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청 인근에 '구래동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면서 착공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축주인 외국계 A사가 김포시 구래동 일원에 지상 8층, 지하 4층, 총면적 9만5천㎡ 규모로 센터를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포시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자의 착공 신청을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김포시는 26일까지 A사에게 주민설명회를 등 보완 요청을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기한내 정상적인 설명회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구래동 주민 100여 명에 ‘감정4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관련 시위자 30여 명까지 시청 정문 앞에 모여 시위가 절정에 이르렀다.
구래동 주민들은 “구래동 한강신도시에 미국계 데이터센터 업체인 디지털리얼티(DLR)의 센터 착공을 준비를 중단하라”고 외쳤고, 감정4지구 조합원들은 “도시개발 사업 시행자를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의 시위가 시청 앞에서 서로 맞물렸고,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120여 명을 동원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피켓이나 현수막 등은 물론, 확성기로 특정인에게 원색적인 욕설로 인해 시청 인근 주민들과 사무실 임차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최근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인한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엣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더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해 엣지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부지 인근 주민 반대로 장소를 변경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도시 외곽도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도심 건립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2019년 데이터센터를 경기도 용인시에 세우려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세종시로 거점을 옮겼다.
SK에코플랜트는 선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 반대로 인천 부평구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공사를 일시 중단됐다. 또 GS건설이 경기 고양시에 세우려던 데이터센터는 인허가까지 완료했으나 착공하지 못했고, 효성그룹이 경기 안양시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는 아예 무산됐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에는 데이터센터 고압선에서 전자파가 방출될 것이란 우려가 깔려있다. 센터 디자인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제조업과 달리 고용 창출 효과가 미미한 것도 기피 요인이다. 특히, 비대위원회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15만 4000볼트(V)의 특고압선이 구래동 일원에 깔릴 경우, 전자파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래동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비대위는 데이터센터가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다른 위치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는 넓은 자리, 주민 수가 적은 동네, 학교 앞이 아닌 곳에 지어야 한다”며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주민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자파 영향은 미미하지만 정부가 전자파 방출 경로나 무분별한 전력 소비가 문제가 되지 않게 건립 전부터 정밀하게 평가를 해야한다”며 “무엇보다 'AI 산업 발전 비전' 제시를 통해 센터 인근 주민들을 설득하고 최적의 장소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