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산업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ESG을 통한 성장전략이 되는 지배구조(G)에서는 노동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중 전환기의 노동과 ESG' 토론회에서 전문가는 AI 도입 시 근로자 대표와의 선제적 협력(의견수렴·사전 고지)이 분쟁과 리스크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유럽에서는 이미 경영 참여 질서가 제도화되고, 기업 지배구조와 결합된 근로자 참여 모델도 정착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중심의 강행 규정과 단체교섭·단체협약 중심의 집단적 노사관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대가 도래는 했으나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래 과제까지 짊어지는 구조적 부담이 있다”면서 “AI는 이제 논쟁의 대상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피지컬 AI, 자율주행, 로봇기술 등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이를 어떻게 규범적으로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국내의 AI 관련 법제는 아직 선언적이고 행정 중심적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제는 투쟁적이고 대립적인 방식이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과 고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협력적 참여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과거 산업화 시대의 공장법 패러다임이 노동법 현대화를 가로 막으며 신기술 기반의 노동 형태를 포섭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유럽의 핵심 철학은 기술 도입 이전에 근로자 대표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AI 문제가 단순한 산업 진흥이나 규제가 아닌, 인간 중심의 거버넌스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제도적 고민의 깊이와 체계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근로자가 어떻게 참여하고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조차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박 교수는 최근 논의 중인 주 4.5일제와 관련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곧바로 단축하기보다는 연장근로를 포함한 실근로시간 단축이 우선 과제로, 주 52시간제 운영 방식을 조정해 평균 기준으로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중간 목표로 ‘주 48시간 준수’를 제시했다. 또 연차휴가 제도와 관련해서는 "쪼개 쓰게 하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또 정년 연장 문제와 관련해선 세대 간 조화를 강조했다. 핵심은 노동과 연금 사이의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며 강조한 그는 “60세까지는 기존 근로조건을 보장하되, 이후에는 직무·보수·역할을 재설계하는 ‘리셋 구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령자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 사실상 ‘ESG 내재화’...성패는 경제와의 균형에 달렸다”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이 단순한 노동개혁을 넘어 ‘국가 차원의 ESG 내재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SG를 기업에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 자체에 ESG 철학을 녹여 직접 실행하는 플레이어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을 보면 ESG의 S(사회)뿐 아니라 E(환경), G(지배구조) 요소가 국정과제로 흡수돼 있다”며 “집권 세력의 가치관이 정책으로 구현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경제 성장의 과실을 일하는 국민과 나누겠다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과거에는 경제와 노동이 대립 구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과 노동 권익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산업의 안전 강화와 노동 약자 보호, 차별 해소 정책 등이 ESG의 사회(S) 영역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정책의 첫 번째 특징으로 산업안전 정책을 꼽았다. 사용자 책임 확대와 현장 노동자 참여 강화, 정부 감독 기능 확대 등이 핵심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들도 방어적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기업의 안전 예산 확대 사례를 언급한 뒤 "플랫폼·특수고용·5인 미만 사업장 등 사각지대 노동자 보호 확대와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 제도 도입 논의는 노동 개념의 확장을 의미하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 AI 확산과 채용 축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좋은 일자리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고, 청년 고용 대책과 패키지로 설계하지 않으면 합의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노동시간 단축 역시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 그는 "법정근로시간을 직접 줄이는 방식은 제조업·플랫폼 노동 등에서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SG의 기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찾았다. 공적 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안정 수익을 위해 ESG 지표를 투자 기준으로 삼으면서 확산됐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K-ESG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를 ‘권고’ 수준이 아니라 정책 자체로 구현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정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국민적 동의와 지지 확보와 경제 정책과 노동 정책의 균형 유지 두 가지를 꼽았다. 노동정책은 경제정책과 분리될 수 없는 만큼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그는 "임기 중반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동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노동과 ESG의 방향성은 이미 제시돼 있다”면서 “중간에 전략적 일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측 “노동정책은 규제가 아닌 ESG 경쟁력 강화 전략” 이호동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주임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지정토론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정책이 기업 규제가 아닌, 글로벌 ESG 기준에 부합하는 체질개선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AI 전환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노사정 모두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이부영 노동부 노동정책실 노동정책 총괄과장은 “우리 사회는 과거의 노동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 충격을 동시에 맞고 있다”며 “전통적인 이중구조와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AI 전환이라는 과제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동 현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고 상생의 토대를 마련하는 ‘노동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8개월간 매우 빠른 속도로 제도 정비를 진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ESG 기준에서 원청 기업이 협력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얼마나 책임을 지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원·하청 간 갈등을 제도권 대화로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 추정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형 노동 영역까지 보호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평판과 브랜드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추정제는 계약 형식 때문에 가려졌던 실질적 노동 제공자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해 고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무직위원회법 역시 6월 중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데 내년 8월 시행이 예상된다"며 "정부는 ‘모범 고용주’로서 선도 모델을 제시해 민간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ESG 기준에 맞는 체제로 전환하도록 돕는 강력한 지원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AI 전환은 노사와 정부 역시 정확한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최근 양대 노총 위원장들도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 ESG+노동이사제, 투명성 높여...민간 확산 필요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ESG 경영과 노동이사제의 결합이 투명성과 공익성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노동자 경영 참여 확대가 한국형 ESG 모델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박성국 한양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ESG를 기업 자율에만 맡기지 않고 정부가 법과 제도를 통해 실행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며 “공공기관에서의 실험 결과는 정책적 내재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1년과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를 비교·분석한 결과도 공개한 그는 "중앙 공공기관 10곳을 대상으로 한 사례에서 ESG 전담 부서와 위원회 설치 비율은 사실상 10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공기관 경영 전략이 사실상 ESG로 수렴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에서 큰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일부 기관은 아직 제도조차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는데, 확실한 것은 도입한 기관은 경영평가상 가점이, 미도입 기관은 감점이 부가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러한 분석은 민간 부문에서도 ESG 실행과 노동자 경영 참여가 확대될 경우 기업의 투명성과 경영 성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는 "공공기관에서의 정책 실험이 민간 확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ESG와 노동자 대표성 강화는 ‘노동과 함께하는 성장’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려면서 "AI 전환 국면에서 근로자 대표성 강화가 중요하다"며 "노동자 경영 참여 확대가 향후 산업 전환 대응의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 산재 81%가 50인 미만 사업장...하청 구조 끊지 않으면 못 막아 정부가 산업 안전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산업재해가 줄지 않는 것은 구조적 접근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사고 사망자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하청 구조 개선과 집중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혜선 카톨릭대보건대학원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은 노동정책의 핵심”이라며 “정책 의지 표명만으로는 현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SPC 사업장을 방문하고, 국무회의 첫 주제로 산업안전을 다룬 것은 우리 산업의 안전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대통령과 장관이 강한 의지를 밝혔음에도 지난해 산업재해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아직 미흡한 것은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정부 정책 정보를 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내 산업재해 사망자의 81%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10명 중 8명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은 ESG를 강조하지만, 동시에 위험을 외주화하는 구조가 강화돼 왔다"고 지적하며 "다단계 하청 구조를 끊지 않고서는 산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환경공단 밀폐공간 사고를 언급했다. 공공기관조차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다. 정 교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이 산업안전 개선의 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청 노동자들이 안전 문제와 관련해 원청에 직접 책임을 묻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산업안전은 노동조건의 핵심 요소”라며 “생명을 지키는 제도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안전시설 예산을 70~80%만 지원하고 나머지를 사업주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는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천만 원 중 30%를 부담하라고 하면 아예 포기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100%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 2~3회 방문에 그치는 형식적 컨설팅 대신, 매달 현장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공동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노동 존중과 기업 경쟁력, 함께 가야 AI 확산과 ESG 경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술 혁신 속에서 노동의 권리와 안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도 제기됐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세상은 더 편리해질 것 같지만, 노동자와 임직원들은 오히려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AI 전환기 노동의 위기를 짚었다. 그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의 고충도 이해해야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자와 이해관계인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법 개정과 사회적 대타협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노동자에게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려면 선행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발전의 성과가 대다수 국민에게 돌아가고,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과도한 채무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망이 먼저 확립돼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야 AI 시대의 구조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을 언급한 뒤 “기업을 중시하되 노동 존중을 병행하겠다는 방향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는 아니다”며 "AI로 인간의 일자리가 대폭 감소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 위험하고 고강도의 노동을 로봇이 대신하고, 인간은 기본소득과 적정 소득 보장을 받는 사회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 경로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 노동·복지 정책 둘러싼 ‘이해와 소통’ 강조...정책의 어려움 공유해야 갈등 줄어 이문호 워크인 조직혁신연구소장은 “육아휴직 제도가 상당 부분 정착됐음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난다”며 “경력단절 문제나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과 같은 정책 역시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정책이 시행되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게 되며, 그 결과를 단순히 실패나 책임 공방으로만 바라보게 되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과정과 한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책은 요구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와 현실적 제약 속에서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어려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요구나 비판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과 상대방의 입장, 정책 실패 가능성까지 함께 이해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협력의 풍토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이중 전환기, 직원은 ‘자원’ 아닌 ‘자본’ 국내 기업들이 노동과 인적자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점검한 분석도 제시됐다. 김현식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노사ESG과정 부주임교수는 “정부와 입법 차원의 담론을 넘어, 한국의 사기업들이 노동과 ESG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한 뒤 기업 관점에서의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해외 학계에서 제시된 ‘트리플 바텀 라인(TBL)’ 모델을 언급한 그는 "기업이 ‘피플(People)·플래닛(Planet)·프로핏(Profit)’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 ESG 경영의 이론적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종별 시가총액 1위 기업 10곳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도 공개한 그는 "‘Respect’ 영역에서는 직원 재해율과 협력사 재해율까지 공시하는 등 비교적 충실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협력사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nness’ 영역에서는 노사 대화 프로그램 운영 사례가 주목됐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T)와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협의 구조를 운영해 이중 전환기에 참고할 만한 모델로 제시됐다. 반면 ‘Continuity’ 영역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승계 계획, 정규직 비율 관리, 1인당 교육시간, 인적자본 투자 대비 수익(ROI) 관리 등 장기적 관점의 인적자본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직원을 단순한 ‘휴먼 리소스(Human Resource)’가 아니라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로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인적자본에 투자했다면 그에 따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의 조속한 정착을 제언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ESG 경영이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인적자본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기술과 노동의 불안이 교차하는 전환기 속에서 ‘노동 존중’과 ‘휴머니즘’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병덕·김주영·김남근·이용우 의원실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지난 2월 12일 금융위원회가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시점부터 오는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 후 7월 1일부터는 강화된 ‘4대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정책은 코스닥 시장을 생산적 금융의 엔진이자 혁신기업의 성장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 가치 없는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는 글을 올리며 부실기업을 겨냥했다. 이번 정책에서 두드러진 점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을 가리키는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부실기업이 주주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 탄탄한 사업계획 수립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을 동전주라는 잣대로 퇴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불만도 나온다. 보다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금융위 “투자자에 신뢰 받은 시장으로 도약할 것”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성장이 멈춰진 채로 작전주, 주가 띄우기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불건전 시장이었다는 게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5년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은 총 38건으로 2023년 8건, 2024년 20건 대비 대폭 증가했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부실기업 문제가 여전히 크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년간 진입은 1353개사, 퇴출은 415개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시총은 8.6배로 크게 상승했지만, 지수는 1.6배 상승에 그쳤다. 또한 한국거래소가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올해 중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했던 50개사보다 100여개 늘어나 약 150개사 내외(100~220여개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 하기 위해서는 더 신속하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4대 상장폐지 요건은 △시가총액 기준 조기 상향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 △완전자본잠식 기준 강화 △공시 위반 기준 강화 등이다. 우선 올해 1월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된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단계적 인상이 예정돼 있었다. 금융위는 이를 앞당겨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조기 시행한다. 또한 기존에는 시총 기준을 30일 연속 하회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폐를 면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강화한다. ‘동전주’ 요건은 이번에 새로 도입됐다. 금융위는 동전주가 높은 변동성과 낮은 시총 특성으로 인해 투기적 시세조종에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시가총액 기준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30일 연속 유지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도 차단해 합병 후 액면가 미만일 경우 역시 상폐 대상이 된다. 금융위는 다만 “주가가 낮더라도 시가총액이 충분한 기업 등은 제도 운용 과정에서 유연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혀 일률적 적용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나스닥에서 운영하는 페니스탁(Penny Stock) 요건을 차용한 것이다. 나스닥도 1달러 미만의 주식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시 상장폐지되지만, 앞으로는 반기 기준을 추가한다. 다만 반기 기준은 즉시 상폐가 아닌 추가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공시위반 누적 벌점에 따른 상폐 요건도 최근 1년간 15점에서 10점으로 하향 조정된다. 특히 중대·고의적 공시 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번 4대 요건 강화는 코스닥뿐 아니라 코스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기업 성장성에도 ‘부실기업’ 낙인 우려 이밖에도 금융위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를 기존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하고, 최대 심사기간도 2년에서 1.5년으로 단축하는 등 절차 효율화도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장기 심사로 인한 퇴출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상장폐지 기업의 재기 경로도 병행 설계했다. 금융위는 올해 1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시장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했다. 상폐 기업은 6개월간 거래를 통해 환금성을 확보하고 재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요건 충족 시 정식 종목 편입 및 재상장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동전주 요건 신설은 기술력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저평가되는 경우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러한 우려에 대해 “그동안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만 있었는데, 이번에 나스닥과 같이 동전주를 도입해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경우에 따라 주가 수준은 낮지만 시가총액이 굉장히 큰 기업들에 대해서는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래도 코스닥 기업들은 상장폐지 이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중 코시닥 시장을 섹터별로 구분했을 때 33.4%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헬스케어 기업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시총과 매출, 주가 등 요건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기술특례상장 취지와 맞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매출이 나올 수 없는 구조에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매출 요건에 걸려 퇴출된다면 누가 기술력 있는 회사에 투자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시총이나 주가가 낮아도 R&D 기업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문가 “기업 경영 개선 노력 필요” 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최재원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한국의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은 너무 많은 기업들이 상장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요건을 못 맞추는 기업들을 상장 폐지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은 경영 전반을 개선하고 회계 감사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면서 “사실 시장 가격에 이러한 기업 활동이 반영되는 것이라서 시총과 주가가 낮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 주식시장은 소위 말하는 작전세력으로 인해 변동성이 너무 커 개인 투자자들이 이익을 내기 어려우니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건전성이 강화되니 좋고, 기업에게는 경영을 좀 더 강화하고 재무제표를 좋게 만드는 노력을 하도록 요건을 강화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교수는 주가조작과 같은 금용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비교해 한국은 금융사기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 주식 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작전 세력이 들어올 여지가 굉장히 큰 구조”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부실기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가릴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다.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를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기업의 개선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피해를 입는 기업이 없도록 요건에 ‘연속해서’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해당 기간 불법적으로 주가를 띄워 상폐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 감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들이 주식시장에 투자해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미 코스피 지수는 ‘5000’을 넘어 이제 곧 ‘6000’를 바라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4년여 만에 1000선을 돌파하고 이 대통령이 말한 ‘3000’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이번 조치 역시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정부는 기업과 투자자가 다같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 기업들은 부실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주주들에 좀더 기업가치를 상세히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구조조정, 사업계획 변경, 증자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가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6 시리즈의 공식 공개 직전 단계에 들어서며, 3세대 AI폰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 임박했다. 삼성전자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차세대 AI 경험과 강력한 하드웨어를 결합한 갤럭시 S26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갤럭시 S26 울트라·S26+·S26의 3종으로 구성되며, 성능·카메라·보안·AI 기능 전반에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장 진보된 갤럭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모델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국내 사전 판매를 진행하고, 내달 11일부터 전 세계 순차 출시된다. 갤럭시 S26 울트라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해 전작 대비 NPU 39%, CPU 19%, GPU 24% 성능이 향상됐다. 고성능 AI 작업과 고사양 게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새롭게 설계된 베이퍼 챔버가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또한 초고속 충전 3.0을 지원해 30분 만에 최대 75%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삼성의 화질 엔진 mDNIe와 AI 기반 프로스케일러(ProScaler)가 적용돼 영상·게임·사진 등 모든 콘텐츠의 시각적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S26 울트라는 2억 화소 광각 카메라, 5000만 화소 10배 망원 카메라, 더 넓어진 조리개를 갖춰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결과물을 제공한다. 특히 갤럭시 최초로 APV(Advanced Professional Video) 코덱을 지원해 전문가 수준의 영상 촬영과 편집이 가능해졌다. 향상된 나이토그래피, 새로운 수평 고정 슈퍼 스테디, 전면 카메라에 적용된 AI ISP 등으로 사진·영상 품질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AI 기반 편집 기능도 대폭 진화했다. ‘포토 어시스트’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며, 옷 입히기 등 복잡한 작업도 자동 처리한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는 스케치·이미지·텍스트를 활용해 스티커·초대장·배경화면 등 다양한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다. ‘문서 스캔’ 기능은 주름·손가락 등을 자동 제거하고 여러 장을 하나의 PDF로 합쳐준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단순 응답형 AI를 넘어, 사용자의 상황을 먼저 파악해 제안하는 에이전틱(Agentic) AI를 구현했다. ‘나우 넛지(Now Nudge)’는 메시지·사진·일정 등 상황에 맞는 정보를 화면에 바로 제안하고, ‘나우 브리프(Now Brief)’은 일정 기반 맞춤형 브리핑을 제공한다. ‘서클 투 서치 업그레이드’는 한 번의 원 그리기로 이미지 속 여러 요소를 동시에 검색 가능하게 하고, ‘멀티 에이전트 지원’으로 빅스비 외에도 제미나이·퍼플렉시티 등 원하는 AI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 작업 처리’는 예를 들어 “택시 예약해줘”라고 하면 AI가 예약 절차를 대신 진행하고 사용자는 확인만 하면 된다. 이번 S26 시리즈는 AI 시대에 맞춘 최강 보안·프라이버시 기능을 갖췄다. S26 울트라는 스마트폰 최초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측면 시야를 차단한다. PIN 입력, 특정 앱 실행 등 민감한 상황에서만 작동하도록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 보호 알림 애플리케이션의 민감 정보 접근을 실시간 감지 △AI 기반 통화 스크리닝으로 모르는 번호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 요약 제공 △비공개 앨범으로 별도 계정 없이 사진·영상을 안전하게 숨김 △녹스 볼트·녹스 매트릭스로 양자 내성 암호 기반 E2EE 확대 △KEEP·PDE로 개인화된 AI 학습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 △7년 보안 업데이트 제공 등 AI 시대에 요구되는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췄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 S26 시리즈는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AI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이번 시리즈를 통해 AI 경험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갤럭시 S26 시리즈는 하드웨어·카메라·AI·보안 전 영역에서 혁신을 담아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법 왜곡죄’가 담긴 형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0명 가운데 찬성 163, 기권4, 반대 3으로 가결 처리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해 전날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던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형법 개정안에는 ‘법 왜곡죄’를 도입하고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법 왜곡죄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 가운데 하나로, 판사·검사와 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형사 사건에서 법률 적용을 왜곡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서 법 왜곡 행위는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규정했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내려진 재량적 판단은 예외로 두도록 했다. 이날 통과된 형법 개정안에는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넓히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앞으로 적국으로 규정되는 북한뿐 아니라 우방국을 포함한 외국으로의 국가 기밀·첨단기술 유출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화면 속 알고리즘에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 물리적 공간을 스스로 인지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이하 AI행동계획)’을 공식 의결, 피지컬 AI 시대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선언했다. ◇산업 현장에 스며드는 피지컬 AI, 본격 상용화의 순간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5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행동계획을 포함한 5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우리나라의 이번 ‘AI행동계획’ 의결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AI에서 벗어나 실제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순간이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에 센서, 배터리, 로봇 기술이 결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존의 AI가 데이터 분석이나 언어 처리 등 디지털 영역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이동하며,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최근 기술 성숙도 향상, 센서 가격 하락, 배터리 효율 개선 등이 맞물리며 피지컬 AI의 상용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특히 로봇공학과 AI가 결합하면서 ‘움직이는 AI’가 산업 현장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산업별 확산 속도도 눈에 띈다. 제조·서비스업에서는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고객 응대와 협업 업무까지 수행하며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류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반의 물류 로봇이 창고 자동화와 라스트마일(Last Mile, 유통산업에서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배송을 혁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레벨4 상용화를 향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며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드론은 배송, 시설물 점검, 농업 관리 등에서 이미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고, 돌봄·교육 로봇은 고령화와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실질적 도구가 되고 있다. ◇움직이는 AI의 시대...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이러한 변화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피지컬 AI는 AI·센서·배터리·로봇 등 여러 기술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만 구현되기 때문에 국가 기술력의 종합전 성격을 띤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로봇·자율주행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은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정밀 로봇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도 배터리, 반도체,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지만, 기술 인력 확보와 규제 혁신, 국제 표준 선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AI행동계획’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세부계획에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 지원, 규제 샌드박스 확대, 전문 인재 양성, 공공 분야 로봇·자율주행 도입 확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금이 산업 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기술 상용화 촉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반면, 학계에서는 안전성·윤리 기준 마련과 장기적 인력 전략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균형 있는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는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대체하는 대신, 로봇 운영·정비·데이터 관리 등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이 이 변화의 흐름을 선도한다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동시에 기술 윤리와 안전성 확보는 피지컬 AI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움직이는 AI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질서를 다시 쓰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한국이 이 흐름을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6일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 지수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며 "코스피 성장에 가려진 우리 경제의 그늘에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옥스팜 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대표적인 불평등 국가로 달려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특히 교육은 더 이상 공정한 출발선이 아니다”라며 “‘옥스팜 코리아’ 보고서에서 의대와 최상위권 대학에 가는 학생 가구 소득은 대학 미진학 가구보다 거의 2배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인 소득 최상위 0.1% 평균 한 해 소득은 14억 2,000만원, 하위 50% 노동자 평균 소득은 858만원”이라며 “하위 50% 노동자가 상위 0.1% 연봉을 벌려면 165년을 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OECD 보고서에서 따르면, 2022년 대한민국 공공 사회 지출 비중은 GDP 대비 15.3%지만, OECD 평균은 21.2%”라며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사회 지출을 과감히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조 대표는 “계속 ‘저부담-저복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중부담-중복지’까지 올려야 한다. 현재보다 5.7% 포인트 높은 21.9%가 되면 스웨덴 정도 복지가 가능하다는 ‘옥스팜 코리아’의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사회투자 골든 룰’ 재정 원칙을 강조한 그는 “의료·돌봄·교육·주거, 그리고 청년과 지역에 들어갈 돈은 경기가 나쁠 때 먼저 깎아야 할 ‘비용’이 아닌, 적절하게 투자해서 나중에 큰 성과를 내는 미래형 투자”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공식 기구로 ‘윤석열 정권 하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 특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은 검찰권 오남용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피해 복구 조치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검찰권 오남용 특별법’ 처리 논의를 즉각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공소취소가 검찰독재라는 독초의 잎사귀를 따내는 것이라면, 제대로 된 검찰개혁 입법은 독초의 줄기와 뿌리까지 제거하는 일”이라면서 “검찰권 오남용을 가능케 했던 검찰 기득권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정부가 내놓은 검찰개혁안은 국민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중수청 조직 일원화 및 수사범위 축소 등 조국혁신당의 지적이 일부 반영되었으나, 공소청 수장의 명칭, 공소청의 조직 구조, 검사의 신분, 중수청의 수사범위와 행안부장관의 수사지휘 문제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들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이 당론 발의한 ‘법무행정관법’대로, 검찰개혁을 뒷받침하는 독립적 법무행정 구축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검찰개혁의 당초 취지를 대폭 보완한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바란다. 형사소송법 개정 또한 6월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영국 국민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자유로운 것은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순간뿐이며, 일단 선출이 끝나면 그들은 노예가 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라고 말했다.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은 헌법을 고칠 수도, 법을 만들 수도 없다. 입법권은 오직 국회에만 있고(헌법 제40조), 국민은 투표로 대표를 뽑는 것 외에는 정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부른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핵심을 ‘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는 추첨을 통해 작동했다. 아테네의 500인 평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1년 임기로 교대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왜 선거가 아니라 추첨이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선거는 귀족정의 원리이고, 추첨은 민주정의 원리”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엘리트를 선출하지만, 추첨은 평범한 시민 누구나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은 추첨제가 중세까지
2026-02-24 편집국 기자
서울에서 식품 제조업체 창업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작은 소스 공장 하나를 차리려 해도 설비 비용, 임차료, 위생 설비, 냉장·냉동 시설, 포장라인 구축, HACCP 인증 비용까지 합치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원재료 확보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더하면 청년이나 소규모 창업자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브랜드는 서울에,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이원적 구조를 선택한다. 당연히 서울은 마케팅과 유통의 도시가 되고, 제조는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재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K-푸드 수출은 1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5년 연속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김, 김치, 소스류, 과일 가공품 등 다양한 품목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 수준은 매우 낮다. ◇ 스마트공장의 필요성 국내 식품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3%에 불과하다.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품산업은 여전히 영세 구조에 머물러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
2026-02-24 편집국 기자
1년 전, 우리의 무심한 일상을 흔들었던 계엄령 포고를 듣고 분노하면서 늦은 시간 각지에서 달려가 계엄군의 탱크를 막아서는 민주시민들의 모습이 생중계됐다. 계엄은 헌법 절차를 통해 해제되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적대국에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계략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악의 평범함을 떠올린다. 새로운 입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자들의 수많은 조작과 위증이 특검을 통해 어느 정 도는 사실에 근거한 퍼즐로 맞춰지면서 임무에 종사했던 각 분야의 권력자들과 군인,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그를 위한 방어 전략에 목숨을 건 듯했다. 불법 계엄 파동이후 국가 경제는 휘청거렸고 서민들의 삶은 더 위태로워졌다.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이 오늘의 현실에서도 너무도 당당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사유하지 않는 자들의 평범한 악행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음이다. 광주 민중항쟁에서 축적된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사이비 신념 △음모론의 확장 △확증편향의 선동과 억지 주장 등등의 부조리한 사태는 최소한의 이해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국정 책임자인 장관이라는 자는 법정에 나와 대통령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
2026-02-23 편집국 기자
근대철학의 이단아인 스피노자(1632~1677)는 23살 때 ‘신을 다르게 이해한다’는 이유로 암스테르담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을 당했다. 그는 이에 대항하지 않고 조용히 현미경과 망원경용 유리 렌즈를 갈아 만드는 일을 하며 철학 연구에 전념했는데 아쉽게도 1677년 2월 21일 44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 《에티카》는 그가 죽은 뒤 친구들이 원고를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바뤼흐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을 경외했던 아인슈타인으로서는 ‘우주가 수학적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움직이며, 그것을 이성으로 이해할 때 전 세계를 사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실제로 그는 평생 스피노자를 존경했다. 물리학의 거인이 스피노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는데 우리 가운데 과연 철학자를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를 말하는 노자의 도덕경에 마음이 끌리고 있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뒤처지는 철학이 아닐까 싶어 선뜻 마음에 품지 못하
2026-02-23 윤영무 본부장 기자
우리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을 규정짓는다고 여겨지는 몇 가지 특징이나 꼬리 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는 항상 움직인다. 집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이 사람들이 모인 회당에서는 내 성적일 수도 있고, 강세장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주식 투 자자가 약세장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할 수도 있다. 행동은 ‘만약 ~라면 ~일 것이다’라는 조건문과 같은 맥락에 더 가깝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런 생각의 흐름과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상황이면 전혀 다른 생각의 흐름과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범주들이 오히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으리라. 우리는 정신 활동을 지각, 추론, 감정, 욕망, 행동과 같은 범주로 나눈다. 이는 뇌의 모듈식 구 조와 잘 맞아떨어진다. 시각은 머리 뒤쪽에서, 추론은 앞 쪽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소용돌이의 집합체로 바라보면, 이 모든 다양한 정신 활동이 하나의 전체적인 과정의 일부로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분이 보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분이 보는 것도 여러분의 느낌에 영향을 미친다
2026-02-21 윤영무 본부장 기자
최근 독일에서는 전기·가스 요금이 급등해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차에 2월 11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뜻밖의 기사를 실었다. '영국에서 굴뚝 청소부가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산업혁명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직업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일까? 런던발 이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사람들이 전기 가스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벽난로와 목재를 사용하는 난로를 보조 난방으로 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굴뚝 점검과 청소를 해주는 전문가의 수요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굴뚝 청소부는 예전과 같은 형태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집 위를 맴돌며 지붕 상태를 살피는 드론이나 굴뚝 내부를 살펴보는 CCTV 카메라, 그을음을 청소하는 산업용 진공장치 등 현대적 도구를 사용해 예전과 다른 기술 기반 형태의 직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굴뚝 청소업계 단체에 따르면, 회원 수는 2021년 약 590명에서 현재 약 750명으로 증가했다. 훈련을 받는 젊은 인력도 등장하는 등 업계 자체가 재부흥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20세기 후반 중앙난방의 대중
2026-02-20 윤영무 본부장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회의 법적 통과 부분을 빌미 삼아 합의한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15%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우리만 지키는 한미FTA의 무용론도 그렇지만 예전의 미국이 아닌 신제국주의의 팽창이라는 측면에서 경제적 자유와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주 실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가일층(加一層) 필요하다는 뜻이다.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WTO와 FTA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던 UN의 존립도 위기를 받고 있다. 합종연횡과 끼리끼리 뭉치는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제 사회 또한 현안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냉철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번복되고 상황에 따라 적과 아군이 뒤바뀌는 시대. 강력한 독재 체제를 갖춘 강대국이 목소리를 내는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를 시작점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이러한 대표적인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마음대로 글로벌 사회를 유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바람 앞의 등불 상황이다. 수출은 앞길이 안
2026-02-19 편집국 기자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가난과 실패가 아니라 남에게 “속는 것”인지 모른다. 속았기 때문에 가난하게 되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는 늘 사방이 사기와 속임수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기사 한 줄, 통계 숫자 하나까지 의심의 대상이 된다. 남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이 다 먹고 살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고인이 된 한 정치철학자는 이렇게 답했다. “다 속고 속이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씁쓸하지만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다. 현대인은 속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누군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숨은 이해관계를 추적하며, 거짓을 폭로하면서 지적 우월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피로는 깊어진다. 의심은 일상이 되었고, 신뢰는 점점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1533~1592)의 회의주의는 흔히 “아무것도 믿지 말자”는 냉소주의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는 겸손의 철학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그는 스스로 그렇게 물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이성이란 믿을 만한 도구가 아니라고 보았으니까. 우리는 감각에 의존해 세상을 인식하지만
2026-02-19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