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뉴스 = 김소영 편집국장」 꼼꼼하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정치 지도자, 나경원 전 의원이 이번에는 인구와 기후 위기 전도사로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로 각각 임명장을 받고, 최근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나경원 부위원장을 정부서울청사 8층에서 만나, 그가 계획하는 저출산과 기후 위기 극복 대책, 그리고 차기 당 대표 출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김소영 편집국장 우리나라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생긴지 10년이 넘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위원장님은 인구감소와 함께 지방소멸의 위기를 맞게 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나경원 부위원장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시행되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 벌써 17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보육이나 육아휴직 확대 등 정말 많은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합계출산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혼과 출산을 앞둔 분들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정책적으로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쓰기 어렵고, 맞벌이 가정에서 돌봄을 온전히 맡기기 어렵습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 말고는 육아휴직을 마음껏 쓰기 어렵다는 말도 들립니다.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부부에 대한 난임지원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고요. 대책은 너무나 많지만 각각의 효과와 사각지대를 확실히 검토해서 꼭 필요한 대책 몇 가지를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식의 변화도 크다고 봅니다. 요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정을 이룰 필요가 없다거나, 가정을 이룸으로써 개인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수많은 세미나와 정책이 쏟아지고 수백조원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소기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예산이나 정책의 양적(量的) 문제가 아닌 심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는 않으신가요?
나경원 부위원장 맞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정책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는 ‘사회적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나경원 부위원장 요즘은 아이를 낳은 것이 희생적이라는 생각과 생활의 어려움이 강조되며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것으로 인한 행복이 많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를 갖는 것이 불행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면 아무리 출산과 육아를 지원한다고 해도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의 기쁨과 행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과 행사를 개최해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출산과 육아를 어렵게 하는 장벽들을 해소 시키는 과감한 정책과 함께 해야겠죠.
김소영 편집국장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나경원 부위원장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경제, 사회, 문화, 가치관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잔존하는 돌봄 공백, 높은 주택 가격, 교육에서의 경쟁 심화, 노동시장 격차와 불안정 고용 증가 등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저출산 대책을 경제적 관점만으로 대응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인 안정은 필수적입니다. 그동안 출산·양육·돌봄 수당 관련 각종 지원책이 있었지만, 종류가 많고 개별 금액이 적어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출산 장려 수당을 통합·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출산과 양육을 책임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베이비부머 세대를 보면 경제 사정과 출산율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요즘은 경제적 어려움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여기에 대한 부위원장님의 견해는 어떠신가요?
나경원 부위원장 그동안 정책적으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도 합계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인식이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는 것이 행복하다는 인식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 캠페인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아이의 양육이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행복한 양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 대비하려면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나경원 부위원장 미래 사회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가공할 수 있는 통합적인 재능이 필요할 것이고, 문제 해결 능력,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조화가 가능한 인재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지금처럼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중단하고, 컴퓨터, AI 등 정보과학에 대한 탄탄한 교육을 토대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정보를 융합,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저출산 고령화 못지않게 심각한 건 기후변화입니다. 부위원장님은 최근 우리나라 기후환경대사에 임명되셨고, 얼마 전 이집트에서 열린 COP 27(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다녀오셨는데 이번 회의에서의 성과는 무엇이었나요?
나경원 부위원장 이번 총회에서 한국 대표단은 개최 이전부터 주요 의제인 감축, 파리협정 6조 등에 대해 국가제안서를 마련하고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했습니다. 투명성체계(Transparency Framework) 의제 공동주재자를 역임하고, 또한 신기술을 활용한 원자력, 그린 수소 등 새로운 청정에너지의 국제적 확대를 위해 에너지 믹스에서 청정에너지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안을 결과문서에 반영하는 등 협상 진전에 기여했습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저출과 고령화 사회, 기후위기까지 정말 난제 중의 난제를 해결해야 할 중책을 맡으셨는데 부위원장께서 이런 문제를 국민과 함께 해결해 나가려면 언론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부위원장님은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시나요?
나경원 부위원장 저출산 고령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이 중요
하다고 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개인적으로 언론에 입은 피해가 있다면 예로 들어 말씀해 주십시오.
나경원 부위원장 지난 2019년 민주당이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패스트트랙을 통해 추진할 당시 우리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당시 민주당 보좌진과 국회 방호원이 빠루를 들고 온 것을 마치 제가 빠루를 들고 나온 것으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주장하고 그것을 언론이 그대로 받아 쓰면서 빠루 나경원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져서 저는 무척 억울한 심정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부위원장님께서는 국민의힘의 잠재적인 당권 주자입니까?
나경원 부위원장 저를 차기 당권 주자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미래 어젠다라고 할 수 있는 인구와 기후 문제를 다루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제게 이 두 개의 모자를 씌워 주신 뜻은 우리나라 인구와 기후 문제가 가장 심각하니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가진 적임자는 저 나경원이라고 생각하시고 임명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역할에 충실하면서 인구와 기후 전도사로서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보수층에서 당대표 선호도가 높은데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나경원 부위원장 저는 2001년 정계에 입문한 이후로 한 번도 우리 당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당명 변경으로 인해 몇 번의 당적이 바뀌기는 했으나, 한 번도 탈당하지 않았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일부 우리당 의원들은 탈당해서 바른정당에 합류하기도 했으나, 저는 우리당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2019년 원내대표 당시 민주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날치기하려던 상황에서 앞장서서 민주당의 폭정을 막는 모습을 보시며 항상 당을 지킨 사람,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항상 당을 위해 앞장서고, 우리 당원들과 함께 당과 우리 보수를 지킨 사람이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법조인으로 시작해 정치인의 길을 걸어오며 헤쳐 온 현실정치를 통해, 부위원장님이 생각하는 정치를 정의한다면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나경원 부위원장 저는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선한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장애가 있는 우리 딸아이 문제 때문이었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와는 달리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권익도 많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정치의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법조인으로 남아 있었다면 세상의 잘못을 법에 따라 판결하며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는 있었겠지만 이렇게 정치인 나경원이 한 것처럼 사회적인 관심을 끌게 하고, 제도적인 변화를 도출해 내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인생은 허들 경주 같습니다. 장애물을 넘으면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립니다. 넘지 않을 수 없는 장애물...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없듯이, 지금 부위원장님의 머릿속을 맴도는 개인적 고민과 국가적 고민은 무엇인가요?
나경원 부위원장 저의 최대 고민은 대한민국 미래 어젠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구와 기후 문제에 대해 어떻게 미래 전략을 잘 만들어 우리가 위기를 잘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요즘 제 업무의 대부분은 일반 국민, 오피니언 리더 등에게 인구와 기후 위기를 말씀드리고, 같이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윤석열 대통령께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부위원장님을 임명하신 것은 전문성도 있으시겠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나경원 부위원장 대통령님께서 제가 4선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국회 저출산고령사회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이룬 성과와 전문성을 인정해주신 것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인 인구와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신 대통령님께서 제가 어떤 일을 맡으면 야무지고 꼼꼼하게 그리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시고,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경원이 적임자라고 생각하시고 임명하신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김소영 편집국장 추가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마디 해주십시오.
나경원 부위원장 국민 여러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 나경원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인구와 기후 문제는 여러분이 인식하고 계신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 범국민적 관심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도 많은 전문가,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