움을 선모한다.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2003년, 그의 아버지 헤이다르 알리예프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이후 지금껏 이 나라를 다스려왔다.

 

◇UN 기후총회가 춤추는 동안 더 뜨거워진 지구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독립을 얻었다. 독립 이후 알리예프 가문은 화석 연료로부터 들어오는 수입으로 권력, 부,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공고히 했다. 바쿠에는 지금 그의 가족과 그의 동료들이 소유한 허공으로 불길을 솟구치는 이미지의 유리로 된 마천루가 빛을 받아 번들거리고 있다. 알리예프 정부는 앞으로 늘어난 가스 수출과 결부해 국내 에서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산유국처럼, 아제르바이잔의 온실 가스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서약은 재생에너지에만 의존 하는 것이 아니라, 화석 연료의 생산으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러한 기술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대부분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제르바이잔의 국영 석유 회사인 ‘SOCAR’은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절반 이하를 차지하는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 정상 회의에서 탄소포집 기술에 투자한다는 헌장에 서명했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지 간에 천연가스는 다가올 수십 년간 전략적 에너지원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가스가 배출하는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능력과 함께 더욱 더 그럴 것입니다”라고 ‘SOCAR’의 여러 부회장 가운데 한 사람인 아프간 이사예프(Afgan Isayev)가 인터뷰에서 말했다.

 

바바예프 장관과 그의 팀은 오는 11월에 있을 유엔 기후 회의에서 세계인들의 거대한 기대감이라는 난관에 봉착 할 것이다. 가장 뜨겁고 잔인한 여름을 보낸 세계인들이 그동안 유엔 기후총회가 28번이나 열렸지만 진전이 눈곱 만큼도 없다며 공개적으로 절규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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