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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훈 칼럼> 돈의 노예가 된 한국종교가 나아갈 길


지난 5월 17일 대법원은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에게 징 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결국은 돈 이 한국 종교를 타락시켰다는 의미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한국교회는 타락할 만큼 타락했다. 교회가 돈을 통해 거래가 되고 대형 교회의 목사는 기업 회장 못지않게 재산을 축적한다. 한국 재벌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행태를 보이며 심지어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주기도 한다. 그 과정은 어떤가. 교회 내부의 잡음이 생기면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조용기 목사의 비리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많은 대형 교회가 비슷한 사건으로 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진정 하느님이 있긴 한지 의문스럽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독실한 기독교인인데 매월 교회에 십일조를 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내는 십일조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좋은 곳에 쓰일 거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교인들이 맡긴 돈을 사적인 목적으로 쓰는 목사는 정직한 성직자일까. 

하느님께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한 교회가 되야 한 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는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국가가 교회로부터 세금을 부과하지 않은데는 교인들에게 걷힌 돈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일 거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목사나 신부가 재벌총수와 같은 권력과 부를 누리는 상황에서는 세금을 걷어야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회가 로비의 장소가 되고 목사가 정치에 개입하는 등 권력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창출하기 위한 이익집단이 되고 있는 한 종교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을 수 없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교회가 돈을 우상으로 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경의 가르침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 있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 교회만큼 타락한 교회는 없었다”면서 “개신교는 원래 면죄부를 사고파는 가톨릭의 부패를 참다못한 성직자들이 교회정화를 목 적으로 시작했으나, 오히려 지금은 가톨릭보다 더 썩었다”고 비판했다. 

소림사를 방불케 하는 사찰의 난투극 

불교계의 부패도 만만치 않다. 종단 사무실에서 칼부림이 벌 어지는 일은 이제 예삿일이 돼버렸다. 종단의 총무원장 선거 기간에는 더 큰 폭력이 난무하고 사찰에서는 난장판이 벌어진다. 총무원장이라는 자리 하나를 놓고 많은 스님들이 신도들 앞에서 주먹질하며 싸우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돈이다. 종단의 모든 돈과 인사권을 쥐는 게 총무원장의 자리다 보니 소림사 스님인가 싶을 정도로 주먹질, 발길질이 난무한다. 그들의 꼴불견은 TV에서 생중계 되고 그걸 지켜봐야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현금으로 들어오는 엄청난 불전을 주무르며 사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은 아닐 텐데 그들은 돈 앞에서 는 부처님도 보이지 않고 불자들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언제부턴가 사찰도 교회처럼 사고파는 세상이 돼 버렸다. 돈을 가진 스님들의 일탈 행동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범죄 집단과 비슷하다. 물론 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하는 스님들도 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 알아주는 소위 큰 스님들은 지저분한 돈 문제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좋은 자동차와 골프채, 신부님의 호화로운 생활

그나마 덜 오염돼 보이는 가톨릭도 부패에 물들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톨릭은 성직자의 엄격한 윤리와 청빈이 전제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천주교회는 각 교구 별로 평생 직인 주교가 누구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교구 신부들의 권위 의식과 독재로 신자들과 불화를 겪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골프나 술을 좋아해서 매일 신자들과 어울려 골프 치는 신부가 있는데도 교구에서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 는다. 

언론에 발표되지는 않지만 성(性)과 돈에 관련한 사건들로 사제복을 벗는 신부가 늘고 있고, 교구에서는 이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한국 일부 교구 신부들은 좋은 자동차와 좋은 골프채로 호화생활을 하면서 개인의 재산도 축척한다. 이들은 은퇴 후 교구에서 마련한 은퇴 사제의 수도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부분 개인의 생활공간을 따로 마련해 산다. 이 말은 자신들의 노후를 대비한 사유 재산의 축적을 은퇴전에 해놓는다는 의미다. 만약에 몸소 청빈을 실천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 지금의 모습을 보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 

교구 신부들 중에서는 일부 신부들의 타락을 걱정하시는 참 다운 신부도 계신다. 그분들은 한국 가톨릭이 순교자의 피 로 정착된 것임을 알기에 지금의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안타까워한다. 지금의 가톨릭을 부패의 늪에서 건져내려 노력하는 수도회 신부들도 있다. 교구 신부들과는 다른 이들은 엄격 한 청빈의 의무를 지키며 개인 재산을 소유하지도 않고, 수도 회의 엄격한 지침을 지켜나가며 오직 기도로 신자들을 이끌고 있다. 

반면에 청빈의 의무를 저버린 본당의 교구 신부들은 대접받기만 원하고, 낮은 자세로 봉사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부패가 목사나 스님의 부패만큼은 아닐지 라도 본연의 의무를 잊고 사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수도 회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본래의 의무인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가톨릭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만큼 한국교구의 신부들도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 

부정부패한 한국을 살리려면 종교가 바로 서야 

한국 3대 종교의 부패 외에도 사회 정화와 정의, 어려운 사람 들을 구원하는 일은 관심 밖인 종교의 탈을 쓴 사이비 종교도 큰 문제다. 최근 큰 사회적 혼란을 가져온 최태민 목사일가라든가 유병언 씨의 구원파 같은 집단이 저지른 만행은 우리 사회를 엄청난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한국 종교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하느님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만이 부정부패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살 릴 수 있다. 종교가 깨끗해야 사회의 곳곳이 깨끗해지고 정의가 살아난다. 종교는 권력을 가져서도 안 되고 부를 쌓아서도 안 된다. 오직 이 땅에서 소외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 의 진정한 위로가 되고 그들 마음의 안식처가 되야 한다. 목사와 신부와 스님은 직업이 아니라 희생과 봉사 그 자체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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