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출범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정부는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이하 AI전략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AI 대전환’을 선포하며, 우리의 기술력으로 전 세계에서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 공식 대선 공약에는 △AI 예산 비중 선진국 수준 이상 증액 △민간 투자 100조원 유치 △AI 데이터센터 건설 △GPU 5만개 이상 확보 △국가 AI데이터 클러스터 조성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AI 융복합 산업 규제 특례 △미래 인재 양성 교육 강화 등의 세부 계획을 담았다. 지난 10일 국회에서는 ‘생성형 AI 활용 능력 및 사용자 윤리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 초청세션에서는 AI전략위원회 소속 김명규 확산기반국 국장이 ‘새 정부의 AI 정책 방향(AI 리터러시를 중심으로)’을 발표했다. 김 국장은 발표를 통해 △AI 혁신 생태계 구축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 등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축 3가지를 소개했다. AI전략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그 아래 △기술혁신·인프라 위원회 △사회 위원회 △산업AX·생태계 위원회 △글로벌 협력 위원회 △공공AX 위원회 △과학·인재 위원회 △데이터 위원회 △국방·안보 위원회 등 8개 위원회를, 또 특별위원회와 자문단을 뒀다. 또 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집행하고, 부처간 조율 연계 및 이행 등을 지원하는 국가CAIO(Chief AI Officer)협의회도 두면서 AI미래기획수석이 국가CAIO 수장을 맡게 했다. ◇새 정부의 AI 정책 목표, ‘글로벌 AI G3 도약’ ‘글로벌 AI 3대 강국(G3) 도약’을 목표로 하는 정부는 △진짜 성장 △국민 보편적 삶의 질 개선 △인류와 글로벌 사회 기여 등 3개의 비전, △(누구나 쉽게 접근·활용) 사람 중심의 포용적 AI △(국가적 역량 총 결집) 민·관 원팀 △(AI 네이티브 관점) AI 친화적 시스템 △(전 국토가 함께) AI 균형발전 등 4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AI혁신 생태계 조성’에서는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AI고속도로를 구축하고, AI 기술 3강 달성을 위한 차세대 AI기술을 선점하며, 세계적 기술혁신 견인을 위해 AI핵심인재를 확보한다. 또 글로벌 경쟁력·보펴냐성을 갖춘 우리 고유의 AI 모델을 확보하며, 국가 AI대전환 가속화를 위해 AI와 관련된 규제도 혁신하게 된다, 다음으로 ‘범국가 AI기반 대전환’에서는 AI 기반 산업체질 개선을 위해 산업 AI를 대전환하고, 세계 1위 AI 정부 실현을 위해 공공 AI로의 대전환을 꾀한다. 지역 AI 대전환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부여한다. 전 세계가 우리 고유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AI 기반 문화강국을 이끌며, 국방 혁신 및 K-방산 4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AI에 기반한 국방강국 시스템을 갖춰 나간다. 세 번째는 ‘글로벌 AI기본사회 기여’한다. 전 국민의 보편적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AI가 접목된 기본사회를 추구하며, 우리 독자적인 AI로 글로벌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글로벌 AI 이니셔티브도 추진한다. ◇대한민국 AI 르네상스, “인프라·연구·인재·모델·규제 혁신” ‘AI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먼저 기반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의 ‘AI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처럼 전국을 연결하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해, 인공지능 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주도해 GPU를 5만장 이상 확보해 국가 AI컴퓨팅센터 등을 구축하고, 모든 데이터 소재정보를 집결하는 국가데이터플랫폼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미 GPU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한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의 대담을 계기로 26만장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두 번째로 차세대 AI 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국가AI연구소를 설립해 혁신·장기·몰입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국가AI연구소는 현재 새해 예산심사 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산 AI반도체는 현재 상용화와 실증 단계에 진입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외 실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산 AI반도체의 빠른 상용화와 독자 범용AI 지원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세 번째로 AI 핵심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가 인재 양성역량 극대화를 위해 전국 각 지역에 AI거점대를 세우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울산과기원·광주과기원·대구경북과기원 등 4대 과기원에 AI단과대를 세워 협의체를 구성한다. 또 첨단산업 해외인재 유치를 위해 톱티어 비자 발급도 추진한다. 네 번째로 AI 모델 확보에서는 세계 수준의 독자적인 범용 AI모델을 구축해 우리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알린다. 또 오픈소스 생태계를 확산시키 위해 기술장벽을 제거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섯 번째는 AI 규제혁신이다. AI 규제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분야별 AX 전환을 규제하는 요인을 해소한다. 또 원본·민감데이터, 저작물 규제를 정비해 가명처리만으로는 연구목적 달성이 어려운 분야에 대해 심의를 거쳐 원본데이터를 활용토록 하고, 민감데이터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해 딥페이크 등 악용 콘텐츠에 대응한다. ◇범국가 AI기반 대전환, “산업·공공·문화·국방의 혁신 청사진” 여섯 번째는 산업 AX 내 산업 AI 대전환 계획을 수립해 제조와 의료, 농축산 등에 대한 신성장동력 창출기반을 조성해 AI유니콘 기업을 만들고 지적재산권 등 공정생태계 유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 일곱 번째는 공공 AX 내 공공 AX 인프라를 조성해 범정부 AI 공통기반과 공공 AX 인재 역량을 결집, AI 기반 통합 민원 플랫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범정부 30대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한다. 여덟 번째는 지역 특구·거점 등을 조성한다. 지역 AX 거점과 지역특화 AI 혁신특별구역 등을 조성해 K-AI 특화 시범도시를 조성한다. 현재 K-AI 특화 시범도시로는 울산, 광주, 밀양, 서울 강서구 등이 대표적인 시범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아홉 번째는 AI 기반 문화강국 조성이다. 올해 6월 중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데몬헌터스’는 K-콘텐츠의 도약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AI 기반 문화강국을 위해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 K-콘텐츠를 시작으로 점차 AI·디지털화로 전환해 AI 기반 국내외 문화 융합 콘텐츠를 지향해야 한다. 열 번째는 AI 기반 국방강국이다.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고도화하고, 지휘통제와 행정 등 국방 전 분야에서 AI를 활성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K-방산의 수출 확대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첨단 제조기술 도입, 글로벌 협력 강화, 맞춤형 수출 전략,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체계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산업 AX, 공공 AX, 지역 AX, AI 기반 문화·국방강국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새 성장동력, ‘글로벌 AI 기본사회’ 열한 번째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AI 기본사회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안에 맞춰 AI 기본사회를 위한 분야별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는 노동, 복지, 안전·보안, 문화, 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AI와 접목시켜 AI의 건전한 발전을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루는데 목적을 둔다. AI기반 포용적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생애주기 전 과정 전 국민 AI 활용을 추진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보호 및 접근성 강화를 수립한다. 열두 번째는 글로벌 AI 이니셔티브다. 유니버설 AI 기본사회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형 AI기본사회 모델이 국제사회에 확산되도록 하며, 이번 경주 APEC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선포한 것처럼 K-AI의 규범을 의제화하고 있다.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전국민 AI 혜택을 향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AI 기본사회’란 우리 국민 모두가 AI 혜택을 누리고, 기술 발전이 곧 포용적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는 사회를 일컫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조사에 따르면 AI 서비스 경험률이 일반 국민은 51.0%에 달했지만, 취약꼐층에서는 30.7%에 그쳤다. 또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이나 제품을 배우는 것에 대해 일반 국민은 53.3%가 어렵지 않다고, 취약계층에서는 28.0%가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AI의 활용과 혜택 공유에서만큼은 전 국민이 소외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AI 기본사회’다. 더 나아가서는 AI를 활용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며 변화되는 삶의 질을 체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기술번영 MOU’를 체결했다. 이는 양국간 AI와 6G, 바이오와 양자, 우주 분야 등 인공지능(AI) 기술 전 분야(AI Full-stack)에서 공동 연구개발(R&D) 및 표준화 협력을 강화하자는 목표로 시작됐다. ‘AI 풀스택(AI Full-stack)’이란, ‘AI 반도체→모델 개발→서비스 구현→수출’ 등 AI와 관련된 하드웨어부터 응용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하는 기술 협력을 의미한다. 우리의 AI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미 양국의 AI 동맹 강화로 한국 AI·IT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한·미 ‘AI 풀스택’ 협력의 핵심, ‘전 세계적 기술 번영’ 한국과 미국은 APEC에서 ‘기술번영 MOU’를 체결해 AI를 포함한 핵심기술 전반의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국은 반도체·모델·서비스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개념으로 기술 시너지를 추구한다. 협력 목표는 AI 응용·혁신 가속화와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 확보로 요약된다. 첫째, AI 응용 및 혁신 가속화를 위해 세 가지 핵심 목표를 설정했다. 그 세 가지는 △산업·기술 혁신 촉진을 위해 AI 기술을 적극 활용 △글로벌 AI 생태계 조성 및 확산 △양국의 기술 주권 강화를 통해 AI 강국 도약 기반 마련 등이다. 주요 실행 과제로는 AI 풀스택 기술 수출 협력이 포함된다. 한국의 반도체(HBM) 제조역량에 미국의 GPU·프런티어 모델을 더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또 혁신 친화적 AI 정책 프레임워크를 공동 개발해 사람 중심의 규제·제도를 마련한다. 이때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 수출을 추진해 안전성·윤리성이 검증된 기술을 공유한다. 시장규제 시스템의 공동 설계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AI 활용에 적합한 데이터셋을 공동 개발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민간투자 유치와 인프라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 및 자산운용사와 협력한다. 안전한 AI 혁신을 위해 글로벌 표준 정립과 안전성·책임성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그리고 지역별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아시아 및 기타 국가들과 협력체계를 조성한다. 특히 내년 워싱턴 D.C.에서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협의를 진행한다. 둘째,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통해 전략기술에서의 공동 우위를 노린다. 핵심기술 협력 강화에서 6G 등 차세대 통신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그리고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백신·치료제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한다. 이는 양자컴퓨팅·양자센서와 같은 신기술 공동연구도 포함된다. 우주기술 협력 확대를 통해 위성·달 탐사 등에서도 공동 협력체계를 마련한다. 연구 안보와 기초연구 지원을 통해 기술 보호와 장기적 연구기반도 강화한다. 과학자·연구자 교류를 활성화하고 기술 동맹 기반을 구체화해 실질적 이행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AI·양자·바이오 등 전략기술 분야에서 공동 리더십을 확보했다. ◇SK-AWS 연합, 한국의 AI 허브 도약 초석 ‘기술주권 강화’ 대표적인 양국 기업간 협력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올해 8월 29일에 울산에서 진행된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이 있다. AWS는 2년 전부터 SK와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다. AWS는 SK 울산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AI 모델 학습을 위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ESG 경영 측면에서도 SK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의 핵심 협력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울산 AI 존(Ulsan AI Zone)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SK그룹과 AWS가 공동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한다. SK가 인프라 건설을 담당하며, AWS는 AI·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하는 구조다. 울산 AI 존은 2027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수준의 AI 허브로 성장할 계획이다. AWS는 2031년까지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에 7조원의 추가 투자를 발표해 총 12조6000억원(약 90억 달러)을 마련, 이는 AI 풀스택 생태계 조성의 기반이 된다. AWS는 AI 전용 칩과 플랫폼도 제공한다. AWS는 AI 학습용 칩 ‘트레이니움(Trainium)’,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Inferentia)’로 고성능 AI 연산을 지원한다. 또 ‘아마존 베드록(Bedrock)’ 플랫폼을 통해 오픈AI 주요 AI 모델에 접근 환경도 제공한다. SK와 AWS의 협력은 한국 HBM 메모리·제조 역량과 미국의 GPU·AI 모델 기술 간 결합으로 글로벌 AI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두 연합은 세계 AI 생태계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하며, ‘민간주도 혁신’과 ‘기술주권 강화’라는 한·미 공동 비전 실현의 핵심 축으로 작용될 예정이다. ◇오픈AI,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AI 메모리 등 초대형 협력 오픈AI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고성능 반도체 공급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2029년까지 월간 최대 90만장의 웨이퍼 기준 고성능 D램(HBM 포함)을 오픈AI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오픈AI는 ‘한미 AI 풀스택’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과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는 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AI 패권 동맹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프로젝트에 HBM와 SSD, 저전력 D램 등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오픈AI-삼성전자-SK하이닉스 3사 협력의 기술적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HBM 공급’이다. 오픈AI는 월 최대 웨이퍼 90만장 규모의 HBM을 요청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까지 개발을 완료,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생산량을 바탕으로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둘째는 ‘AI 전용 메모리 개발’이다. SK하이닉스는 AI-D(고성능 D램), AI-N(차세대 낸드) 등 풀스택 AI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커스텀 HBM은 시스템반도체 기능을 메모리로 이전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셋째는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이다. SK는 서남권에 오픈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아시아 AI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삼성중공업은 해상 AI 데이터센터 개발에도 참여한다. 오픈AI와 우리나라와의 협력은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통해 기술·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는데 있다.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한 한국은 AI 인프라와 메모리 시장에서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픈AI는 한국·일본·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AI 기업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삼성·SK·SK하이닉스·네이버와 연산 생태계 확장 엔비디아(NVIDIA)가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고성능 AI 반도체를 공급하며 한국의 AI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전자·SK·현대차는 각각 5만 개, 네이버는 6만 개의 GPU를 공급받게 된다. AI 연산의 핵심인 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오픈AI, 메타, 구글과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참여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삼성전자와 HBM3E·HBM4 등 고대역폭 메모리 수급 안정화에 나서며 AI 메모리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자체 개발한 NPU 및 AI SoC로 연산 효율을 높인다. 삼성물산·삼성중공업은 해상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에 기여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함께 AI 메모리 혁신을 추진하며, AI-D·AI-N 솔루션 기반의 전용 D램·낸드 개발로 풀스택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한다. 울산 AI 존에는 SK와 AWS가 협력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핵심 메모리를 공급한다. 네이버는 AWS와 협력해 검색·쇼핑·광고 등 주요 서비스에 AI 에이전트 ‘Agent N’을 도입하고, 내년까지 1조원 이상 GPU에 투자해 자체 AI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용자 맥락을 이해하고 행동까지 수행하는 고도화된 AI 쇼핑·검색 에이전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 AI 협력 ‘AI 이니셔티브’ 마련 APEC 정상회의에서는 ‘AI 이니셔티브’가 최초로 국가정상급 합의하에 모든 회원국이 승인한 공동 프레임워크가 마련됐다. 이는 AI 비전을 명문화한 것으로 모두가 AI 전환에 참여하고 그 혜택을 공유하자는 방향성을 담았다. 주요 정책 방향은 ‘AI 혁신을 통한 생산형 향상 및 디지털 전환 가속’, ‘AI 역량 강화 및 격차 해소’, 민간 중심의 회복력 있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다. 특히 보안성, 접근성, 신뢰성을 갖춘 인간 중심의 AI 개발을 공동 목표로 설정했다. 한국은 ‘모두를 위한 AI’, 즉 포용적 기술 발전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또 엔비디아의 한국에 GPU 26만장의 우선 공급 약속, AWS의 50억 달러 이상 투자 발표는 한국을 아시아 AI 허브로 인정한 대표적 사례다. 공동 프레임워크의 주요 정책 방향은 ‘AI 혁신을 통한 경제 성장 촉진’, ‘AI 활용 혜택의 역내 확산 및 역량 강화’, ‘민간 중심의 회복력 있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다. 모든 APEC 회원국이 AI 전환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AI 기술의 혜택이 역내 모두에 고르게 분배된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AI 협력센터’로 실질적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한·미간 합의한 ‘AI 풀스택’은 기술 혁신과 포용적 성장을 연결하는 AI가 생태계 구축이 목표로 설정됐다. 디지털 격차 해소와 AI 교육 확대를 통해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AI 생태계 구축 기반도 마련됐다. APEC 회원국 간 AI 정책 경험 공유와 공동 인프라 투자, AI 관련 포럼 및 센터 설립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AI 시대에 한·미 양국의 협력이 세계에 어떠한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한미 팩트시트 결과 발표에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 최종 합의문을 발표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익을 지키고 한미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킨 이번 협상 타결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은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입증된 투자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며 “그 결과 원금 회수가 어려운 사업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와 불신을 말끔히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미 해군 함정의 국내 건조를 위한 제도적 모색 등 안보·조선 분야에서의 굵직한 진전도 이뤄냈다”고 전했다. 또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 전작권 환수를 통한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하고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는 한미동맹을 안보·경제·첨단기술을 포괄하는 미래형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킨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했다. 특히 “조선·원전 같은 전통 산업부터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산업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협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변인은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고, 오직 국익만이 영원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5위 군사대국인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밤낮없이 발로 뛰어주신 공무원과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실이 가능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성과가 국민의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야당과 함께 후속 조치를 신속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인 김현정·문금주·백승아 의원이 14일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검찰청법 개정안과 검사징계법 폐지법률안을 제출했다. 두 법안 모두 김병기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검사징계법 폐지법률안과 관련해 “검사는 탄핵에 의해서만 파면될 수 있다는 조항을 없애고, 일반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해 다른 공무원과 같이(파면을 포함한) 다섯 가지 징계받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검사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검사징계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검사징계법상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등 5단계로 나뉜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청법에 제36조의 2항을 신설해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했다. 아울러 검찰총장도 징계에 따른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검찰청법 36조의2(징계)를 보면, 검찰총장인 검사에 대한 징계는 법무부 장관이 청구하도록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검찰총장도 대상 되냐고 질문이 많았는데, 대상이 된다”면서 “검찰총장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이 징계 요구를 할 수 있고 현행법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3일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실리콘밸리 미래 통신 서밋 2025(Silicon Valley Future Wireless Summit 2025)’를 개최했다. ‘AI 네트워크가 여는 새로운 가능성(Unlocking New Possibilities with AI-Centric Network)’가 주제다. 삼성전자는 통신 시스템에 적용된 ‘AI 내재화(AI-Native)’ 기술 개발 성과 등을 공유하며 6G 통신 기술을 선보였다. ◇AI가 불러올 무선 통신의 혁신...AI-RAN 기술 검증 본격화 이날 행사는 △AI 기반 신규 서비스(AI-Driven New Services) △AI 무선 기술 혁신(AI Radio Innovation) △AI 네트워크 혁신(AI Network Innovation) 등 총 3개 세션으로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패널 토의를 통해 자유롭게 질의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AI 기반 신규 서비스' 세션에서는 △AR(증강현실)·XR(확장현실) △센싱 및 통신 융합(Integrated Sensing and Communication, ISAC) 등 AI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무선 통신망 서비스의 현실화 가능성이 논의됐다. ‘AI 무선 기술 혁신’ 세션에서는 6G 통신의 핵심 기술인 AI-RAN의 최신 발전 현황과 AI를 통한 무선 통신망 성능 최적화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AI-RAN이란 인공지능(AI)과 무선 접속망(Radio Access Network, RAN)을 결합한 기술로 ‘AI 내재화 무선 통신망’을 의미한다. ‘AI 네트워크 혁신’ 세션에서는 AI 내재화 통신 기술이 유무선 통신망과 서버 등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논의했다. 특히 AI 기술이 △네트워크 자동화 △자원 관리 최적화 △예측 기반 유지 보수 등에 활용돼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사례가 공유됐다. 삼성전자와 파트너사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검증한 AI-RAN 기술 시연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AI-RAN이 적용된 기지국 통신 장비가 스스로 판단하고 조정해 네트워크 품질 최적화를 구현해내는 검증 결과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AI 기반 차세대 통신’ 개발 선도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연구소, 협의체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6G와 AI 기반의 통신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6G 등 미래 통신 네트워크의 품질 향상을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소프트뱅크(SoftBank), 일본 KDDI리서치 등과 협력을 시작했으며, 글로벌 컨소시엄 '버라이즌 6G 혁신 포럼(Verizon 6G Innovation Forum)'에도 참여해 6G 기술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함께 AI-RAN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삼성의 vRAN 소프트웨어와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플랫폼을 통합해 기지국의 데이터 처리량, 통신 범위,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뱅크와의 협약을 통해 6G·AI 네트워크에 대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재용 회장과 손정의 회장이 직접 협력에 나서며 AI-RAN, Telco LLM(통신 확대 특화 대형언어모델) 등 4대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양사는 실제 통신망에 기술을 적용해 사용ㅇ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일본 KDDI리서치와의 기술 검증도 시작했다. KDDI는 삼성의 AI-RAN 기술 시연에 대해 “기존 솔루션보다 의미 있는 향상”이라 평가하며 상용화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 버리이즌이 주도하는 6G 기술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한 삼성전자는 6G를 향한 글로벌 표준과와 기술 실현에 협력하고 있다. 이번 실리콘밸리 미래 통신 서빗에서 삼성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AI-RAN 기술을 싱녀하며 네트워크 자동화, 자원 관리 최적화, 예측 기반 유지보수 등 다양한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 정진국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AI를 통신 시스템에 통합해 사용자 경험과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통신 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차세대 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제11차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에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과시켰다고 14일 밝혔다. 인접한 대교아파트가 15일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가운데 시범아파트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현재 여의도에는 한양·공작 아파트를 제외한 13곳의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시범아파트는 2493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재건축된다. 사업지 북측 한강과 여의도공원을 고려해 개방감과 통경축을 확보하고, 남동측 63스퀘어와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단지 내부에는 십자형(+) 공공 보행통로를 조성해 한강변과 주변 단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한강으로 직접 연결되는 입체 보행교를 설치해 공공 보행통로와 더불어 열린 한강 접근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강(여의동로) 변에는 문화공원과 문화시설을 조성해 시민들이 한강 조망을 즐기고 휴식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노인복지시설인 데이케어센터도 설치한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함께 이용하며 지역사회 복리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내부에는 경로당,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한다. 입주민은 물론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생활공간으로 조성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사업시행계획 인가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쳐 2029년 착공 예정이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다. ‘土(흙 토)’ 자는 ‘十’과 ‘一’로 나눌 수 있어 11이 겹친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흙과 농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흙의 가치와 농업의 본질을 되새기는 한편, 가래떡의 함의를 통해 먹거리의 소중함을 되짚어봄 직하다. 흙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생명의 토양이자 그릇이며, 그 위에서 자란 곡식은 한 나라의 식량주권을 지탱한다. 쌀 한 톨이 밥 한 그릇이 되고, 밥 한 그릇이 공동체의 힘이 된다. 흙에서 연유한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한 나라의 밥상’을 지탱하는 생명의 날이다. 흙이 없으면 밥이 없고, 밥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 그 진리를 잊지 않는 것이 오늘의 농정이 지향해야 할 출발점이다. ◇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 기후위기 시대에 쌀농사가 불안정해지면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식량주권의 불안정은 곧 국민 생존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기후위기 속에서 식량 생산을 담당하는 농민 보호를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결코 세금 낭비가 아니다. 통계청 「2023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농업소득은 연평균 1,114만 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농자재·비료·기름값 상승으로 실질소득
2025-11-12 편집국 기자
"농업에 왜 펀드가 필요하지?", "예산이 필요하더라도 너무 많은 책정된 것이니 감액해 다른 분야에 사용하면 좋겠다", 매년 11월이면 국회에서 이런 질문들이 나온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국가 예산을 마중물로 민간자금을 모아서 투자조합을 결성토록해 농식품 분야의 스타트업을 키우는 제도다. 벌써 16년이 지나고 있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보조금과 융자에 의존해 오던 농식품 분야에 우수한 기술창업 인력들이 몰려서 좋은 기업들을 세우고 키우게 함으로써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마켓컬리, 우듬지팜, 프레시지와 같은 스타 기업들을 키워냈고, 각 분야의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특수목적 펀드들은 AI 등 4차 산업혁명의 산물들을 농식품과 창조적으로 결합되게 하거나, K–Food 등을 통해 수출을 증진시키고 비수도권 지역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촉진시킨다. 모태펀드는 전문 벤처캐피탈(VC)에 의하여 투자기업을 선정하고 벨류업(Value–up)을 거쳐 IPO 또는 M&A 등을 통해 투자금이 회수되고, 회수된 금액이 다시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거친다. 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1
2025-11-12 편집국 기자
세상은 여전히 빠르게 움직인다. 아니, 이제는 ‘빠르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이다. 변화의 속도는 폭발적이고, 그 방향은 예측조차 어렵게 되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소비자는 어제와 다른 기준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빠르게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만이 버틸 수 있는 시대이다. 변화에 적응한다는 말은 곧 외부 환경에 따라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해석하고 주도하는 힘에서 비롯되고 그 힘의 근원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며, 전략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기업은 성장을 위해 달리면서도 동시에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더 큰 성장’을 위한 보조선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 논리를 근본부터 바꾸는 프레임이다. ◇위기의 또 다른 이름, 변화 변화는 언제나 위기의 옷을 입고 찾아온다. 기업은 위기를 두려워하지만 사실 위기만큼 솔직한 거울은 없다. 위기는 현재의 시스템이 더 이상 미래를 지탱할 수 없다는 신호이다. 따라서 위기를 회피하는 기업은 결국 자신이 만든
2025-11-11 편집국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압박은 한국 경제에 분명한 위기였으나 그 과정을 천천히 복기해, 보면 우리가 연금개혁에 그대로 가져와야 할 결정적 교훈이 있다. 그때 한국은 감정적 맞대응 대신, 몇 가지 분명한 국가 원칙을 세웠다. “국익 최우선, 동맹 관리, 글로벌 공급망 신뢰 유지.” 이재명 대통령은 협상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관련 부처와 전문가에게 필요한 책임과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했다. 실무진은 여론의 눈치나 사후 책임에 연연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해 전략을 세우고 치밀하게 움직였다. 그 결과 전면 충돌이나 일방적 피해를 막으면서, 산업·투자·안보를 묶은 협상공간을 확보해 나갔다. 국내 마가(MAGA) 추종세력들의 방해공작과 세계 제1의 강대국 미국의 무차별적 전방위 관세 압박을 이겨내며 믿기 어려운 성과를 얻었다. 여기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은, 내·외부의 집요하고 강력한 압박에 대응한 한국 정부의 리더십과 전략 운용 방식이다. 여기에는 최고 리더십의 책임 있고 명확한 방향과 원칙 제시, 실질적 권한을 부여받은 컨트롤타워, 자부심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공무원과 전문가, 기업가들의 치밀하고도 집요한 협상 전략 수립과 과감한 실행이 있었다. 연금개혁의 성
2025-11-11 편집국 기자
협상에서 윈-윈 결과를 가져오는 통합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systematic preparation), 가치 주장(Value–claiming), 가치 창조(Value–creating)의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치 주장은 협상 잉여의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한 당사자들의 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떻게 자원에 대한 자신의 몫을 주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협상가들은 협상에서 합의 오류와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하여 바람직한 가치 주장에 관한 기본 전략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 자신의 배트나(BATNA) 확인하고 개선하기 협상가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가정하여 자신의 배트나를 준비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협상에 임하기 전에 협상가는 상대방과의 합의 도달에 실패하는 경우를 대비한 대안적 계획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배트나(BATNA)는 협상이나 거래가 결렬될 경우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선호되는 대안'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참고-배트나(BATNA)는 협상 결렬 시의 최고방안의 약어(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를 말한다. 훌륭한 배트나를 가지고 있을수록 협상력은 증대된다. 더 나은
2025-11-08 편집국 기자
국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와이너리(winery, 와인을 생산하는 건물, 혹은 와인 회사 등 와인 제조에 관련된 사업을 말함)가 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많은 와이너리가 있는데, 근자에 필자가 방문한 곳을 설명하자면 충주의 레돔 알프스, 충주의 울프 와이너리, 단양의 주네뜨 와이너리 등이다. 먼저 충주의 레돔 알프스는 국내의 와이너리 가운데 아주 특별한 곳이다. 프랑스인 남편 농부와 한국인 아내가 같이 운영하는 데, 친환경적으로 와인을 만들며 신선하고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로제 스파클, 레드 내추럴은 유기농 캠벨얼리 품종으로 자연주의 양조방식으로 만든다. 필터링을 최소화하여 자연주의를 추구하고 포도 껍질은 자연 효소로 발효시킨다. 이 자연 발효를 통해 미세한 탄산감이 와인에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청수 품종으로 화이트를 만들기도 하고, 시드로(내추럴 사과 발효 와인)도 특별하다. 충주의 미라실 울프 와이너리는 전경이 좋다. 배산임수의 위치로 충주호가 조망되는 곳에 와이너리가 위치하고 있어서다.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차별화되어 있고, 특히 대표의 열정이 엿보인다. 국내 와인 대회 수상실적도 많다. 충주사과로 만드는 애플와인과 애플 아이스
2025-11-07 편집국 기자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
2025-11-06 윤영무 본부장 기자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2025-11-05 윤영무 본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