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대한 개혁 요구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농협은 농협개혁위원회가 지난 10일 제4차 회의를 열고 농협 운영 전반을 전면 재설계하는 자체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9일 정부 차원의 합동 특별감사 결과 발표로 인해 농협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공동으로 농협 감시위원회를 새로 만들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임직원 비리에 대해서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 명확한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
농협은 이같은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자정 노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번 개혁안은 △선거제도 개선 △인사 공정성 제고 △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강화 등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담고 있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최근 농협의 지배구조와 선거문화, 내부통제 체계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 혁신을 통한 실효성 있는 개혁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 정책선거 제도화....‘금품선거 통제장치 강화’
우선 선거제도 개편의 핵심은 금품수수 등 불법 선거 관행을 근절하고 정책 중심의 공정한 선거문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중앙회장 선거에 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신설하고 정책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호별 방문이나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임계치 기반 부정선거 자동감시 시스템’을 도입한다. 해당 시스템은 이상 징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선거관리기관에 자동 경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선거법 위반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조합원 제명과 기탁금 몰수 등 처벌 수위를 높이고, 공소시효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사 부문에서는 공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추진된다. 먼저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가능 기간을 퇴직 후 1년으로 제한해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회전문 인사’ 관행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집행간부는 내부 승진 원칙을 유지하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역량 중심 인사체계를 구축한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외부위원 추천 채널을 다양화하고 추천위원을 2배수 이상 확대해 운영 신뢰성을 높인다.
또 임원 추천 시 후보 공개모집을 의무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해 후보자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로 했다.
경제지주 자회사 인사 독립성도 강화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중앙회 소속 위원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60% 수준으로 확대해 계열사 인사에 대한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윤리경영 컨트롤타워 구축
내부통제 부문에서는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신설해 윤리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범농협 차원의 윤리경영을 총괄하고 농협개혁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에도 개혁과제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독할 예정이다.
감사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강화된다.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의 선출 방식을 감사위원회와 동일하게 통일해 독립성을 높이고, 감사위원회 외부 전문가 선임 요건에 직무경력을 포함해 전문성을 확보한다.
이사회에는 ‘독립이사제’를 도입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한다. 독립이사는 내부통제 관련 안건 등을 이사회에 직접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이사회가 실질적인 경영 감독기구로 기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중앙회의 연합회적 성격을 고려한 조합장 직선제와 선거 과열 방지와 효율성을 강조한 이사회 호선제가 팽팽히 맞섰다. 일부 위원은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위원들은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회장 권한 축소 등 강력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조직 운영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혁신하고, 뼈를 깎는 쇄신으로 환골탈태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 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와도 긴밀히 소통하여 농협 발전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특별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중앙회장과 농협재단 핵심 간부들의 위법 의심 행위 6건에 대해 수사 의뢰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