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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급증하는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악성댓글 손해배상책임은?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생긴 것이 바로 댓글문화다. 댓글을 통해 새로운 정보나 소식을 알 수도 있고, 또 원문의 오류 등을 지적받기도 한다. 댓글에 댓글도 달리면서 그 안에서 작은 토론장이 열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댓글은 때때로 근거없는 비방이나 인신공격성을 보여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다. 그간 많은 형사처벌도 있었고,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악성댓글의 문제점들을 수면 위로 올렸지만 아직도 많은 기사들에는 악성댓글이 사라질 줄 모르고 있다. 초기에는 유명연예인이 악성댓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등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에는 연예인 등 공인들도 근거없는 루머나 악성댓글에 적극적으로 강하게 맞대응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판례는 이런 ‘악성댓글’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과 관련된 사례다.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사건번호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4.7. 선고 2016나60302 손해배상(기)


연예인 사회면 기사에 달린 수백여 개의 댓글


지난 2015년 연예인 A씨가 클럽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는 내용의 뉴스 기사가 사회면을 때렸다. 포털을 통해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고, 기사마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 T씨는 “(단독) ○○○, CCTV확보, 무고죄 맞고소 준비 중”이라는 기사에 “무죄, 유죄를 떠나서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음주운전하다 적발된 거 보면 인간 자체가 쓰레기구만”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또 네티즌 K씨는 A씨의 강제추행 혐의 관련 기사에 “생긴대로 노네, ☆☆☆과 동급되고 싶냐”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 H씨는 다른 기사에 “요새 뭐하나 했더니 추행하고 있었구려 ㅎ”라고 댓글을 달았다. 해당 사건을 보도한 여러 기사에 네티즌들은 “가지가지한다. 나이먹고 뭔 추태야” “쑤우우레귀ㅜㅜ 말이 씨가 되네”라는 내용을 적었다.


인격권 침해하는 불법적 댓글은?


재판부는 해당 댓글 하나하나에 대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네티즌이 작성한 댓글 가운데 “인간 자체가 쓰레기구만” 부분은 그 표현 자체가 모멸적인 것으로서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댓글 작성행위는 연예인 A씨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생긴대로 노네” “그렇게 생겼음”이라는 댓글에 대해서는 “표현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내용이 막연해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위 네티즌들이 연예인 A씨의 강제추행 혐의가 보도된 기사에 댓글을 달았음을 고려하면, 위 표현들은 ‘A는 강제추행할 것처럼 생겼다’ ‘A는 강제추행범의 외모를 갖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해되므로, A씨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티즌 들의 범행횟수가 1회인 점, 우발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모욕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네티즌들이 A씨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의 액수를 각 10만원으로 정했다. 나머지 댓들에 대해서는 “모두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으로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기는 하나, 네티즌들이 A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달게 됐고, 위 각 댓글의 내용은 기사를 읽은 독자의 단순한 감상 내지는 의견으로 볼 수 있는 점, 또 풍자적인 의미에서 A씨가 만든 유행어를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예인 A 씨는 2015년 8월경 서울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을 강제로 끌어안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이전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란 범죄혐의가 인정되고, 소송 조건이 갖춰졌지만 여러 환경을 고려해 검찰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도 댓글을 올린 네티즌들의 책임을 인정해 “A씨에게 10만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급증하는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찌라시, 단순 전달도 형사처벌 될 수 있어


인터넷 홈페이지, 블로그, 각종 SNS, 모바일메신저 등 일상생활에서 인터넷 등 활용이 극대화되면서 이에 따른 사이버상 명예훼손·모욕에 따른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사이버 폭력이 오프라인 범죄 등으로 확산되기까지 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8,880여건에 불과했던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발생 건수가, 2015년에는 1만5,043건으로 전년대비 69.4% 증가했다. 전체 사이버 범죄 가운데서도 명예훼손·모욕은 10.4%를 차지했다. 게임 중 상대에게 아무 이유없이 일방적으로 욕을 하거나 인터넷 상대방의 개인 SNS에 댓글로, 또 악성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찾아가 폭행한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증권가·정치권과 관련해 떠도는 속칭 ‘찌라시’는 직접 작성하지 않았어도, 전달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은 사생활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을 게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통시키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도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단톡방에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잇따라 처벌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라는 글과 ‘놈현? 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배포했다는 혐의로 중앙선관위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측으로부터 고발됐다.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란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명예훼손 행위는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인터넷 명예훼손, 사이버 명예훼손, 온라인 명예훼손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 행위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연히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로 ‘사이버공간에서 행해지는 명예훼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 등에 누군가 실명 또는 익명으로 개인의 사생활이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사실을 말하면 명예훼손이 아닌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은 사실의 경우에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판례와 마찬가지로 실제 법원은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체 취지에 비춰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적이 있으면 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사이버 모욕죄는 사이버 명예훼손이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통해 명예를 침해하는데 반해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만으로 성립될 수 있다. 아래의 예시를 살펴보자.


Q. 인터넷에서 상대방을 향해 무례하고 저속한 언어를 사용하면 언제나 사이버 모욕죄가 성립하나요?


A. 사이버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예를 들면 A가 관리소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B와 언쟁을 하다가 “야, 이따위로 일할래”, “나이 처먹은 게 무슨 자랑이냐”라고 말한 사안에서 법원은 A의 발언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B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대법원 2015. 9.10. 선고, 2015도2229 판결).


또한 A가 중학교 교무실에서 학생 등이 있는 자리에서 교사에게 큰 소리로 “저 아이는 지아비가 양아치니까 아들도 양아치 노릇을 한다. 내가 경찰서에 처넣을거야”라고 말한 사안에서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나 막연해 그것만으로 곧 상대방의 명예감정을 해해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8915 판결).


MeCONOMY magazine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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