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통상 압박이 동시에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는 최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에너지 시장과 수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국회에서도 ‘중동 사태 및 대미 관세 협상 대응’을 주제로 하는 간담회가 두 차례나 열렸다. 하나는 지난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주요 기업·경제단체가 참석한 간담회이며, 또 하나는 같은 달 4일 한미의원연맹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초청해 진행한 통상 현안 간담회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에너지·수출·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치권과 산업계 전반에서 공유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미사일 공습이 이어지고 양측 간 전면전 가능성과 함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회 간담회에서는 현재 중동 해역에 한국 상선·유조선 40여척과 선원 186명이 체류 중이며, 중동 지역에는 1만7000여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 공유됐다. 교민 안전과 해상 물류 리스크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 호르무즈 긴장에 유가 출렁...에너지 안보·수출 충격 현실화 이 같은 상황에 정치권은 중동 위기를 단순한 외교·안보 이슈가 아니라 국내 물가와 산업, 수출 전반을 흔들 수 있는 경제 변수로 보고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5일 열린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협상 간담회’에서 “최근 주식시장과 환율, 유가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국민들의 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와 수출 안보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중동 위기가 확산될 경우 한국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에너지 공급 충격이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경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국제 유가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날 국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발생한 뒤 6일 만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1%, 두바이유는 12%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대외 변수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물가와 무역수지, 산업 경쟁력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국 수출은 0.4%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생산비용 상승이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 정유, 해운, 철강, 항공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한다. 조정식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은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면 물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동 위기는 에너지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과 프로젝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대중동 주요 7개국 수출 규모는 136억8600만 달러(20조원) 수준이다. 중동 정세가 악화될 경우 건설·플랜트·자동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원전, 스마트시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등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100조원 규모의 협력 프로젝트 역시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美 관세 변수까지 겹쳐...대미투자특별법·공급망 대응 속도전 중동발 충격이 에너지와 물류 비용을 밀어 올리는 변수라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는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과 투자 전략을 흔드는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재계는 이 두 축의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만큼 통상 대응과 입법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의원연맹 간담회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통상 환경을 설명하며 최근 미국이 무역법 122조, 301조, 232조 등 다양한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통상 권한이 의회에 있기 때문에 상원과 하원의 입장이 관세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여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책 의도를 미국 측에 정확히 설명하고 오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산업계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응 카드 가운데 하나는 대미투자특별법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우리 기업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별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특정 품목에 선별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는 관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회 논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관세 영향으로 이미 7조2000억원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평가된다. 특별법은 미국 투자 확대와 통상 협력 강화, 전략 산업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국회는 오는 12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산업계 역시 법안이 한국의 대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정책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단순한 지정학 리스크가 아니라 세계 경제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중동 사태는 단순한 불확실성을 넘어 세계 경제 흐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 물류 비용 및 환율 변동, 미국 관세 및 비관세 장벽 확대 등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과 산업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가 단일 요인이 아니라 지정학·에너지·통상 압박이 결합된 구조적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밖에 주요 대응 과제로는 대미투자특별법 조속 처리,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중동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수출기업 금융지원 확대, 국회·정부·기업 공동 대응 체계 구축 등이 제시됐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다시 ‘지정학 프리미엄’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발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핵심 통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돌을 넘어 장기적인 지정학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이 해협 봉쇄나 역내 미군 기지·유전시설에 대한 비대칭 공격을 확대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지정학적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유가는 이미 ‘지정학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 구조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 전 세계 ‘에너지 병목’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폭이 40km에 달하는 좁은 해협이지만,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2000만 배럴 안팎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20%, 해상 운송 기준으로는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원유 수출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해 이뤄진다.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중국·일본 역시 중동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 세계 원유 생산 기준으로 보면, 이들 페르시아만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0% 안팎을 차지한다. 즉 해당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심화될 경우 공급망 충격이 단순한 해상 운송 문제가 아니라 세계 생산 구조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된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수송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와 UAE가 일부 원유를 홍해나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우회 수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지만, 전체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 트럼프 “가격 상승 신경 안 쓴다”...엇갈린 메시지 다만 이번 중동 사태가 실제 장기적인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국제 상선과 유조선을 미군이 호위하고, 원유 수송 선박에 보험 및 금융 보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며 해상 수송 안전 확보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며칠 뒤에는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발언해 시장에 엇갈린 메시지를 보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군사 작전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사태가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지금 가격 상승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글로벌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4.01달러(4.93%) 상승한 85.41달러를 기록했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6.35달러(8.51%)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로 마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원유 가격 모두 202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유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산유국 증산 여력 변수...저장 능력은 제한적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지 여부는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능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은 일정 수준의 증산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가 급등을 완충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이란 공습 이후 세계 5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이 지연됐고,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만 연안 주요 산유국(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이라크)이 보유한 원유 저장 능력은 총 1억 배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들 저장시설도 3주에서 최대 1개월 정도면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경우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인해 산유국들이 이라크처럼 생산량을 줄이는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장기간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전쟁의 향방과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봉쇄 기간이 우리 경제에 미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물가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 중에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10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학교민원대응기구 설치 근거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43건의 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처리한 주요 법률안은 장애인 학생 등을 위한 교과용 도서를 적시에 제작·보급하도록 하고 학교 민원 대응기구 설치 근거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육감선거에 관하여 '공직선거법'의 '딥페이크영상등을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다. 또, 폐교 활용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는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한국보육진흥원'의 기관명칭을 '한국영유아보육·교육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등도 의결됐다. 이날 의결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교육위원회는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한국학중앙연구원 등 10개 기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현안 질의도 실시했다. 아울러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해선 △AI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 필요 △이란 전쟁과 관련하여 현지 학교 학생 등의 안전 확보 여부 △영어조기사교육의 문제점과 독서교육의 필요성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견제 및 제도 개선 필요 등에 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대해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협의회의 김낙년 원장에 대한 사퇴요구 △연구원의 비정상적인 운영 실태 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국내 선박들에 한국해양대학교 및 목포해양대학교 실습생 10여 명이 민간 선박에 승선 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과 관련해 “학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해양수산부, 해당 대학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수출 둔화에 대비한 선제적 재정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보통 위기 상황이 도래하면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워지고 상류층은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유류세를 깎아주는 만큼의 재원으로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자층을 지원하면 양극화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와 관계 부처는 최근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에너지 가격 상승 대응과 산업·수출 지원을 포함한 추경 편성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와 기업 비용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실제 봉쇄나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경이 편성될 경우 △유가 상승 대응 △에너지 공급 안정 △수출기업 지원 △취약계층 물가 지원 등이 주요 사업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제 부처 내부에서는 에너지 수급 안정과 산업 경쟁력 보호가 핵심 정책 목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부는 국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서민 생활과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연장, 에너지 바우처 확대, 중소·중견 수출기업 금융 지원, 원유 비축 확대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추경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도 예상된다. 국가채무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확대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경이 필요하더라도 규모와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추경 논의가 단순한 경제 대응을 넘어 정치적 의미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향후 경제 정책 신뢰도와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9일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AI 국민비서 시범 서비스 개통식’에서 행정안전부와 공동 구축한 공공서비스 에이전트 ‘AI 국민비서’를 공개했다.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를 기반으로 한 이 서비스는 행정 정보와 생활 서비스를 대화형 방식으로 제공해 이용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I 국민비서’는 공공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AI 기반으로 지원한다. AI 국민비서를 통해 이용자는 주민등록표 등본,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 등 100여종의 전자증명서를 조회·발급·제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 메인 ‘마이’ 탭에 마련된 AI 국민비서 버튼을 통해 전자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며, “등본 발급해줘”와 같은 자연어 입력만으로 필요한 서류 안내와 정보 확인, 발급 및 제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절차가 구현됐다. 또 AI 브리핑 기술이 적용돼 증명서 종류의 차이, 발급 수수료 등 이용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즉시 제공하고, 답변의 출처까지 함께 제시해 신뢰도를 높였다. AI 국민비서는 공공시설 예약 서비스도 통합 제공한다. 공공시설 예약 서비스는 행정안전부 ‘공유누리’와 네이버 플레이스가 연동돼 제공된다. 전국 1200여개의 체육시설과 회의실 등을 검색하면 예약 가능 일정, 이용 요금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예약 변경과 취소도 간편하게 처리된다. 예약 완료 후에는 시설 위치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인근 맛집 추천 기능도 제공된다. 네이버 플레이스의 리뷰 데이터와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공공시설 이용 이후 주변 상권 정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이용 경험을 확장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통합 에이전트 ‘AI 탭’과의 연계를 통해 공공서비스 제공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사용자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 필요한 공공서비스가 적시에 제공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디지털 서비스 개방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AI 기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안전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공공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가 EQE 및 EQS 전기차 상당수 모델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 배터리 셀이 탑재됐음에도 이를 누락·은폐한채, 마치 모든 전기차량에 CATL 제품이 탑재되는 것처럼 ‘차량 판매지침’(EQ Sales Playbook, 이하 판매지침)을 만들고 이를 딜러사들에게 배포해 판매 영업에 활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가 적발됐다. 벤츠는 지난해 상반기 수입차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BMW에 이어 판매량 2위를 달성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으로 판단, 시정명령·공표명령·과징금 112억3900만원 부과하고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 모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게 된 배경은 앞서 널리 알려진 2024년 8월 ‘인천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공정거래위는 해당 사고 차량의 배터리 셀이 당초 알려진 CATL 제품이 아닌 파라시스 제품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며 이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수십여명이 대피하고, 100여대 이상의 차량이 전소됐다. 벤츠는 2023년 6월, EQE·EQS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포함한 ‘EQ Sales Playbook(판매지침)’을 제작해 전국 딜러사에 배포했다. 그러나 이 지침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고, 대신 CATL의 기술력·시장점유율·우수성만 강조됐다. 소비자가 배터리 제조사를 문의할 경우 CATL의 장점을 강조해 안내하라는 지시까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EQE 6개 모델 중 4개, EQS 7개 모델 중 1개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돼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이미 2021년 독일 본사로부터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전달받아 파라시스 탑재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고의로 누락했다. 파라시스는 2021년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이력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벤츠 EQ 전기차에만 탑재되고 있다. 반면 CATL은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로 기술력·인지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공정위는 “배터리 셀 제조사는 전기차 구매 결정에 핵심 요소”라며, 벤츠가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은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벤츠는 해당 판매지침을 딜러사 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지시했고, 딜러사는 계약상 벤츠가 제공한 자료 외의 홍보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딜러사조차 파라시스 탑재 사실을 모른 채 소비자에게 CATL 배터리가 들어간 것으로 안내하며 차량을 판매했다. 그 결과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국내에서 약 3000대가 판매됐고, 판매금액은 2810억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공정위에는 ‘CATL 배터리로 알고 구매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90건 이상 접수됐다. 공정위는 벤츠 독일 본사 역시 단순한 묵인이 아니라 적극적 가담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본사는 △벤츠코리아가 본사에 보고한 판매지침 내용을 승인했고 △이를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국가에도 전파했으며 △벤츠코리아가 내부 교육 플랫폼에 게시하도록 허용한 점 등을 근거로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은폐한 첫 제재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조사가 딜러사를 ‘수단·도구’로 활용해 소비자를 기만한 경우에도 제조사가 직접 책임을 진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외에도 공표명령을 부과해 벤츠가 언론에 제재 사실을 공개하도록 했다. 향후 피해 차주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번 제재가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현재 불공정거래 과징금 상한을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 유사한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벤츠는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이후 파라시스 탑재 모델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비자 기만 및 불공정 사건이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바닷속에는 ‘우렁쉥이’라는 생물이 있다. 흔히 술안주로 즐겨 찾는 ‘멍게’다. 이들은 굴이나 산호처럼 평생 한 곳에 달라붙어 고착 생활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유년기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우렁쉥이 유생은 올챙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척삭과 신경관, 그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원시적인 뇌와 눈이 존재한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뱃속에 품고 태어난 난황의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하는 이틀.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렁쉥이 유생은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신이 평생 머물러야 할 안식처, 즉 단단한 바위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과업이 완료되어 마침내 평생의 안식처에 안착하는 순간, 우렁쉥이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뇌와 척삭을 소화해 먹어 치운다.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 뇌부터 소화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가 사라진 후에 비로소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뱉어내는 출수공이 생긴다. 이제 우렁쉥이는 죽을 때까지 바위에 붙어 입만 벌린 채, 흘러들어오는 플랑크톤을 수동적으로 걸러 먹으며 평생을 보낸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Daniel Wolpert)는 이 우렁쉥이의 일생을 언급하며 “뇌는
2026-03-09 편집국 기자
유튜브 플랫폼 역사상 가장 가장 빠르게 성장한 채널은 미국의 ‘미스터비스트(MrBeast)이라고 불리는 지미 도널드슨(Jimmy Donaldson)이 운영한다. 그의 메인 채널 구독자는 약 3억 명 이상이고, 여러 언어 채널과 보조 채널까지 4억~5억 명 수준의 구독자를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 인구보다 많고 세계 최대 방송사 몇 곳을 합친 시청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선 영상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초콜릿 브랜드, 패스트푸드 체인 등을 운영하는 그는 유튜브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개인 미디어 권력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은행과 유사한 금융 앱인 스텝(Step)을 인수해 금융사업까지 뛰어들었다고 한다. 금융 앱, 스텝(Step)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카드 사용과 저축, 신용 관리 등을 쉽게 경험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특히 부모의 계좌와 연동해 안전하게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사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는 투자나 신용, 돈 관리에 대해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릴 때 갖지 못했던 금융 교육의 기반을 다음 세
2026-03-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오늘의 이란 사태를 이해하려면 ‘왜 자원 부국이 어떻게 어려운 길로 들어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흔히 이란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병’이다. 천연자원 수출이 급증하면서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제조업과 농업이 약해지며 경제 구조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네덜란드에서 1960년대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나타난 경제 현상에서 유래했다. 이란 역시 석유라는 축복 속에서 비슷한 함정에 빠졌다. 1970년대 이란은 겉으로 보기에 번영의 나라였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외화가 유입되었고, 수도 테헤란에는 고층 건물과 현대식 도로가 들어섰다. 당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 중동의 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것이 ‘백색혁명’이었다. 백색혁명은 토지 개혁, 여성 참정권, 교육 확대 등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개혁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지 개혁은 농민에게 충분한 생산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고, 많은 농민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도시로 떠났다. 이들이 도시 변두리에 모여 살며 거대한 빈민층을 형성해 나중에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특히 석유에서 나온 돈은 사회 전체로 퍼
2026-03-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보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오래된 기억 하나가 되살아난다. 이란 혁명 10주년 행사에 이란 정부 초청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하여 군 수송기를 타고 이란의 유전과 남쪽 도시를 방문했었다. 당시 거리에는 호메이니의 초상, 혁명수비대의 행진, 그리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혁명의 자부심과 피로감, 종교적 열정과 세속적 욕망이 한 도시의 공기 속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 자 뉴욕타임스에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고한 관련 칼럼은 복합적인 이란을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고 했다. 종교, 석유, 부족 정치, 강대국 정치가 모든 주요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차라리 체스나 두는 게 나을 거라고까지 했다. 또 테헤란의 성직자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이번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테헤란 신정정권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위
2026-03-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결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무기징역은 법정 최저형으로 국민의 법 감정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언의 신빙성, 절차적 공정성 등에 의문이라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어떤 판결이든 의견이 둘로 갈라지는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논쟁은 다 시 진영의 언어로 굳어가리라. ‘세상사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법도 한데 이번 재판을 지켜보며 유독 한쪽이 쓰렸다. 왜 그랬을까? 분열에 익숙해져서거나 재판이라는 제도가 갈등을 잠재우는 마지막 판결문이 되어 공동체를 설득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1심 판결이 나온 후 필자는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해 약 2000년 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를 떠올렸다. 노예였다가 주인으로부터 풀려나 철학자가 된 그는 로마 제국, 특히 스토아 철학이 크게 번성하던 때 활동했다. ‘세상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라’고 가르친 그의 철학적 힘을 빌리면, 세상의 저울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느낌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2026-02-28 윤영무 본부장 기자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