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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빅데이터로 바라본 BTS, 그리고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의 에술적 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1일 가수 방탄소년단 (BTS)을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했다. 청와대는 BTS가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 참석해 세계 청년들을 향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서 “한국이 지속가능한 성장 등 미래세대 글로벌 의제를 선도하고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에 맞게 외교력을 확대하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 사절단을 임명한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 나 시대의 선도국가로 국가 위상을 제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9월 뉴욕 UN 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는 이른바 ‘다자외교의 꽃’이라 불리는 국제 외교 무대다.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일반 토의 외에도 국제사회의 각종 이슈가 논의되는 부대 행사가 활발히 전개된다. 이번 회의에서 BTS는 환경, 빈곤, 불평등 개선 및 다양성 존중 등 세계적 과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외교와 국제정치 분야는 더 이상 정치인 또는 외교관만의 영역이 아니다. 유엔 총회에 대통령의 특별 사절로 임명된 것은 바꾸어 말하면 BTS라는 가수가 국가를 대표할 만큼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영향력은 음악을 통해서 이미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에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라는 노래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가 그 예로서 국가를 넘어선 세계를 향한 메시지가 주목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인류를 향한 위로의 메시지, 다양한 인종의 공존과 화합을 지향하는 노래 가사는 세계의 연대와 협력을 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한 국가에만 소속되어 활동하는 가수가 아니라 세계 시민을 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국가 이외의 국제 행위 주체

 

세계가 직면하는 많은 문제를 처리할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고 이를 관리하는 능력 여하에 따라 인류의 삶은 달라져 왔다. 수 세기 동안 각종 문제의 해결은 주로 주권을 가진 영토 국가들에 의존하였다. 물론 지금도 국가는 세계무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이다. 그러나 세계화(Globalization) 이후 국가만큼이나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행위자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을 국가와 구별하여 ‘비국가 행위자’라고 한다.

 

국제 정치에서 활동하는 ‘비국가 행위자’에는 정부 간 기구, 국제 비정부 기구, 다국적 기업, 국내 이익집단이나 소수 민족과 같은 국가 내부 행위자, 그리고 영향력 있는 개인이 있다. 이글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영향력 있는 개인도 국제 정치의 행위자이다. 예를 들어 강대국의 전(前) 국가 원수, 거대 다국적 기업의 경영자 등이 그 사례이다.

 

 

예술가 가운데서도 마이클 잭슨(1958~2009)의 공연에는 음악을 통해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외에도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노래한 영국의 전설적 록 밴드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1940~1980)이 있다. 그는 “영국이 전쟁에 관여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영국 왕실로부터 받은 훈장을 반납하면서 쓴 편지 내용이 최근 공개되기도 하였다.

 

미국의 대중음악 가수 겸 작곡·작사가인 밥 딜런(Bob Dylan, 1941~현재)은 대중가수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그 또한 전쟁과 흑인 인권 탄압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BTS가 노래하는 평화와 다양한 인종에 대한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행위로서 주체성을 보여주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오는 9월 뉴욕의 유엔총회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9월 24일 오후(현 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UNICEF)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인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연설을 하였다.

 

한국 가수가 처음으로 유엔 총회 행사장에서 연설한 것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고, 청년 세대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는 내용은 더욱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참여였던 지난해 유엔총회 때는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부딪힌 청년들에게 특별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멤버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며 코로나19로 인한 절망을 이겨낸 경험을 이야기하며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용기를 불어 넣었다. 올해는 어떤 활동과 메시지를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는 BTS가 환경, 빈곤과 불평등 개선, 다양성 존중 등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을 촉진할 다양한 활동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로 바라본 BTS

 

오늘날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화두는 단연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보다 너무 방대하여 기존의 방법이나 도구로 수집·저장·분석 등이 어려운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들을 의미한다. 빅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저장, 유통, 수집 분석처리가 가능한 성능이 있어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대규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대용량 데이터 그 자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에 더 초점을 둔 용어이다. 

 

이하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BTS의 최근 검색어 빈도와 관계도를 분석하여 다양한 관련성을 탐색하 고자 한다.

 

빅카인즈(BIGKinds)는 다양한 언론사로부터 수집한 뉴스로 구성된 통합데이터 베이스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여 만든 국내의 뉴스 분석 서비스이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종합일간지, 경제지, 지역일간지, 방송사 등 54개 매체의 약 6천만 건 이상의 뉴스를 데이터하고 있다. 검색 키워드는 ‘BTS’로 설정하였고, 검색 기간은 2021년 4월 21부터 2021년 7월 21일까지이며, 언론사 전체를 대상으로 관계도 분석, 키워드 트렌드, 연관어 분석을 조건으로 하였다.

 

 

관계도 분석

 

BTS에 대한 관계도 분석 결과, 1위는 '미국'(장소, 가중치 57), 2위는 '빌보드'(키워드, 가중치 45), 3위는 'BTS'(키워드, 가중치 41) 순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최근 발표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미국 내 또 다른 메인 차트인 ‘아티스트 100’에서도 1위에 올라 그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영국, 일본의 오리콘 차트 등 국가별 관련어와 맥도날드 등 초국적 기업과의 마케팅으로 인한 전 세계적 관계와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키워드 트렌드

 

BTS에 대한 주간 키워드 트렌드 분석 결과 ‘2021년 5월 19일 주간’에 3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346건, 339건 의 높아졌던 부분을 볼 수 있다. 이는 BTS가 5월 21일 싱글 곡 ‘Butter’로 6개월 만에 음악을 선보인 영향으로 보인다.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가다 이번 7월 또 다른 신곡으로 그 트렌드와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연관어 분석

 

 

‘BTS'에 대한 연관 키워드 분석 결과, 1위는 '방탄소년단'(가중치 626.98, 키워드 빈도수 1994), 2위는 '빌보드'(가중치 230.68, 키워드 빈도수 1678), 3위는 'Butter'(가중치 141.69, 키워드 빈도수 535) 순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맥도날드, 코로나 19등 연관어가 도출되었다.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최근 BTS와 관련된 다양한 대중들의 관심을 탐색할 수 있으며, 관계도 분석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넘어선 전 세계적인 관련성과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의 예술적 시도

 

지난 7월 BTS가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라는 곡에 청각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국제 수어’로 안무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접근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의 예술적 시도의 하나라고 본다. 배리어 프리란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21년 기준 78억 인구 가운데 약 15억 명이 청력이 손실되어 듣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세계 인구수로 보고 있다. 흔히 음악은 청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듣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BTS는 국제 수어를 춤에 활용한 안무로 음악을 표현하였다. 시각화 된 음악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하여 소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문턱을 낮춘 시도이다. 음악을 느끼는 장벽을 낮춘 BTS의 이번 노래와 안무에 대하여 “평생 소속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수어로 된 방탄소년단 춤을 보고 내가 특별하고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WHO의 테워드로스 사무총장도 SNS에 글을 올려 “청각이 손실된 세계 15억 명의 삶에 활력이 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말하였다. BTS의 배리어 프리 시도는 ‘러브 유어셀프’세계 순회공연 때도 수어 통역사와 함께 공연 통역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배리어 프리의 예술적 시도는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각 장애인들에게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촉각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려보세요!(Picture This)’프로그램 등 그리고, 만지는 예술의 즐거움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140점 이상의 작품은 작품을 만지면서 관람할 수 있는 ‘가이드 터치 투어(Guided Touch Tour)’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터치 컬렉션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작품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힘들어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 내 분쟁과 인종차별 문제 등 비평화적인 모습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류의 과제’에 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하여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은 국가의 정책 및 국제기구 이상의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배리어 프리의 정신으로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없애고 음악이라는 영역에 문턱을 낮춘 시도는 우리가 다시금 새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미국의 미래 학자이자 문명비판가였던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 1928~2016)는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에서 미래의 변화가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려 하 고 있는가의 방향을 서술하였다. 세 번째 물결 중 하나가 바로 “변화는 탈선형화 되어 있으며 거꾸로도, 앞으로도 그리고 옆으로도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제 국제 사회의 행위 주체는 더 이상 ‘국가’라는 하나의 선형화된 주체에만 머무르지 않게 되었다. 영향력 있는 개인으로서 보편적 인권과 가치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이끌어내고 있는 탈선형화 된 새로운 물결에 주목해야 한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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