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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중근 의사의 독립·평화사상

한국 정신문화를 찾아서(33)

21세기에 접어든지도 어언 23년이 다 차서 해를 넘길 무렵이지만 동아시아의 파고는 드높고 유럽과 중동 양족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는 미-중 대결을 넘어서 진영별로 더 욱 첨예하게 갈라지는 형국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런 때에 사형을 언도 받고 죽기까지 ‘독립’, ‘평화’를 외친 안중근 의사의 꿈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안중근 의사는 독립과 무장 투쟁만을 실천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동양평화안을 제시한 선각자였다. 이런 위대한 선각자가 있었기에 오늘 대한민국의 발전이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그의 자를 딴 「안응칠 역사」란 이름의 자서전을 집필했다. 이 자서전에 그의 살신성인의 우국 독립정신과 평화 정신이 잘 담겨져 있다. 


안중근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황해 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안 의사는 14세 되던 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애통한 나머지 드러누워 반 년 지나서야 회복됐다고 한다. 안 의사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오랫동안 앓았다. 안 의사의 깊은 정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6세에 이르렀을 때다. 동학군이 큰 무리를 지어 인근 마을들을 노략질하자 안 의사 아버지는 마을 사람 70명을 모아 대적했다. 안 의사는 용감하게 선두에 서서 동료 6명과 함께 적병 지휘소를 기습하기도 했다.

 

그 이 듬해 무렵에 안 의사는 경성에서 천주교에 입교하고 세례를 받았으며 도마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한 가족 전체가 천주교인 된 안 의사는 전도 활동을 열심히 했다. 안 의사는 프랑스 선교사 홍요셉 신부와 함께 전도 여행을 하는 중에서 선교를 위한 연설을 한 내용을 그의 자서전에서 썼다. 아래는 그의 인용문이다.


“대저 천지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고 하는 것은 영혼이 신령하기 때문이오...그것은 사람의 혼으로서 능히 생장하고 능히 지각하고 그리고 능히 잘잘못을 분별하고 도리를 토론하고 만물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에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하다 하는 것이요...그러므로 영혼의 귀중함은 이것으로도 알 수 있는 일인데 이른바 천명(天命)의 본성이란 지극히 높은 천주께서 사람의 태중에 불어 넣어 준 것으로 영원무궁토록 죽지도 멸하지도 않는 것이오.


그러면 천주는 누구인가. 한 집안에는 집 주인이 있고 한 나라에는 임금이 있듯이 이 천지 위에는 천주가 계시어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삼위일체로서 전능(全 能), 전지(全知), 전선(全善)하고 지공(至 公), 지의(至義)하여 천지만물, 일월성신을 만들어 주시고 착하고 악한 것을 상주고 벌주시는 오직 하나요, 둘이 없는 큰 주재자(大主宰者)가 바로 그분이오.,,,


천주님은 지극히 공정하여 착한 일에 갚아주지 않는 일이 없고 악한 일에 벌하지 않는 일이 없거니와 죄의 심판은 몸이 죽는 날 내리는 것이라, 착한 이는 영혼이 천당에 올라가 영원무궁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오, 악한 자는 영혼이 지옥으로 떨어져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오. 

 

한 나라의 임금도 상주고 벌주는 권세 를 가졌거늘 하물며 천지를 다스리는 거룩한 큰 임금이신 천주님이야 어떠하겠소. 혹시 천주님은 살아 있는 현세에서 착하고 악한 것을 상주고 벌주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그렇지 아니하오...

 

어떤 사람이 여러 천만 명을 죽인 죄가 있을 적에 어찌 그 한 몸뚱이만 가지고 대신할 수 있겠소. 그리고 어떤 사람이 여러 천만 명을 살린 공로가 있을 적에 어찌 잠깐뿐인 세상 영화로 그 상을 다했다 할 수 있겠소. 더구나 사람의 마음이란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잠시는 착하다 가도 다음에는 악한 일을 지기도 하고, 오늘은 악하다가도 내일은 착하게도 되는 것이니.

 

만일 그때마다 상벌을 주기로 든다면 이 세상에서 인류가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오. 또 이 세상 벌은 다만 그 몸을 다스릴 뿐이오. 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지만 천주님의 상벌은 그렇지 아니하오. 전지전능(全知全能)하기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너그러이 기다 려 주었다가 세상을 마치는 날 선악의 경중을 심판한 연후에 죽지 않고 멸하지도 않는 영혼으로 하여금 영원무궁한 상벌 을 받게 하는 것인데 상은 천당의 영원한 복이오,  벌은 지옥의 영원한 고통으로서 천당에 오르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한 번 정하고는 다시 변동이 없는 것이오...


만일 영혼도 몸이 죽을 때 같이 따라 없어지는 것이라면 잠깐 사는 세상에서 잠깐 동안의 영화를 꾀함직도 하지만 영혼 이란 죽지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으로 천주님의 지극히 높은 권한은 불을 보는 것처럼 명확한 것이오....


만일 사람들이 천당과 지옥을 보지 못했다 하여 그것이 있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유복자(遺腹子)가 아버지를 못 보았다고 해서 아버지 있는 것을 안 믿는 것과 같고 또 소경이 하늘을 못 보았다고 해서 하늘에 해가 있는 것을 믿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이오. 또 화려한 집을 보고서 그 집을 지을 때 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 집을 지은 목수가 있었던 것을 안 믿는다면 어찌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소.

 

이제 저 하늘과 땅과, 해와 달과 별들이 넓고 큰 것과 날고 달리는 동물 그리고 식물 등, 기기묘묘한 만물이 어찌 지은이 없이 저절로 생성할 수 있을 것이오. 만일 저절로 생성된 것이라면 해와 달과 별들이 어째서 어김없이 운행되는 것이며 봄·여름·가을·겨울이 어째서 틀림없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오...


원컨대 우리 대한의 모든 동포 형제자매 들은 크게 깨닫고 용기를 내어 지난날의 허물을 참회함으로써 천주님의 제자가 되어 현세를 도덕시대로 만들어 다 같이 태평을 누리다가 죽은 뒤에 천당에 올라가 영생을 함께 누리기를 만 번 바라오.”
 

안 의사의 전도 말씀을 보면 전통의 유교적 도덕관과 기독교의 신앙이 조화롭게 안착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안 의사에게 도덕 시대의 실현은 천주님의 명령이자 의무로 받아들여져 세계를 뒤흔든 거사를 결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사상과 의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흔히 외래 종교와 사상을 배척하기 쉬운 법인데, 안 의사는 그 차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점을 수용하여 바른 도를 용기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사상과 종교를 고수하면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융통성 없는 근본주의와 과격한 폭력도 마다하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오늘날 이슬람 극단 세력에서 그와 같은 면모를 볼 수 있다. 안 의사는 동양평화를 깨트린 원흉, 이토히로부미만 죽이고 일본인 포로들을 석방한 것은 그와 같은 신념 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이어서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40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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