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와중에 성동구는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동시에 전셋가율이 올라가면서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성동구 아파트는 0.63% 상승했다. 이처럼 높은 상승률은 2013년 9월 셋째 주(0.69%) 이후 10년 11개월 만이다. 이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0.32%)의 두 배 수준이며 강남 3구인 송파구(0.58%), 서초구(0.57%), 강남구(0.46%)보다도 높다.
실제로 단기간에 가격이 뛴 거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 ‘센트라스’는 전용면적 84㎡이 지난 2일 1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인 지난 6월만 해도 15억대 거래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뛴 가격이다.
성동구 성수동2가 ‘성수롯데캐슬파크’ 전용면적 101㎡는 반 년 새 2억7000만원 뛴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성동구 금호동에 있는 ‘서울숲푸르지오1차’ 전용면적 114㎥ 역시 지난 10일 24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이한 것은 서울 주택의 외지인 원정 투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에 비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은 오히려 외지인 주택 매입이 늘어난 점이다.
20일 직방이 주소지별 소유권 이전 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는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이 72%였으며, ‘금관구’(금천·관악·구로)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은 각각 75%, 79%로 집계됐다. 반면 ‘마용성’은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이 6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매수자가 주소지를 둔 동일 자치구 내에서 집합건물을 매수한 비율은 역시 ‘마용성’은 29%로, ‘강남 3구’는 39%보다 낮게 집계됐다. 이는 신흥 고가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외지인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역 큰손들’의 서울아파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내달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있어, 대출이 축소되기 전 생활권 내 매입을 서두르려는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열된 서울 아파트 시장에 외지인까지 뛰어들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 등 투기성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동구 한 공인중개업자는 “신축 아파트 기준 전셋가를 뺀 투자금액이 보통 7억5천만원~8억 수준인데 작년부터 꾸준히 늘다가 올해 문의가 더욱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젊은층이 20평대의 물량을 투자 목적으로 많이들 찾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