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세계 각국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주요국들이 잇따라 난색을 보이거나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주요 외신과 국내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독일, 영국, 중국, 프랑스 등에 호르무즈 해협 경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독일, 영국, 일본 등은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역시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는 입장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함을 파견하는 문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공식 요청이 오기 전이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둔 미군·원유 수입 비중까지 거론하며 압박…과장된 수치 논란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대부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부터 중동에서 이란의 테러 정권에 대한 군사 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들의 행동에 놀라지 않는다”며 “나토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들여 이런 나라들을 보호하는 일을 그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대를 초토화했다”고 주장한 뒤 “우리는 더 이상 나토 국가들의 지원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방금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유럽 동맹국들이 자산 제공을 꺼리는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며 “살면서 그가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동맹국들의 참여를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다. 특히 자국 내 미군 주둔 규모를 거론하며 미국의 안보 지원에 상응하는 협력을 해야 한다는 식의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한국에 각각 4만5000명, 독일에 4만5000~5만명 수준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는데, 우리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글쎄,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수치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은 약 2만8500명, 주독미군은 약 3만5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각국이 들여오는 원유 수입 비중에 대한 그의 언급도 실제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95%, 중국 90%, 한국 35%라고 말했지만,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62%, 일본은 69%, 중국은 49% 수준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과 주요 교역국들의 협조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치를 과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그의 발언 수위가 사실상 협박성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며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곧 군함 파견 요청 철회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말까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공개적인 약속을 내놓도록 촉구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 기여 내용보다 입장 표명 자체를 백악관이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전쟁 발언 오락가락 속 국제유가 100달러대…인플레 부담에 트럼프도 민감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점도 혼선을 키우고 있다. 그는 전쟁 초기에는 충돌이 4~5주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가, 지난 9일에는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공화당 의원 모임에서는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해 상반된 메시지를 내놨다. 전쟁의 향방 역시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란이 항복을 선언할지, 반대로 미국이 공격 수위를 조절하거나 중단할지 모두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군과 공군 전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의 공습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중재국 두 곳을 통해 전달된 휴전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도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급등한 국제유가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6일 기준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21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전 브렌트유 가격이 68~69달러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이후 한때 120달러까지 치솟은 뒤 등락을 거듭하며 최근에도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제유가 급등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는 유가와 관련해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매우,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고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입장 변화 하나하나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외교 지형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식 화법’이 세계 경제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그의 입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 국제유가 급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군사·외교 이슈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상자산 규제 2단계 입법 논의에 들어갔다. 1단계 입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법률 제20372호)이 2024년 7월 시행된 이후 20여 개월 만에 진행되는 이번 2단계 입법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중심으로 한다. 1단계 입법이 ‘사고 이후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2단계 입법은 ‘사고가 나지 않는 시장 구조의 설계’라는 점에서 다르다. ◇가상자산 규제, 사후 보호 더해 사전 규제까지 완성도 방점 가상자산 1단계 규제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응급처치 성격으로 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사후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예치금 분리, 이상거래 감시, 불공정거래 금지 등 기본 안전망이 구축됐다. 2단계 규제는 발행·유통·상장·보관·결제까지 가상자산 생태계 전체를 제도권에 편입시키며, 어떤 자산을 허용하고 누가 시장에 참여하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등 근본적 구조를 설계했다. 여기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규제, 거래소 지배구조 등 금융시스템과 연결된 영역까지 포함됐다. 1단계 규제의 범위가 규제 대상이 거래소에 집중됐다면, 2단계는 발행·유통·시장질서 전 과정을 규제 범위 안에 넣었다. 또 1단계는 사고가 난 뒤 피해를 최소화하는 사후적 규제로, 2단계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구조를 설계해 사전적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가상자산 규제 2단계 입법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전자금융거래법 전면 개편과 핀테크 규제 정비, 빅테크·가상자산 사업자 규율 변화가 맞물리고 있다. 디지털 금융 생태계 전반이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을 맞으며, 가상자산과 핀테크 중심의 산업 구조가 전환기를 맞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2단계 규제와 핀테크·전금법 개편이 만나는 지점 가상자산 규제 2단계 논의와 전금법 개편은 서로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하나의 규율 체계로 통합해야 한다는 흐름 속에서 빠르게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정부는 가상자산을 더 이상 주변적 투자상품이 아니라 결제·송금·데이터·보안이 얽힌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규제의 깊이와 범위가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2단계 입법은 1단계의 ‘투자자 보호’ 중심 접근을 넘어 시장 구조 전반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작업이다. 발행·상장 규제, 시장감시 체계 강화, 사업자 내부통제 기준 상향,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 금융시장 수준의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특히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IOSCO(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 국제증권감독기구) 등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달에 진행되는 논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지급결제 인프라의 일부로 간주하고, 발행인 책임·준비자산·상환 구조를 명확히 하는 방안이 집중해서 다뤄지고 있다. 정부가 가상자산에 ‘금융시장 수준의 규율’ 적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가상자산이 별개의 산업이 아니라 핀테크·은행·결제망과 연결된 금융 인프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전자금융거래법 개편과도 맞물린다. 전금법은 결제·송금·마이데이터·오픈뱅킹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법적 지위를 재정립하고,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권 진입 규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금융보안과 사이버 리스크 관리 기준을 대폭 상향해, 디지털 금융 전반에 동일한 보안·내부통제 기준을 적용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금융위의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은 가상자산 규제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똑같은 결제 기능을 제공하면 어떤 서비스를 막론하고 똑같은 규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논리다. 가상자산 규제 2단계 논의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디지털 금융 전반의 규제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두 제도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환경에서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차 지점을 형성한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결제·송금, 토큰 금융상품,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등 전통 금융과 유사 기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면 핀테크 기업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와 토큰화 자산을 활용한 금융모델 실험으로 가상자산 영역에 진입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비금융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 규제 구축을 예고, 전자금융거래법 개편과 가상자산 규제 2단계를 통합한 디지털 금융 규율 정비가 추진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친 환경 변화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디지털 금융 규율 정비가 본격화되며 산업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핀테크 기업은 가상자산 서비스 확대 시 금융업 수준의 자본규제와 내부통제 의무 적용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 사업자도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제 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금융회사는 규제 속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 기회 확보의 긍정 신호를 받고 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업계는 규제 중첩과 비용 증가, 혁신 저해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핀테크와 가상자산 기업 모두 기존 규제 체계에 더해 새로운 의무가 추가되는 경우 사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제도권 편입이 가져올 신뢰성 제고, 기관투자자 유입, 금융회사와의 협력 확대 등 기대도 크다.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핀테크–가상자산–금융회사 간 경쟁 구도는 재편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가상자산 규제와 전금법 개편을 통한 핀테크 규제의 재정비라는 일련의 규제 변화는 디지털 금융 시장의 확산과 뿌리내림의 속도전과 맞물리며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생태계 전체의 구조를 다시 짜맞추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동일기능·동일규제’, 한국 디지털 금융의 분기점 가상자산 규제 2단계 입법 논의와 전자금융거래법 개편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디지털 금융 생태계 전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1단계가 투자자 보호라는 응급처치적 성격이었다면, 2단계는 발행·유통·결제까지 포괄하는 시장 구조의 제도권 편입을 통해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사전적 규율을 지향한다. 정부가 제시하는 규제의 목적은 산업 억제가 아닌 시장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있다. 이는 핀테크·가상자산·금융사가 같은 기능을 제공하면 똑같은 규제를 적용한다는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근거한다. 또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도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이번 가상자산 규제 2단계 입법과 핀테크의 금융업권 진입 규율을 강화 규제 논의는 단순한 제도 개편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한국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개편은 국내 금융산업이 글로벌 규제 환경의 흐름에 발맞춰 신뢰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융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금융회사 수준의 규제를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적용할 경우 혁신 동력 약화와 글로벌 경쟁력이 상실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제도화 과정에 들어갈 때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와 함께 산업 성장성을 살릴 수 있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경찰청이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50대 전직 부기장 김모씨에 대해 18일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이달 17일 오전 5시 30분 무렵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과거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16일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C씨를 공격했으나 범행에 실패하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같은 날 창원에 있는 전 동료 D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추가 범행을 시도했지만 역시 미수에 그쳤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직후 울산으로 도주했으며, 울산경찰청과 부산경찰청의 공조 수사 끝에 17일 오후 8시 무렵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모텔에서 긴급체포됐다. 검거 당시 김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으로 인해 인생이 파멸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경찰에 “3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고, 총 4명을 살해하려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기장 승급 심사에서 여러 차례 탈락한 뒤 2년 전 항공사에서 퇴직 처리됐으며, 이에 관여한 동료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들의 생활 패턴과 CCTV 사각지대를 치밀하게 파악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경찰청은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추가 범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소청법이 19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즉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와 감독권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에 따라 기소만을 전담하는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공소청법을 상정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오늘 검찰청이 폐지된다”라고 강조한 뒤, “78년간 국민을 위해 빛낸 적 없는 검찰, 정치검찰을 오늘 폐지한다. 검찰을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인권을 옹호하고 억울한 국민을 보호하는 공소청을 국민에게 돌려 드리겠다”며 “검찰은 폐지되나 검찰개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견제와 균형의 안정적 작동, 국민의 검사로 거듭날 공소청의 새 조직 문화 안착 등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사·기소 분리···정치적 악용 가능성 커 무제한 토론에 나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은 그 권한을 민주당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기관에 재편하는 게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협조하지 않으면 이를 조정할 장치도 없고, 중수청의 수사 범위 역시 불명확해 정치적 악용 가능성만 크다”라고 했다. ◇지휘·감독권 폐지하고 검사의 직무 권한 제한 공소청법에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폐지하고 검사의 직무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소청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기소만을 전담하며,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등 3단 체계로 운영된다. 공소청 검사의 직무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영장 청구에 관한 사항 등으로 제한된다. 또 공소청의 장(長)을 ‘검찰총장’으로 규정해 공소청에 검찰총장을 두도록 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한편,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필리버스터 24시간 후인 20일 오후 토론을 강제 종결한 뒤 법안을 의결하고, 중수청 설치법을 상정해 21일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원료 확보마저 어려워지자 석화업계는 가격과 물량 모두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동 사태로 인한 나프타 수급 불안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 간담회를 열고 석유화학 업계 및 정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 임원진과 플라스틱 중소기업계,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석화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료 공급 구조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진단을 내놨다. 배용재 여천NCC 전무는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석화업계를 도와주기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현재 여천NCC가 필요한 나프타를 물리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로 여천NCC는 나프타 물량의 7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으로 구매해왔다”고 설명했다. 가격 급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배 전무는 “중동 사태 전에는 600달러 수준이던 나프타가 현재는 실물로 사려면 1100달러 이상이 돼야 하고, 그 물량마저 구하기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하면서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실제 조달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단기 대응 차원에서 수출 축소와 내수 전환 등 공급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김영번 롯데케미칼 본부장은 “국내 에틸렌 설비가 상당히 많아 지난 4년간 해외 공급 증가에 따른 업황 악화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대산 석유화학 공장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상생형 사업 모델의 일환으로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케미칼도 하루빨리 석유화학 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중동 위기의 여파가 중소 협력기업까지 내려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4월 합성수지의 경우 수출 물량을 최소 10% 줄이는 방향으로 계약 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3월까지 국내 공급 비중은 기존 45%에서 90%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특히 원가 부담이 큰 중소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플라스틱 제조기업은 원가의 80%가 원재료”라며 “원가 급등과 납품단가 미반영 사이에서 이른바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재료 가격은 치솟는데 이를 납품단가에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 탓에 중소업체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단기 수급 대응뿐 아니라 산업 구조와 지역 기반 정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야 한다”며 “대산이 정의로운 산업전환 특별지역으로 지정돼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상생 모델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와 국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원료 공급 안정화를 위한 상생 협력을 강조했으며, 고부가·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돕기 위한 2조 1천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및 사업 재편 추진 방안을 공유했다.
정부가 ‘간편결제 수수료 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카드사·PG사(Payment Gateway, 결제대행사)·플랫폼 간 수익 배분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 주요 빅테크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확대 추진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간편결제 수수료 체계 개편 방안의 주요 내용을 크게 △수수료 공시 확대 △PG업 규율 강화 △소상공인 부담 완화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발표했다. 첫 번째로 ‘수수료 공시 확대’는 현재 일부 대형 간편결제 기업만 공시 대상이었으나, 단계적으로 모든 업체로 확대된다. 올해는 월평균 결제규모 5000억원 이상 업체가 의무 공시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어 내년에는 월평균 2000억원 이상 업체가 추가되고, 2028년에는 모든 선불업자와 PG업자에 공시가 전면 의무화된다. 두 번째는 ‘PG업 규율 강화’다. 금융위는 다단계 PG 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상위 PG·하위 PG 간 수수료 흐름을 구분해 공시하도록 했다. 이는 회계법인의 검증을 거쳐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과거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정산 부실 문제를 예방하가 위한 목적이다. 세 번째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다. 수수료 비교 가능성을 높여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빅테크 기업의 자율적 수수료 인하를 유도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6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편결제 수수료 개편, 소상공인 기회·빅테크 도전 금융위의 이번 방안을 발표한 이유는 급격히 성장하는 온라인·간편결제 시장에서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고, 다단계 PG 구조의 불투명성을 개선해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먼저 시장의 급성장도 중요한 이유다. 전자금융결제 시장 규모는 2019년 348조원에서 2024년에는 1037조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간편결제 이용액도 116조원에서 320조원으로 약 176%가 증가했다. 둘째는 소상공인 부담이다. 무인주문기기 확산 등으로 영세사업장을 포함한 오프라인에서도 간편결제가 늘어나면서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셋째는 투명성 부족이다. 기존에는 일부 대형 업체만 수수료를 공시해 비교가 어려웠다. PG업자가 실제로 수취하는 금액과 카드사 및 상위 PG업자 몫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간편결제 수수료 개편...소상공인 부담 완화·투명성 강화 금융위원회의 간편결제 수수료 체계 개편 방안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은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수수료 공시 확대화 세분화, PG업 규율 강화로 인해 수수료 인하 압력이 커지고 기존의 불투명한 수익 구조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향이 이어지는 경우 일부 중소 PG사의 경우 사업 지속성에도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라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대형업체만 수수를 공시해 전체적인 결제 업체의 혜택에 대한 비교가 어려웠다. 이번 개편으로 영세 가맹점과 소상공인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업체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핀테크·빅테크 간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간편결제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에 그치지 않고, 결제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소상공인에게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소비자에게는 보다 공정한 결제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빅테크 기업은 새로운 규제 환경에 맞춰 수익 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시장 참여자 모두가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향후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방안은 소상공인 친화적 정책이면서 또 빅테크 규율 강화라는 두 가지 축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러한 개편 방안은 향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 방안 발표에 대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플랫폼사는 수수료 공시 강화로 기존의 높은 수익률에 따른 구조적인 압박을 받을 것이 예상되고 있다. 플랫폼사는 이에 대해 투명성 강화, 비용 효율화, 부가 서비스 개선에 대한 수익 다변화 등 차별화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페이·LG페이 등 제조사 측에서는 수수료 인하 압력은 적은 대신 PG사와의 협력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NHN페이코·KG이니시스 등 PG사들은 다단계 PG 구조 규제 강화로 재무건전성에 차질을 우려하며 사업 지속성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얼마 전 필자가 듣는 고전강독 시간에 뜻밖의 이야기가 나왔다. 팔순의 훈장은 자신의 집에 쥐가 들어와 겁을 먹은 아내가 주방에 들어가질 못한다는 거였다. 방역업체까지 불렀지만 정작 쥐는 잡지 못하고, 쥐구멍 두 개를 막는 데 출장비만 20만 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80대 중반의 수강생 한 분이 웃으며 말했다. “군 오징어 미끼로 쥐덫을 놓아보세요” 그 한마디에 교실은 금세 어린 시절 이야기로 번졌다. 천장에서 쥐들이 밤마다 뛰어다니며 운동회를 열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는 비료 포대로 천장을 막아 쥐를 몰아 잡았고, 또 누구는 쥐꼬리를 묶어 학교에 가져가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쥐는 그저 불쾌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식량을 축내는 ‘적’이었다. 그 시절의 농촌은 쥐와의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켜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쥐보다 더 큰 문제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뉴욕타임스는 『인구 폭탄, The Population Bomb』의 저자로 유명한 미 스탠포드 대학교 생물학 교수였던 폴 R 얼리치(Paul R. Ehrlich)가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기사를 전했다. 그는 인구 폭증이 식량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생태학자였다.
2026-03-19 윤영무 본부장 기자
핵가족시대,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느린 학습자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이들을 여전히 ‘예비범죄자’로 치부하거나, ‘홀로 설 수없는 존재’로 여기는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들이 이웃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러한 편견을 해소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의 고유성과 상황이 존중되고 받아들여지는 지역사회공간이 주어질 때 비로서 이들에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질문을 던졌다. 소규모의 집단주거공간을 기반으로 공동비지니스를 개발하며, 지역 주민과 어우러져 사는 마을은 만들 수 없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서귀포 상효동 농장에서 시작했다. ◇5천평 귤밭에 분양된 500그루의 희망 3월 26일 오후 2시부터 서귀포시 상효동의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열리는 가족축제는 그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축제 당일에 제주트립티팜 농장에서 음악이 곁들인 작은 기념식을 하려고 한다.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기꺼이 귤나무 분양에 동참해주신 분들, 현재 치료에 전념하느라 마음으로 함께 하며 뜻하는 선한 일이 이루어지
2026-03-16 편집국 기자
오늘(3월 13일) 자 뉴욕타임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더블린 펍 투어, 하지만 술은 마시지 않아요, A Dublin pub crawl, but hold the booze」라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더블린은 아일랜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많은 문학가가 배출된 도시로 유명한 데다 활기찬 펍 문화와 전통 음악으로도 잘 알려져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취기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니 무슨 까닭일까? 기사를 읽고서 알겠다. 그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건강과 음주 습관을 둘러싼 문화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술을 덜 마시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바에 가서 친구를 만나고, 음악을 듣고, 분위기를 즐긴다. 결국 술이 중심이던 공간이 이제는 사람과 분위기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술은 “마실 줄 아는 사람”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소주병이 줄지어 서야 친분이 쌓였고,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강한 사람으로 통했다. 필자 역시 젊은 시절에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술을 꽤 마시던 축에 속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풍경을 보기 어려워
2026-03-16 김소영 기자
마일스톤(Milestone)이라는 용어는 원래 도로에서 목표지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돌로 된 이정표를 뜻하는 합성어(Mile+Stone)이다. 프로젝트 또는 기업의 경영 목표 달성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단계나 사건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군대나 여행자가 이동 거리를 확인하고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를 알기 위해 1마일마다 돌로 된 표지판을 세웠다고 한다. 오늘날 벤처투자에서는 이 개념이 확장되어 ‘지금 이 회사는 어디까지 왔고 다음 단계로 가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성장 단계의 기준점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마일스톤이란, 스타트업이 일정 기간 안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단계별 목표를 의 미하는 개념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적자가 지속되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업을 하고 있다. 투자자는 투자 대상을 검토할 때 그 회사가 ‘현재 돈을 벌고 있는가’ 보다는 ‘이 회사가 제대로 성장 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는가, 또는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더 중요시한다. 즉, 막연한 비전보다는 단계 별로 검증된 성과제시에 관심이 있다. 이를 보
2026-03-15 편집국 기자
최근 국내에서 미술관·박물관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박물관은 이미 관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로 역할하여 왔다. The Art Newspaper 자료에 의하면, 2024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 1위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874만명), 2위는 이탈리아의 바티칸 박물관(683만명), 3위는 영국의 대영박물관(648만명)으로, 유럽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박물관이면서 방문객 수 상위에 위치한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여행사 근무 이후, 필자는 지금까지 파리 방문에서 루브르박물관을 대략 10~20회 방문 했을 것이다. 그만큼 파리 투어에서 루브르박물관은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는 의미다.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관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고야의 옷 입은 마하 등을 소장한 스페인의 프라도미술관,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 등을 소장한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크림트의 키스를 감상할 수 있는 벨베데레 궁전 오스트리아 미술관 등 인지도가 높은 곳이 많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소크 라테스의 죽음과 빈센트 반 고흐의 싸이프러스 나무 등을 볼 수 있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유명하다. 프
2026-03-14 편집국 기자
커피가 퇴비가 되고, 퇴비가 채소가 되는 도시. 그런 도시에서는 치유와 힐링, 위기 대응 먹거리 교육, 사회적경제 활성화, 원 헬스(One Health)의 실천이 제각각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고리로 진행될 수 있다. 필자가 그리는 서울의 청사진이다. 서울의 도시 문제를 따로따로 보면 해법도 흩어진다. 1인 가구의 외로움은 복지 문제로, 반려동물 증가는 생활 문화 문제로, 커피박은 폐기물 문제로, 도시농업은 취미나 교육 문제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서울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환경 정책도, 단순한 복지 정책도 아니다. 도시민의 정서적 고립을 줄이고, 도시의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며,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통합적 생명순환 정책이 필요하다. ◇ 외로운 서울 그 출발점은 서울의 생활 구조 변화다.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서울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가구의 19.5%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반려동물 보유 가구 가운데 36.4%가 1인 가구다. 서울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9.3%로 나타났다. 더 주목할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어
2026-03-13 편집국 기자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입니까?” 현대 전쟁사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질문이 있다면,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전쟁을 취재하던 기자가 장군에게 던진 이 질문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훗날 미군 총사령관이 되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당시 소장이었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전쟁 기자 릭 앳킨슨이다. 이처럼 전쟁의 시작은 언제나 명확하지만 끝은 늘 불확실하다. 그 질문이 다시 중동으로 되돌아왔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맞물린 현재의 긴장은 많은 사람에게 “이 싸움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2013년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의 보수성향 칼럼기고자인 브렛 스티븐스(Bret Stephens)은 오늘(3월 10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네 가지 종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불확실한 미래를 비교적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민중 혁명이다. 수백만 명의 이란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현재의 억압적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란 사회 내부에는 이미 강한 불만이 축적돼 있다. 젊은 세대는 종교적 통제에 염증을 느끼고, 경제는 제재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독재 정권이 외부
2026-03-13 편집국 기자
바닷속에는 ‘우렁쉥이’라는 생물이 있다. 흔히 술안주로 즐겨 찾는 ‘멍게’다. 이들은 굴이나 산호처럼 평생 한 곳에 달라붙어 고착 생활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유년기다. 방금 알에서 깨어난 우렁쉥이 유생은 올챙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척삭과 신경관, 그리고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원시적인 뇌와 눈이 존재한다. 입을 벌릴 수 없어 뱃속에 품고 태어난 난황의 영양분만으로 버텨야 하는 이틀.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렁쉥이 유생은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자신이 평생 머물러야 할 안식처, 즉 단단한 바위를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과업이 완료되어 마침내 평생의 안식처에 안착하는 순간, 우렁쉥이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뇌와 척삭을 소화해 먹어 치운다.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 뇌부터 소화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가 사라진 후에 비로소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입수공과 뱉어내는 출수공이 생긴다. 이제 우렁쉥이는 죽을 때까지 바위에 붙어 입만 벌린 채, 흘러들어오는 플랑크톤을 수동적으로 걸러 먹으며 평생을 보낸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월퍼트(Daniel Wolpert)는 이 우렁쉥이의 일생을 언급하며 “뇌는
2026-03-09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