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세계 경제는 나라 간 물건이 오고 가는 시대였다. 우리나라도 물건을 내다 팔아서 큰 성공을 거뒀다. 국가 간의 교역은 경제의 뿌리였고, 수출입 실적은 성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그러나 앞으로 양상이 달라질 것 같다. 물건이 아닌 투자와 사람이 오고 가는, 곧 자본과 인재의 이동이 국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결정적인 지표가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미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기로 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은퇴할 만한 나이의 사람을 보내기보다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보내 실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젊은 인재들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으되 그걸 미국이 우리의 젊은 인재를 빼앗아 간다고 비난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 됐다. 정말 뛰어난 인재라면 억대 연봉에 자녀 교육을 보장하는 미국행을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이 점을 일찍부터 간파한 사람은 삼성의 고 이건희 회장이었다. 그는 수십 년 전, 유능한 인재를 미국, 인도, 브라질 등 해외로 보내 1년 동안 일 안 해도 좋으니 그 사회를 배워 글로벌 문화를 익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지역 전문가가 여러 명 나왔었고, 그 사람들이 삼성이 성공하는 데 이바지한 바가 많았다. 그런데 그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청정에너지 장관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가 연계 개최되는 '에너지슈퍼위크'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부산 벡스코·누리마루 일대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과기정통부, 농식품부 등 범부처가 협력해 준비했고, 한국이 APEC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에너지 의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행사에는 40여 개국 정부대표단과 65개 국제기구·단체, 글로벌 기업인 등 주요 인사 1,300여 명이 참석하고, 540여 개 기업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는 한국 정부와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은행이 공동 개최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해 개막을 알리며, IEA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 마이크로소프트 미셸 패트론(Michelle Patron) 에너지 정책 총괄 등 세계 에너지·기후 분야 핵심 인사들이 연단에 선다. 행사 기간 12개의 글로벌 컨퍼런스가 열리는데, 이 중 4개는 IEA,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가 직접 주도한다. 또한 MS, 구글, NVIDIA, GE 등 글로벌 빅테크가 참
국제정치 뉴스에 묻혀 잘 모르고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미국에서 건강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2024년 대선에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캠페인으로 촉발된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은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다. 건강한 음식, 몸과 마음, 일상과 정책을 아우르며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쓰나미다. 특히 초가공식품에 노출되어 있고 과도한 약물 처방이 심각한 아이들의 건강 위기를 중심으로 초당파적 연대를 통해서 이미 24개 주에서 30개 이상의 MAHA 관련 법안을 발의해 대형 식품업체와 기업들이 화학첨가물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바꾸고 있다.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의 아들인 케네디 주니어는 40년 넘게 식품, 제약업계에 맞서온 활동가이자 정치가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제 주요 임무는 미국의 만성질환 유행을 역전시키는 것”이라면서 “건강은 정치적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되며 민주당 아이나 공화당 아이는 없다. 모두 우리 아이들이며 우리는 그들을 건강하게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후위기 시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물은 생명과 직결된 자원으로, 매해 반복되는 가뭄과 폭염, 그 외 집중호우 등 물 재해를 예방하려면 실효성 있는 '통합물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수량, 수질, 수생태계 보호 등 각각 분산된 방식으로 물을 관리해 왔으나, 제도 간 충돌과 행정의 비효율성으로 2018년 「물관리기본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정책의 간극이 존재하고 기후위기 시대의 홍수·가뭄·수질 악화 등 복합적 위기에 대한 대책이 과제로 남아있다. ◇물 흐름 조절하고 관리, 더욱 중요해져 정부는 '물관리기본법' 제정 이후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수립 등 통합물관리의 제도적기반을 다져왔다. 하지만 물순환 불균형 심화·지역간 물 수급 갈등·유역 거버넌스의 한계, 지방의 실행·재정 역량 부족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상존한다. 여기에 기후위기의 심화로 수자원의 불확실성과 재난 발생 위험이 급격히 커지면서,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체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통합물관리 7년의 성과와 정책대안’ 토론회에서는 물을 환경의 요소로만 볼 게 아니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1호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터빈 발전기 가동이 긴급 중단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신고리 1호기 상업운전을 맡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가 화재 등 중대한 사고가 아닌 통상적인 고장으로 본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화재 등 중대한 사고로 원안위에 정식 보고되면, 조사단이 파견되는 등 정밀한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21일 소방 당국과 한수원에 따르면, 이날 3시 50분쯤 원전의 터빈 발전기 부품인 여자기가 고장나면서 연기가 발생했다. 여자기는 터빈 발전기가 작동하도록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로, 고장난 직후 발전기는 사고 예방을 위해 가동이 자동 정지됐다. 여자기에서 나던 연기도 터빈 발전기가 가동을 멈춘 뒤 자연스럽게 멎었다. 사고 직후 제어실에 있던 직원이 경보를 울리며 자체 소방대, 외부 소방서에 차례로 신고했고, 신고 직후엔 소방 차량 24대가 출동했다. 현장에서는 연기가 발생한 흔적 외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수원은 발전기 전반에 대한 진단에 들어갔지만, 이번 사고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사고가 원안위
김민석 국무총리는 22일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고, RE100전용 산업단지를 신속히 조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탄소중립 녹색성장 글로벌 협력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대기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해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며 “산불,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도 매우 극심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새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대전환을 이뤄서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함께 달성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대한민국 전역을 연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탈탄소 기술과 신산업 발달을 촉진하는 환경친화적 경제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대한민국 정부는 2021년에 그린뉴딜 공적개발원조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그린 ODA를 지속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며 “대한민국 기업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탈탄소 솔루션 제공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총리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총회에 맞춰 각국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포함한 기후 대응계획을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HD현대는 22일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빌 게이츠 회장 및 테라파워 경영진과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를 위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정 부회장과 빌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지난 3월 미국 회동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HD현대와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테라파워가 개발한 ‘나트륨 원자로’는 에너지 저장 기능을 갖춘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의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로, 높은 열효율과 안전성, 기존 원자로 대비 40% 적은 핵폐기물 용량 등 현존하는 SMR 가운데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는 SMR 분야 기술 및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테라파워에 나트륨 원자로의 주요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기존에 체결한 MOU를 통해 나트륨 원자로의 글로벌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공급망 확대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구현을 위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북상하던 제12호 태풍 ‘링링’이 한국 기상청이 예측한대로 열대저압부(TD)로 약화하면서 소멸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올해 태풍 상륙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됐다. 기상청은 22일 태풍 링링이 새벽 3시쯤 일본 가고시마 동북동쪽 90km인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됐다고 발표했다. 전일 오전 9시쯤 링링이 가고시마 서북서쪽 100km인근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하며, 등장한 지 하루 만에 소멸한 것이다. 지난 18일 오키나와 남남서쪽 440km 인근 해상에서 제28호 열대저압부가 최초 관측된 이후 일본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태풍 링링으로 발달하며,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반면 한국 기상청은 애초에 링링이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22일 오전 3시 기준 링링의 중심은 일본 가고시마 동북동쪽 약 90㎞ 부근 육상 지점을 이동하고 있었고, 중심기압은 1006hPa였다. 링링의 최대풍속은 초속 15m로 태풍 기준인 초속 17m를 밑돌았다. 이동속도는 시속 14km로, 동북동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상태로 관측됐다. 초 한국 기상청은 태풍 링링이 제주 남쪽 해상까지 북상한 뒤 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