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국민의힘은 국민 걱정 그만 시키고 전열 가다듬어라

 

그 나라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을 반영한다는 정치 명언이 있지만 요즘 정치판을 보면 그 명언도 고쳐야 할 것 같다.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들 간 말싸움은 누구 좋아하라고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다행히 이준석 대표가 지난 23일 당내 분란 상황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는 선거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정권교체를 향해 모두 결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내 경선의 공정한 진행에만 방점을 찍으면 된다. 하지만 이 대표의 주장대로 토론으로 하지 않고 경선 후보들의 비전발표회는 싱거웠다는 일반의 평가였다. 정치는 토론이다. 일방적 발표만 하는 것은 솥뚜껑을 열어놓고 밥을 짓는 것과 같다.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서로 강·약점을 알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판단력도 향상된다.

 

계속 발표 식으로 후보 경쟁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미적지근한 예비후보들 간 경쟁을 하면 결과는 볼 것도 없다. 지금이 바람몰이로 선거하던 3김 시대가 아니다. 후보들의 말과 동선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시대에는 자신을 충분히 보여주는 캠페인이 최선이라고 본다.

 

정치인들이라면 다들 말을 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말로 망한다는 말도 있다. 당 대표나 경선 후보든 좋은 비유가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도 금방 내뱉지 말고 두세 번 생각한 뒤에 말해주기를 바란다.

 

윤석열, 최재형 후보는 국민의힘에 새로 입당한 만큼 여론지지도가 높다고 해도 겸손하고 진중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아래인 이 대표는 존중하면 내가 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올라간다. 캠프에, 선거에 기여하겠다고 들어온 사람들로부터 기발한 제안과 공격적 주문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후보 자신이 중심을 잡아야지 조언자들의 말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가 최고지도자가 될 재목인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대선의 최후 승자는 중도층 잡기에 달려있다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중도층의 표심을 얻으려면 무조건 상대 후보와 각을 세우고 흠집을 폭로하는 네거티브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는 현실성 있는,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의 귀에 듣기만 그럴듯한 총론적 구호로는 표심에 호소하기 어렵다. 공약이라고 해서 새로 연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약은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 다 연구돼 있다고 보면 된다. 후보들이 이미지와 멘트 위주 조언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먼지 쌓인 공약들 찾아 그중에서 선별해서 다듬기만 하면 된다.

 

문재인 정권이 임기 내내 적폐청산을 외치며 재판을 계속하는 바람에 정치판이 매우 거칠어져 국민의 피로도가 매우 크다. 정권 말기에 ‘언론개혁’을 한다며 언론중재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도 거칠어진 심사의 반영이 아닐까.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당과 사생결단식 태도는 지양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할 듯하다.

 

한국의 정치사회가 민주화가 됐다고 하지만 오랜 투쟁으로 인한 앙금이 남아 있고 피해자 의식이 박혀 있다. 민주당 사람들은 정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불안해하고 ‘약자’처럼 행동하는 것 같다. 이 바람에 정치 언어가 극한적이고 대결적이다. 국민의힘 후보들, 특히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후보는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약속했으면 한다.

 

끝으로 후보들은 국민여론조사 결과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당내 여론조사 1위에 고무돼 다른 후보들을 무시하는 이미지를 형성하면 본선에서 질 수 있다. 과거 재미없는 국산 영화는 주연만 있고 조연들이 형편없었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이 후보들 간 치열한 드라마를 펼쳐 보이게 되면 거기서의 승자가 대선에서 국민의 낙점을 받을 수 있다.

 

일찌감치 1위가 결정되면 좋을 것 같지만 한국의 대선 정치판에선 통하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은 항상 보수와 진보의 분포가 팽팽한 호각세를 보이는 선거 문화를 보여 왔기 때문에 대선만큼은 끝까지 절박한 의지로 땀 흘려 뛰는 후보에게 한 표라도 더 갈 것으로 예상된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