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금융위원회가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시점부터 오는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 후 7월 1일부터는 강화된 ‘4대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정책은 코스닥 시장을 생산적 금융의 엔진이자 혁신기업의 성장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 가치 없는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는 글을 올리며 부실기업을 겨냥했다. 이번 정책에서 두드러진 점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을 가리키는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부실기업이 주주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 탄탄한 사업계획 수립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을 동전주라는 잣대로 퇴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불만도 나온다. 보다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금융위 “투자자에 신뢰 받은 시장으로 도약할 것”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성장이 멈춰진 채로 작전주, 주가 띄우기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불건전 시장이었다는 게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5년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은 총 38건으로 2023년 8건, 2024년 20건 대비 대폭 증가했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부실기업 문제가 여전히 크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년간 진입은 1353개사, 퇴출은 415개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시총은 8.6배로 크게 상승했지만, 지수는 1.6배 상승에 그쳤다. 또한 한국거래소가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올해 중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했던 50개사보다 100여개 늘어나 약 150개사 내외(100~220여개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 하기 위해서는 더 신속하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4대 상장폐지 요건은 △시가총액 기준 조기 상향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 △완전자본잠식 기준 강화 △공시 위반 기준 강화 등이다. 우선 올해 1월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된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단계적 인상이 예정돼 있었다. 금융위는 이를 앞당겨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조기 시행한다. 또한 기존에는 시총 기준을 30일 연속 하회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폐를 면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강화한다. ‘동전주’ 요건은 이번에 새로 도입됐다. 금융위는 동전주가 높은 변동성과 낮은 시총 특성으로 인해 투기적 시세조종에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시가총액 기준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30일 연속 유지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도 차단해 합병 후 액면가 미만일 경우 역시 상폐 대상이 된다. 금융위는 다만 “주가가 낮더라도 시가총액이 충분한 기업 등은 제도 운용 과정에서 유연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혀 일률적 적용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나스닥에서 운영하는 페니스탁(Penny Stock) 요건을 차용한 것이다. 나스닥도 1달러 미만의 주식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시 상장폐지되지만, 앞으로는 반기 기준을 추가한다. 다만 반기 기준은 즉시 상폐가 아닌 추가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공시위반 누적 벌점에 따른 상폐 요건도 최근 1년간 15점에서 10점으로 하향 조정된다. 특히 중대·고의적 공시 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번 4대 요건 강화는 코스닥뿐 아니라 코스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기업 성장성에도 ‘부실기업’ 낙인 우려 이밖에도 금융위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를 기존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하고, 최대 심사기간도 2년에서 1.5년으로 단축하는 등 절차 효율화도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장기 심사로 인한 퇴출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상장폐지 기업의 재기 경로도 병행 설계했다. 금융위는 올해 1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시장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했다. 상폐 기업은 6개월간 거래를 통해 환금성을 확보하고 재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요건 충족 시 정식 종목 편입 및 재상장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동전주 요건 신설은 기술력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저평가되는 경우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러한 우려에 대해 “그동안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만 있었는데, 이번에 나스닥과 같이 동전주를 도입해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경우에 따라 주가 수준은 낮지만 시가총액이 굉장히 큰 기업들에 대해서는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래도 코스닥 기업들은 상장폐지 이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중 코시닥 시장을 섹터별로 구분했을 때 33.4%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헬스케어 기업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시총과 매출, 주가 등 요건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기술특례상장 취지와 맞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매출이 나올 수 없는 구조에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매출 요건에 걸려 퇴출된다면 누가 기술력 있는 회사에 투자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시총이나 주가가 낮아도 R&D 기업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문가 “기업 경영 개선 노력 필요”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최재원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한국의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은 너무 많은 기업들이 상장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요건을 못 맞추는 기업들을 상장 폐지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은 경영 전반을 개선하고 회계 감사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면서 “사실 시장 가격에 이러한 기업 활동이 반영되는 것이라서 시총과 주가가 낮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 주식시장은 소위 말하는 작전세력으로 인해 변동성이 너무 커 개인 투자자들이 이익을 내기 어려우니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건전성이 강화되니 좋고, 기업에게는 경영을 좀 더 강화하고 재무제표를 좋게 만드는 노력을 하도록 요건을 강화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교수는 주가조작과 같은 금용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비교해 한국은 금융사기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 주식 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작전 세력이 들어올 여지가 굉장히 큰 구조”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부실기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가릴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다.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를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기업의 개선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피해를 입는 기업이 없도록 요건에 ‘연속해서’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해당 기간 불법적으로 주가를 띄워 상폐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 감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들이 주식시장에 투자해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미 코스피 지수는 ‘5000’을 넘어 이제 곧 ‘6000’를 바라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4년여 만에 1000선을 돌파하고 이 대통령이 말한 ‘3000’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이번 조치 역시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정부는 기업과 투자자가 다같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 기업들은 부실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주주들에 좀더 기업가치를 상세히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구조조정, 사업계획 변경, 증자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가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제조업계에서 AI 기술을 공장 운영에 접목한 ‘AI 팩토리’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 AI 기반 품질 검사·예지보전·공정 최적화 기술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중소 제조업체에 기회가 되고 있다. 업계는 데이터 기반 제조 경쟁력이 향후 기업 생존의 핵심 전략이 되리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한국 제조업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생성형 AI·비전 AI·예지보전 AI 등 핵심 기술을 통한 ‘AI 팩토리(AI Factory)’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독일·일본·중국 등 제조강국이 AI 공장 전환을 가속하며 제조업의 위기감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제조업계, ‘AI 팩토리’ 도입 확산...중견·중소기업까지 확장 흐름 국내 제조업계에서 ‘AI 팩토리’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던 스마트 제조 혁신이 최근에는 중견·중소 제조업체로까지 확대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기반 품질 검사, 예지보전,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생산 효율성과 불량률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AI 비전 검사 시스템은 육안검사 대비 정확도와 속도를 높여 중소 제조업체에서도 투자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보전 기술은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생산 중단 리스크를 감소시키며 현장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데이터 인프라 구축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GPU 서버, 엣지 컴퓨팅 장비, 산업용 클라우드 등 AI 운영 환경을 위한 기반 기술 투자가 확대되며 관련 산업 생태계도 함께 성장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제조 경쟁력이 향후 기업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견·중소기업, ‘AI 팩토리’ 도입 가속...정부 지원사업이 촉매제 역할 국내 중견·중소 제조업 현장에서 ‘AI 팩토리’ 구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산 자동화 수준이 낮은 기업이 AI 기반 스마트 제조 기술을 도입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지원사업이 있다. 정부는 AI·데이터 기반 솔루션 도입 비용을 보조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제조 현장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 검사 장비, AI MES, AI 기반 에너지 관리 등 고도화된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비전 검사는 육안 대비 불량 검출 정확도를 높여 품질 편차를 줄이고, AI MES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으로 공정 최적화를 지원한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은 절감과 탄소 저감 효과를 제공하며 ESG 요구에도 대응 중이다.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AI 솔루션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카카오·KT 등 클라우드 기업은 제조 특화 플랫폼을 출시하며 중소 제조기업을 핵심 고객으로 공략하고 있다. 비전 검사·예지보전 등 특정 영역에 특화된 AI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성장하며 생태계 확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플랫폼 역량과 스타트업의 민첩한 기술 혁신이 결합되며 AI 팩토리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AI팩토리, 기술적인 트렌드 살펴보면 AI팩토리가 돌아갈 수 있게끔 AI 생산·운영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각각 비전AI, 생성형AI, 디지털트윈, 엣지AI, AI로봇 등이 있다. 먼저 ‘비전 AI’는 제조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공정 자동화와 로봇 지능 향상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YOLO·SAM 같은 초고속 객체 탐지·분할 모델은 밀리초 단위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과 물류 자동화의 효율을 높이고, 불량 선별과 복잡한 로봇 픽킹 작업의 정밀도를 높인다. 또 LiDAR·Depth Camera 기반 3D 재구성 기술로 디지털 트윈과 결합된 스마트 물류·팩토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시스템은 미세 결함도 감지, 인간보다 정확도가 높아 비전 AI는 제조 공정 전반을 지능화하는 AI 팩토리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도입은 기존 자동화가 반복 작업의 기계화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제조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공정 레시피를 자동 설계하는 기술이 확산되며, 전문가 경험에 의존하던 공정 최적화가 데이터 기반 자동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배터리·반도체·화학 공정에서는 수백 개의 파라미터를 분석해 최적 조건을 제안하며 개발 기간 단축과 불량률 감소,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실질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는 작업자 매뉴얼 작성 방식도 혁신한다. 공정 데이터·장비 로그·영상 기록을 분석해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와 작업 지침을 자동 생성하고, 장비 이상 징후에 대한 설명과 대응 가이드까지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생산 계획, 자재 수급, 품질 분석 보고서 작성까지 자동화되면서 AI 팩토리는 단순 자동화 공장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하는 지능형 생산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설비·공정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센서·IoT 데이터와 연동해 실시간 상태를 반영하는 기술로, AI 결합으로 예측·최적화·의사결정 자동화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디지털 트윈+AI’는 새 공정 레시피나 설비 조합을 가상에서 먼저 실험해 수율·품질·에너지 사용량을 사전에 계산하고 최적안을 제시해 공정 설계·변경 리스크와 개발 시간을 줄인다. 또한 생산 스케줄·라인 밸런싱의 실시간 최적화와 예측 유지보수 강화로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며, 제조업의 의사결정 구조도 현장 중심에서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엣지 AI’는 제조 현장 곳곳에서 밀리초 단위의 반응 속도를 확보해 고속 생산라인과 정밀 가공 공정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전 검사 장비는 촬영 즉시 불량을 판정해 라인을 즉각 제어해 불량 확산을 차단한다. 설비의 진동·온도·전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예지보전 기능은 고장 위험을 조기 감지하고, 네트워크 의존도를 줄여 보안성·안정성도 강화한다. 클라우드는 장기 저장·학습을 담당하고 엣지는 실시간으로 추론·제어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엣지 AI는 AI 팩토리의 자율적 공정 제어를 실현하는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AI 로봇’ 중 자율주행 로봇(AMR)은 공장 물류 흐름을 스스로 판단해 원자재·반제품·완제품을 적시에 운반하며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한다. 조립 공정에서 로봇은 부품 위치·형상을 실시간 인식해 조립 경로를 자동 조정하며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한다. 협동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정밀 조립·검사·패킹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한다. 이러한 AI 로봇의 고도화는 생산성·안전성·공정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며 제조 현장에서 ‘자율형 생산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현황은 삼성전자가 2015년에 시작한 ‘삼성스마트공장’은 170여명 전담 조직이 삼성 노하우를 전수하며 중소·중견 제조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18~2022년 스마트공장 2.0 단계에서 총 3000곳 이상 확대 지원했다. 2023년 이후 스마트공장 3.0 단계에서는 고도화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우선지원, 지자체 협업, 식품업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혔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생산성 44% 향상, 불량률 53% 감소, 납기준수율 14% 개선 등 성과가 났으며, 미도입 기업 대비 매출·고용·R&D 투자 효과도 확인됐다. 기업 만족도도 6년새 86.2%에서 93.8%로 높아지며,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제조DX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평택 LG디지털파크 생산기술원을 중심으로 이차전지·자동차부품·물류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반도체·바이오·식음료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60년 이상 축적한 제조 역량과 770TB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트윈 기반 생산시스템 설계·운영, 생성형 AI·빅데이터 기반 공정·품질·안전 관리, 산업용 로봇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공정 지연·미세 오차 최소화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실시간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으로 병목·불량·고장 사전 감지를 강화했다. 자율주행 이동로봇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기반 인식으로 자재 공급과 설비 운영 안정성을 높여 이상 신호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자동 제시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외부 매출을 조 단위 규모로 성장시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구축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최첨단 제조 플랫폼을 도입하며 AI·IT·로보틱스·데이터 융합의 차세대 생산 체계를 완성했다.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HMGMA는 주문~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 세계 최초 수준의 스마트 제조 공장이다. 그룹은 수소 로지스틱스 솔루션으로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HMGMA는 공장 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디지털화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 컨베이어 벨트 대신 500여대의 주행 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50여대의 주차 로봇이 완성차를 이송하는 완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AI는 생산 최적화·품질 관리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로봇 자동화 기술은 생산성 강화 및 작업자 신체 부담을 줄여 인간 중심 제조 환경을 구현했다. ◇데이터·인력·투자 삼중 장벽...AI 팩토리 확산의 현실과 과제 국내 제조업계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장애물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대 문제는 제조 데이터의 부족과 품질 저하다. 노후 설비와 비표준 공정 환경으로 많은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정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장 인력의 AI 활용 역량 부족도 걸림돌로 꼽힌다. 도입 의지는 높지만 전문 인력 부재로 기술 적용이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전환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는 설비 교체, 데이터 인프라 구축, AI 솔루션 도입 등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커 도입을 주저한다. 여기에 보안·안전 관련 규제 미비로 AI 시스템 도입 시 책임 소재와 안전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우려도 크다. AI 도입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며 확산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적 장벽이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제조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스마트팩토리가 생존 전략이라는 데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PoC(Proof of Concept, 개념증명) 단계에 머물던 AI 기술이 실제 생산라인에 본격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공정 디지털화가 늦어지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술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와 인력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정부의 표준화·안전 가이드라인 마련과 기업의 인프라·인력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해는 우리 제조업의 사활이 걸린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상장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75명, 기권 1명으로 개정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자사주가 풀리면 기업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만들 거라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4시간이 지나 개정안을 단독으로 표결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보유한 자사주는 법 시행 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최장 1년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평가된다. 다만,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실시 등 일정한 사유가 있거나 외국인 투자 제한 등의 경우는 예외를 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중앙아시아 최대 빙과 제조사인 카자흐스탄 ‘신라인그룹’과 함께 ‘중앙아시아 물류 선도’의 공동 비전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신라인그룹 본사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는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와 안드레이 신(Andrei Shin) 신라인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9월 양사가 체결한 ‘중앙아시아 물류 협력 강화’ 업무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양사는 파트너십 강화와 상호 전문성 결합을 통해 물류 시너지를 창출하여 CIS 지역의 물류를 선도하는 ‘중앙아시아로 가는 가장 스마트한 길(Smart Way beyond Central Asia)’이 되겠다는 공동의 비전을 발표했다. 양사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향후 중앙아시아 현지는 물론 한국과의 운송 간에도 통합 물류 운영을 추진하여 물류 효율화와 최적화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양사의 물류 시너지는 중앙아시아 현지 식품 및 편의점 유통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양사는 선진 풀필먼트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현지 이커머스 풀필먼트 사업을 선점하며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현지 식품·유통업체의 물류 수요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병구 대표는 “양사의 파트너십은 한국과 CIS 지역 물류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비전 달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양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25일 60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11시 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6084선에서 등락 중이다. 이는 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은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는 2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발 불안이 진정되면 반등에 성공했다. KB증권은 이날 AMD는 메타와 1000억 달러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여전히 강력한AI칩 수요가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써 기술주 전반 투심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트로픽은 세일즈포스 등 기술 기업들과 파느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은 이에 대해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AI 여파로 미국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급락했을 당시 “AI 소프트웨어 대체는 비논리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위협 아닌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며 AI 공포가 진정되는 국면이라는 시각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예측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는 안도감이 확산되며 미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 증시도 AI 기대감이 확산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주가 20만원, 100만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20만5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SK하이닉스도 103만8000원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하나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코스피 상단을 7000이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윤석열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내란죄이고 윤석열을 내란수괴로 인정한다는 법원의 최소한의 판단마저 부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수괴가 무기징역이라는 법정최저형을 받아 분노한 국민 앞에 자신은 반성할 의지가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측은 ‘이번 판단에 대해 역사의 기록 앞에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기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역사의 기록에 판단의 문제점을 남기겠다는 주장은 감히 내란 우두머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2심에서는 12.3 비상계엄이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었음이 분명히 참작돼야 한다”며 “‘실패했으니 감형해야 한다’, ‘초범이고 공무원이고 고령이기에 감형해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논리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내란전담재판부가 본격 가동(2월 23일)된 것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특검 특검보 4명을 임명하여 수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든 일은 순리대로 흐를 것이고 결국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며 “완전한 내란 청산은 확실한 단죄에서부터 시작된다. 제2의 전두환, 제2의 윤석열과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내란으로 윤석열은 국회에서 탄핵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됐으며 1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면서 ”일반 형사법정에서는 사형을, 역사법정에서는 반역자로, 민심법정에서는 불가역적 내란범으로 기록되어야 하고, 이것이 역사의 기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
근대철학의 이단아인 스피노자(1632~1677)는 23살 때 ‘신을 다르게 이해한다’는 이유로 암스테르담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을 당했다. 그는 이에 대항하지 않고 조용히 현미경과 망원경용 유리 렌즈를 갈아 만드는 일을 하며 철학 연구에 전념했는데 아쉽게도 1677년 2월 21일 44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 《에티카》는 그가 죽은 뒤 친구들이 원고를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바뤼흐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을 경외했던 아인슈타인으로서는 ‘우주가 수학적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움직이며, 그것을 이성으로 이해할 때 전 세계를 사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실제로 그는 평생 스피노자를 존경했다. 물리학의 거인이 스피노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는데 우리 가운데 과연 철학자를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를 말하는 노자의 도덕경에 마음이 끌리고 있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뒤처지는 철학이 아닐까 싶어 선뜻 마음에 품지 못하
2026-02-2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우리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을 규정짓는다고 여겨지는 몇 가지 특징이나 꼬리 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는 항상 움직인다. 집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사람들이 모인 회당에서는 내 성적일 수도 있고, 강세장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주식 투 자자가 약세장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할 수도 있다. 행동은 ‘만약 ~라면 ~일 것이다’라는 조건문과 같은 맥락에 더 가깝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런 생각의 흐름과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상황이면 전혀 다른 생각의 흐름과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범주들이 오히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으리라. 우리는 정신 활동을 지각, 추론, 감정, 욕망, 행동과 같은 범주로 나눈다. 이는 뇌의 모듈식 구 조와 잘 맞아떨어진다. 시각은 머리 뒤쪽에서, 추론은 앞 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소용돌이의 집합체로 바라보면, 이 모든 다양한 정신 활동이 하나의 전체적인 과정의 일부로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분이 보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분이 보는 것도 여러분의 느낌에 영향을 미친다
2026-02-21 윤영무 본부장 기자
최근 독일에서는 전기·가스 요금이 급등해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차에 2월 11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뜻밖의 기사를 실었다. '영국에서 굴뚝 청소부가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산업혁명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직업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일까? 런던발 이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사람들이 전기 가스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벽난로와 목재를 사용하는 난로를 보조 난방으로 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굴뚝 점검과 청소를 해주는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굴뚝 청소부는 예전과 같은 형태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집 위를 맴돌며 지붕 상태를 살피는 드론이나 굴뚝 내부를 살펴보는 CCTV 카메라, 그을음을 청소하는 산업용 진공장치 등 현대적 도구를 사용해 예전과 다른 기술 기반 형태의 직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굴뚝 청소업계 단체에 따르면, 회원 수는 2021년 약 590명에서 현재 약 750명으로 증가했다. 훈련을 받는 젊은 인력도 등장하는 등 업계 자체가 재부흥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20세기 후반 중앙난방의 대중
2026-02-20 윤영무 본부장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회의 법적 통과 부분을 빌미 삼아 합의한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15%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우리만 지키는 한미FTA의 무용론도 그렇지만 예전의 미국이 아닌 신제국주의의 팽창이라는 측면에서 경제적 자유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주 실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가일층(加一層) 필요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WTO와 FTA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던 UN의 존립도 위기를 받고 있다. 합종연횡과 끼리끼리 뭉치는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제 사회 또한 현안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냉철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번복되고 상황에 따라 적과 아군이 뒤바뀌는 시대. 강력한 독재 체제를 갖춘 강대국이 목소리를 내는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를 시작점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이러한 대표적인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마음대로 글로벌 사회를 유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바람 앞의 등불 상황이다. 수출은 앞길이 안
2026-02-19 편집국 기자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가난과 실패가 아니라 남에게 “속는 것”인지 모른다. 속았기 때문에 가난하게 되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는 늘 사방이 사기와 속임수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기사 한 줄, 통계 숫자 하나까지 의심의 대상이 된다. 남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이 다 먹고 살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고인이 된 한 정치철학자는 이렇게 답했다. “다 속고 속이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씁쓸하지만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다. 현대인은 속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누군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숨은 이해관계를 추적하며, 거짓을 폭로하면서 지적 우월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피로는 깊어진다. 의심은 일상이 되었고, 신뢰는 점점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1533~1592)의 회의주의는 흔히 “아무것도 믿지 말자”는 냉소주의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는 겸손의 철학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그는 스스로 그렇게 물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이성이란 믿을 만한 도구가 아니라고 보았으니까. 우리는 감각에 의존해 세상을 인식하지만
2026-02-19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