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과 물가 3% 이내 관리를 골자로 한 하반기 경제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체납 세금 징수를 강화해 재정을 확보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부채 탕감을 확대해 민생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한 가짜뉴스 대응 시스템 구축도 핵심 과제로 수행한다. 이 대통령은 15일(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의 업무를 보고받고 경제·금융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 신속 마련 이 대통령은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초의 제도 도입이나 이런 것들이 가끔씩 부작용 측면 때문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들이 없을 순 없는데, 그런 건 신중하게 하도록 하라"며 "반드시 필요한 조치는 저항이 있더라도 신속하게 도입하고, 그중에 논란이 있는 부분은 신중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레버리지 ETF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면서도 "돌덩이가 돼 버린 건 골라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며 "저항 때문에, 그래도 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자본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최근에 많이 당하고 계신 것 같던데..."라며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직접 언급했다. 이에 이 원장은 "시장 관리자로서 그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후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재 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지난 10일 "F4(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회의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서 보완 필요성이 있으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정상화와 선진화를 핵심 국가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선진국 가운데 이렇게 부동산에 매달리는 나라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용 자원이 부동산에 묶이면서 자원 배분도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자본시장 관련 입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불발된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가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상승세를 보였는데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면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정책 뒷받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비정상을 정상으로...담합·체납 과감히 바로잡아야 재정경제부 업무보고에서는 시장 질서 확립과 체납 징수 강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는 비정상이 정상처럼 굳어진 일이 너무 많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대표적인 사례로 정유업계를 언급하며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 석유제품 가격은 미리 올리고,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가격을 잘 내리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이런 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몇 몇의 이익 때문에 국민 경제 전체가 피해를 보는 일이 방치돼 왔다"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체납 세금 문제를 지적하며 "국세와 세외수입 체납액이 백수십조 원에 이른다"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한시적으로 인력을 늘려서라도 체납 징수와 시장질서 확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생산적인 공공 일자리는 늘릴수록 좋고, 일이 마무리되면 인력을 조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업무보고에서 국세뿐 아니라 세외수입까지 관리하는 '통합 재정수입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6월 30일 경찰 과태료 체납자들에게 국세청이 관리한다는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자 하루 12억 원 수준이던 납부액이 38억 원으로 늘어 경찰청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물가 3% 이내 관리...역대 최대 할인행사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7~8월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농할상품권 발행 규모를 월 200억 원대로 확대해 11월까지 매달 발행한다. 또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안 동결하고, 등유와 LPG를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에는 겨울철 지원금을 14만7000원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 3대 메가프로젝트·청년 투자 확대 정부는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특별법에 국유지 수의계약 허용과 국유재산 사용료·대부료 감면 규정을 담고, 전력망 구축과 산업단지 개발 등 공공기관 투자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늘어난 세수는 청년 전주기 지원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랜드마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기획예산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의무지출 10% 감축을 골자로 한 재정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청년의 재교육과 일경험 확대, 주거안정,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적극적 복지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또 내국세와 연동되던 교육교부금을 경제 상황 및 학령인구 변동에 맞춰 개편하고, 기초연금은 저소득 노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고용보험기금은 무급휴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건강보험은 지역 필수의료 보상 체계와 연계하여 추진한다. ◇ 부정부패 신고, 직업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방안을 언급하며 공익신고 활성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직업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국가 환수 금액의 약 30%를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전문적인 신고 행위를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부정 수급에 대한 경각심 부족을 지적하며 참여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고의적인 부정수급 기업에 대해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거나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수준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 실수일 경우는 시정기회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가짜뉴스, 적대·갈등 키워...팩트에 기반해 반론하는 시스템 구축해야 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는 AI 기반 팩트체크 시스템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가짜뉴스가 공동체를 파괴할 정도로 적대와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영향력이 큰 허위정보를 즉시 분석하고, 팩트에 기반해 반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연평부대 방문 시 사용한 총기 관련 언론 보도를 언급한 뒤 "17만 명에게 보급된 총기를 마치 대통령만 사용하는 최신 장비처럼 보도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즉각적인 팩트 체크가 가능했다면 그런 허위 보도는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은 거대 언론사 하나의 문제기도 하지만, 유튜브라든지 온 동네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며 "데이터처의 역할이 그런 사회 질서 훼손에 대응하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내년 중 AI 기반 팩트체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데이터처를 "대한민국 데이터 최고책임자(CDO)로 규정하며 국가 데이터를 총괄하는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도한 연간 2천만 건이 넘는 민원에 인공지능 대응으로 사실 여부를 판별해 대응하면 국민 불안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빚 때문에 인생 망치는 일 없어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부채 탕감 정책 확대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은 파산과 면책을 통해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전체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이 제도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하며 "몇천만 원 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취업도 못 하고 경제활동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덕적 해이 우려와 관련해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누가 몇천만 원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기를 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 젊은 이성 옆자리 앉히는 문화 이제 없어져야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며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조직문화 개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술 먹고 노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젊은 이성을 옆자리에 앉히는 일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이성을 노리갯감처럼 취급하는 생각 자체가 인격 모독"이라며 "그런 문화는 이제 완전히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여성 소방관이 음주 회식 자리에서 남성 상사 옆자리에 앉도록 강요받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뒤 숨진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청와대가 공개 모집한 국민참여단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육부 업무보고에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참석자는 연령과 직업 등을 고려해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중 인터넷 생중계 댓글도 직접 확인하며 "국민 의견을 잘 기록하고 정책에 적극 반영해 달라"고 관계 부처 등에 당부했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요타, 파나소닉,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BYD 등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하며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리튬이온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 뛰어난 안전성, 빠른 충전 속도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다. 하지만 실제 양산 단계에서는 전고체 전해질의 계면 안정성, 리튬메탈의 덴드라이트 현상, 반복 충전 시 내구성 저하, 복잡한 제조 공정과 높은 원가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파일럿 라인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검증하며 상용화의 임계점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현재 일본의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전고체 배터리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대규모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메탈 기반의 차세대 셀 구조를 중심으로 단계적 상용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 BYD도 자국 내 대규모 실증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대표 기업들의 움직임은 차세대 배터리 시장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전략적 격전지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전고체·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 기술 경쟁과 난제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여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인 차세대 배터리다. 그러나 기술적 난제와 높은 비용 문제로 인해 현재는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리튬메탈 배터리와의 차별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에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사용하여 더 많은 리튬을 저장하는 구조다. 부피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차별화된 반응 경로 덕분에 충전 속도 향상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경쟁의 핵심은 글로벌 기업들이 구축 중인 파일럿 라인에 있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 음극 조합을 차량용 셀 수준에서 검증하고 있다. 파나소닉과의 협업을 통해 생산 공정의 안정성과 수율을 확보하며 일본의 조기 주도권 확보 전략을 이끌고 있다. 한국의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메탈과 전고체 전해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중심으로 단계적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은 완전한 전고체로의 단번 도약보다는 중간 단계 기술을 통해 안정성과 생산성을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전고체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중국 BYD는 기존 LFP 기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구조로 확장하기 위한 대규모 실증을 진행 중이다. 중국 내 공급망과 장비 국산화율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파일럿 라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파일럿 라인은 단순한 시험 생산이 아니라 기술 가능성 검증, 제조 공정 최적화, 수율 확보를 위한 전략적 실험장이자 상용화의 관문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기술적 장벽은 여전히 높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안전성이다. 리튬메탈 음극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덴드라이트(Dendrite,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온이 과도하게 침전되어 형성되는 현상)가 성장해 단락을 유발할 위험이 존재한다. 전고체 전해질 역시 균열 발생과 계면 저항 증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이 접촉하는 계면의 화학적·기계적 안정성 확보가 핵심 난제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수명과 내구성 측면에서도 고에너지 밀도 셀일수록 열화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반복 충전 과정에서 성능 저하가 누적되며 실차 적용에 필요한 사이클 수명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높은 제조 원가와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전고체 전해질 및 고순도 리튬메탈 확보 비용은 상용화를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양산 공정의 복잡도 증가와 설비투자(CAPEX) 부담까지 더해져 기업들은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기술·경제성 돌파가 승부처 차세대 배터리 경쟁은 기술적 난제와 산업 전략이 결합된 복합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파일럿 라인을 통해 상용화 임계점에 점진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향후 누가 먼저 기술적 장벽을 돌파하고 경제성을 확보하느냐가 미래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완성차 기업의 전략적 주도권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테슬라,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차세대 배터리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직접 배터리 개발·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흐름은 이러한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이들은 전고체·리튬메탈 기반의 차세대 셀을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 기업과의 합작, 자체 파일럿 라인 구축, 소재 공급망 내재화 등 다층적 전략을 병행하며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수명·원가라는 세 가지 조건은 산업 판도를 결정하는 절대 기준으로 작용한다. 덴드라이트 억제, 계면 안정성 확보, 고에너지 밀도 셀의 열화 제어, 전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의 원가 절감 등 핵심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기술은 있지만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는” 전형적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여러 기업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양산성과 경제성 부족으로 상용화에 실패한 사례는 배터리 산업에서 반복됐다. 반대로 이 세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전기차 시장의 질서를 재편할 잠재력을 갖게 된다. 안전성과 수명에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능가하고, 동시에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한 기업은 완성차 업체의 공급망 중심으로 부상하며 시장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 경쟁은 기술적 난제의 해결 여부가 곧 산업 전략의 성패를 좌우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이 세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미래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정의하게 될 것이다.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안전·수명·원가가 승부처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는 파일럿 라인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안전성, 수명, 원가라는 세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실증을 확대하는 이유 역시 기술적 허들을 넘기 위한 마지막 검증 과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향후 2~5년은 기술적 난제 해결과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속도를 좌우할 결정적인 ‘골든 타임’으로 평가된다. 이 시기에는 기술 혁신, 공급망 재편, 제조 공정 혁신, 정부 지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안전성, 내구성, 원가 경쟁력을 먼저 충족하는 기업이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쥐고 글로벌 산업 질서를 재편하게 될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난제로 ‘계면 안정성’을 지목했다. 한 책임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으로 고체 전해질과 활물질 간의 높은 접촉 저항을 낮추는 기술을 꼽았다. 특히 리튬메탈 음극 사용 시에는 전해질과의 반응을 최소화하는 균일한 보호층 형성이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보호층이 균일하지 않으면 전해질 소모와 덴드라이트 발생으로 인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제조·공정 측면에서는 높은 압력 없이도 활물질과의 계면 저항을 최소화하는 기술 확보가 상용화의 관건이다. 이 연구원은 리튬메탈 배터리의 안정적인 계면 형성과 함께, 리튬황 배터리에서 황이 전해질에 녹아드는 ‘셔틀 현상’을 억제하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셔틀 현상이 제어되지 않으면 충·방전 과정에서 황이 완전히 복원되지 않아 배터리 효율이 떨어져서다. 아울러 세계 기술 경쟁 구도에 대해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특정 국가의 독주 없이 한국(삼성SDI), 일본(토요타), 미국, 중국이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리튬메탈 배터리 역시 주요국이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리튬황 배터리는 기술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앞서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세 기술 모두 높은 생산단가와 공정 안정성 등 상용화까지 해결할 과제가 많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독일의 글로벌 음식배달 기업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하며 세계 배달 시장의 지형이 크게 변화될 양상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약 58~60%를 차지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우버 산하로 편입되며, 중동·아시아·유럽 등 DH가 보유한 주요 배달 플랫폼 역시 우버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통합되게 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버가 DH를 주당 약 41유로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DH의 기업가치를 약 125억 유로(한화 약 21조2023억7500만원)로 평가한 금액이다. 우버는 지난 5월 주당 33유로 수준의 초기 제안을 전달한 뒤 협상을 이어왔으며, 이미 DH 의결권 지분 24.99%를 확보한 상태다. 양사는 이르면 16일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버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DH 인수 사실을 확인하며, 제시한 매수 가격이 주당 41.50유로라고 밝혔다. 전체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약 148억 달러 규모이며, 우버가 기존에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실제 인수 금액은 약 137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우버는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헝거스테이션(Hungerstation), 아시아 지역의 푸드판다(Foodpanda), 헝가리의 푸도라(Foodora), 유럽·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글로보(Glovo) 등 총 50개 시장의 배달 사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DH는 우버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일부 국가의 사업을 분리해 매각하기로 했다. 터키의 예멕세페티(Yemeksepeti)와 유럽 일부 사업부는 미국계 투자회사 SSW파트너스에 약 16억 달러에 매각된다. 이는 우버이츠와 DH의 사업 중복이 큰 유럽연합(EU) 지역에서 반독점 심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사는 폴란드·포르투갈·스페인·스웨덴 등 EU 4개국에서 배달 사업이 중복되며, 우버는 최근 오스트리아·노르웨이·그리스 등 5개국에서 추진하던 배달 서비스 출시를 보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EU의 까다로운 경쟁당국 심사를 대비한 전략적 조정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DH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번 공개 매수를 만장일치로 지지했으며, 주요 주주인 프로서스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우버는 약 53%의 지분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우버가 모빌리티 및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현재 34개국인데서 향후 58개국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된다. 우버는 모든 인수 절차를 2027년 하반기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DH 베를린 본사를 유지하고 2029년까지 기존 인력을 감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향후 5년간 독일에 2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 도어대시의 영국 딜리버루(Deliveroo) 인수, 프로서스의 저스트 이트 테이크어웨이(JET) 인수에 이어 글로벌 음식배달 시장의 통합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CEO는 “두 플랫폼의 통합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더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자와 배달원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노-사 사이에서 노동자들의 승소로 결론났다. 2011년 첫 소송이 제기된 이후 10차례에 걸쳐 이어져 온 이 사건은 포스코 제철소의 원·하청 구조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는 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이번에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 아래 생산 공정에 편입돼 근무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직접 고용 의무를 확정했다. 16일 대법원 2부는 포스코 협력사 직원 378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5차 및 7-1차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포스코 소속 포항제철소·광양제철소에서 지금까지 크레인 운전, 원료 하역, 압연·제강 공정, 롤 가공, 코크스로 유지보수 등 제철의 핵심 공정을 담당해 온 노동자들이 포스코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원청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포스코가 협력사를 대상으로 평가지표를 설정하고 인사·노무·경영 전반을 관리한 점, 작업표준서에 업무 순서와 방식이 구체적으로 규정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는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까지 처음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됐다. 광양제철소 코크스 공장의 보수·관리 업무를 맡은 시오엠테크 소속 노동자 18명에 대해 대법원은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포스코를 위한 근로에 종사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포스코 사내하도급 소송에서 ‘하청의 하청’까지 직접 고용 대상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이 판결은 기업의 직고용 범위가 생산공정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모든 협력업체 직원이 직고용 대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담당한 포스코엠텍 소속 직원 4명에게는 원심에서 내려진 패소 판결이 유지됐다. 대법원은 포스코가 생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포장 규격 등을 공유하긴 했지만 이는 구속력 있는 명령이 아닌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며, 포장 공정이 생산 라인과 분리돼 작업 속도 조절 재량이 있다는 점을 들어 적법한 도급 관계라고 판단했다. 또 정년을 넘긴 일부 원고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포스코 사내하청 불법파견은 제철 공정 특성상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구조에서 이뤄진 논란이다. 공장은 24시간 설비를 가동해야 하고 공정별 직무 편차가 큰 제철소에서는 원청·하청이라는 이중 구조가 고착됐다. 그러나 협력사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포스코의 지시를 받는 불법 파견이라며 2011년 첫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관련 소송이 잇따르며 갈등이 장기화됐다. 대법원은 2022년 1·2차 소송에 이어 올해 4월 3·4차 소송에서도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1177명이 참여한 8~10차 소송은 1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후속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앞서 올해 4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상생 방안을 발표하며 소모적인 개별 소송 대응을 멈추고 원·하청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현재 구조가 불법 파견이니 직고용하라는 대법원의 판단은 명확했다”며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까지 포함된 판결은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도급으로 위장해 사용해 온 관행이 파견법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가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과 비용 상승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6년 7월)'에서 올해 국내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2분기 성장률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효과와 양호한 수출 흐름에 힘입어 기존 전망(전기 대비 0.2%)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면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경제 역시 견조한 인공지능(AI) 투자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AI 관련 교역 확대가 세계 교역 증가를 견인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경기도 AI 활용 확대와 관련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확장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향후 투자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도 여행 관련 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4%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와 비용 충격의 파급 효과가 이어지면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성과 여름철 이상기후,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이 향후 물가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 건전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컴퓨터 저장장치(SSD)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유례없는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수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환율 영향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둔화되면서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경기, 국제 유가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는 상당히 큰 것으로 평가했다. 고용은 취업자 증가 규모가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되겠지만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전쟁 영향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내수 개선과 돌봄 수요 확대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 고용도 하반기부터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경제 전망의 주요 변수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AI 투자 흐름을 꼽았다. 특히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강화될 수 있지만, 투자 조정이 발생할 경우 성장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경남 산청군의 기록적인 집중호우 이후 1년이 지났으나 수해 이재민 상당수가 여전히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그린피스가 발표한 '2025 산청 수해 실태조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수해 4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이재민의 50%가 소득 회복을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90%가 경제활동 피해를 호소했으며 이중 34%는 소득 회복률이 10% 미만에 그쳤다. 소득이 30~50%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응답은 20%, 10~30% 수준은 14%였다. 이재민의 경제활동은 농업(72%)과 상업·서비스업(9%)이 대부분이었으며, 소득 형태는 자영업(77%)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비닐하우스와 상가 등 생계 기반 시설 자체가 파손되면서 자력 복구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소득 회복도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심리적 피해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형 사건충격척도(IES-R-K) 조사 결과, 이재민의 69%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전체의 55%는 '심각' 또는 '매우 심각' 수준으로 나타나 이재민 절반 이상이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기관의 정보 제공 부족도 주민들의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재민의 78%는 복구 지원금 산정 기준을 모른다고 답했고, 민간 성금의 규모와 배분 정보를 모른다는 응답은 94%에 달했다. 또 민간 성금 배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92%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복구 계획이나 피해 평가 결과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19건이었으며, 정보 전달을 이장이나 이웃 등 비공식적인 구두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정보 부족은 주민 간 갈등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구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응답은 33%, 갈등 해결을 포기했다는 응답은 26%였다. 갈등 원인으로는 정보 부족(30%), 불충분한 피해 지원(26%), 지원 배분의 불합리성(23%) 등이 꼽혔다. 응답자의 33%는 안전한 마을 조성을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재난에 안전한 마을 조성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도로와 상수도, 폐기물 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확충 요구도 이어졌다. 강성원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산청 수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아직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또다시 여름철 수해 위험을 맞고 있다"며 "정부의 재난 대응은 여전히 사후 단기 복구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기후재난을 고려한 사전 대비 체계와 중장기 회복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내린 집중 호우로 전국에서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1조848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산청에는 나흘 간 793.5㎜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하천 범람이 잇따르면서 2천855명이 대피했으며, 사망 14명과 실종 1명, 중상 4명 등 전국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기업에는 계획이 필요하다. 연초에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분기마다 목표를 점검하며, 하반기가 시작되면 전략을 다시 조정한다. 어떤 시장을 공략할지, 어떤 제품을 키울지, 어떤 고객을 우선할지, 어떤 비용을 줄이고 어떤 투자를 이어갈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계획 그 자체가 아니다. 계획은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하지만, 성과는 결국 현장에서 움직일 때 만들어진다. 전략은 실행될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장에 적용해 보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때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인력과 자금이 제한된 상황에서 작은 판단 하나도 매출과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정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완벽한 계획보다 실천 가능한 행동을 먼저 정하고, 시장의 반응을 보며 방향을 조정해 가는 힘이 중요하다. 기회는 준비가 끝난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향해 움직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시장은 기업이 준비를
2026-07-12 편집국 기자
이번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세상이 얼마나 평평해졌는지 새삼 실감했다. 예전에는 몇몇 축구 강국만이 세계 무대를 지배했으나 이제는 다르다. 결정적인 골잡이 스타플레이어와 이들을 돕는 팀워크를 앞세운 나라들이 두각을 보였다손 치더라도 경기가 계속될수록 이들팀이 의외의 팀에게 무너지거나 역전승으로 기사회생해야만 했다. 특히 강팀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한 역습을 펼치는 나라들의 경기를 보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많은 선수가 유럽과 세계 각국의 리그에서 국적이 아니라 실력으로 경쟁하며 성장했다. 그럼으로써 축구의 국경은 점점 낮아졌고,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인적 교류는 세계를 하나의 운동장으로 만들었다. 이는 경제와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 산업과 조선, 반도체, 방산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인 무역 국가로 성장했다. 최근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세계 네 번째 기록이며, 이대로 간다면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과 세계 수출 4위 진입도 기대되고 있다. 기술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국제 경쟁에서는
2026-07-09 윤영무 본부장 기자
정부가 지난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3대 분야에 정부는 1500조원을 투자하겠다면서 AI강국으로 한반도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과 SK가 투자하겠다는 4755조원을 생각하면 그 숫자에 압도당할 만하다. 국토를 새롭게 할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가 얼마만큼 실행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사회의 대변화를 촉발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그렇다면 AI시대에 복지는 어떻게 변할까? 저부담, 저복지로 인해 세계 최고의 자살율 국가, 세계 최저의 출생율을 기록하는 이 국가에서 여전히 AI강국은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AI가 만들어갈 거대한 프로젝트도 필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함께 가는 AI복지도 중요하다. ◇ 현장에서 시작한 AI복지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산자락이 집을 에워싼 조용한 마을. 이 마을에는 하루에 버스가 네 번 다닌다. 77세 이복순 씨는 눈을 뜨자마자 거실 스피커에 말을 건넨다. "복순 씨, 오늘 혈압약 챙겼어요?" 기기가 먼저 물어온다. 짧은 대화가 10킬로미터 떨어진 생활지원사 박 씨의 태블릿에 기록된다. 경기도가 2024년 6월 전국 최초로 조성한 'AI 시니어 돌봄타운'의 일상이다. 이
2026-07-08 편집국 기자
수확을 앞둔 곳곳의 양파밭이 트랙터로 갈아엎어졌다. 가격이 폭락하자 농민들이 최저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며 밭을 갈아엎는 투쟁에 나선 것이다. 전남 무안, 전북 완주, 경북 김천, 경남 함양 등지에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양파밭 갈아엎기 투쟁을 벌였고, 언론은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으로 양파 가격이 평년보다 30% 이상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한국 농업의 오래된 모순이 재차 드러난 장면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소비자는 고통받고, 가격이 폭락해 농민은 밭을 갈아엎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럴수록 정교하게 작동해야 할 생산과 유통, 소비 연결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 흔들리는 먹거리 체계 한편, 지금 세계의 먹거리 체계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기후위기는 농업 생산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폭염, 가뭄, 집중호우, 병해충 증가는 농산물 생산량과 품질을 저해하고, 이는 곧 장바구니 물가와 식량안보 문제로 이어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변화가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농식품 시스템 역시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위기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면서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즉 기후위
2026-07-06 편집국 기자
둘째 아들 결혼식에서 나는 울었다. 주례사가 없는 대신 3분 안에 덕담해달라는 녀석들의 부탁을 받았다. 원고를 미리 준비했다. "너희도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되어 봐야 한다…" 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그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르면서 그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목이 메었다. 나를 공부시키겠다며 편안한 교편생활을 접고,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오신 아버지. 아버지는 가기로 예정된 기업의 간부 자리가 무산되고 온갖 사업을 벌이시다가 내가 군대에 간 사이에 과로로 쓰러졌다. 그 뒤 10년간 병석에서 고생하시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 길지 않은 삶을 생각하는 순간, 아들의 결혼이라는 가장 기쁜 날에 내 안에서 오래 잠자고 있던 시간이 갑자기 깨어나고 만 거였다. 이를 악물고 울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그쳤다. 그러나 가슴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감정은 의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30여 초가 흘렀을까? 겨우 마음을 추스른 나는 원래 준비했던 이야기를 건너뛰어 "쉽게 말해 너희들도 아이를 가져보라는 말이다"라고 얼버무리고 하객들을 향해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말들은 대부분 한 글자입니다. 물, 흙, 밥, 쌀, 몸, 눈, 코, 귀, 돈…. 그중에서도
2026-07-05 윤영무 본부장 기자
뉴욕타임스가 최근 ‘10년 전만 해도 농업 분야 벤처 캐피털의 총아로 통했던 미국의 수직 농업, 혹은 한국의 스마트팜이 문을 닫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수직 농장이 노지 농업과 경쟁하려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Vertical Farms Tried to Compete With Open Field Farming. It Isn’t Going Well」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수직 농업이나 스마트팜은 도시의 빌딩 안에서 LED 조명 아래 채소를 키우고, 센서와 인공지능이 농부의 경험을 대신하며, 농업은 더 이상 자연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첨단 산업으로서 기후 위기와 식량안보 시대를 해결할 혁신 기술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형 수직 농업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팜은 일부 성공 사례만 부각할 뿐 산업 전체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정책과 산업계는 여전히 '미래 농업'이라는 구호를 반복하고 있다. 수직 농업의 핵심은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현하
2026-07-0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은 국토교통부의 노력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약 150조원 규모의 자동차 에프터마켓 중에서 중고차 분야가 40조원이 훨씬 넘는 매머드급 시장으로 성장했다. 과거에는 심각한 소비자 피해와 사회적 부장용으로 가장 탁후된 영역이었으나 국토부의 객관적 가치 평가를 위한 성능상태점검기록부 교부와 법정 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해 사업자 거래 시의 의무화하면서 시장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최근 주무 부서인 국토부에서 중고차의 소비자 보상제도의 중심이 되는 성능점검자의 책임보험을 폐지하고 중고차 판매자의 보험체계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개편안은 시장 재편 세력에 휘룰려 소비자 보호를 후퇴시키고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 중고차 시장의 허위매물과 부실 점검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정부 개편 방향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경기도지사 시절 중고차 시장 정상화 토론회에서 "누군가를 속여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를 없애고 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이 대통령은 "작은 문제가 있으면
2026-07-03 편집국 기자
이란 전쟁 이후 세계 경제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는 신문과 방송에서 매일 쏟아진다. 이란 전쟁의 기본 휴전 합의, 미국과 중국의 경쟁, 에너지 가격, 물가, 이자율,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 혁명 등등 그러나 대다수 사람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거대한 역사적 변화는 결국 개인의 삶으로 흘러 들어온다.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바뀌고, 집값과 금리가 움직이며, 자녀 교육의 방향도 달라진다. 문제는 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지난 30년의 성공 방정식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과거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세대의 경제는 성장의 시대였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발전의 기준이었다. 기업은 매년 더 큰 성장을 요구받았고, 개인은 더 높은 연봉과 더 큰 집, 더 많은 소비를 추구했다. 경제성장은 곧 행복이라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인구는 감소하고, 에너지는 비싸지고, 지정학적 위험은 커지고 있다. 경제는
2026-06-30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