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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경제레이더·르포] 중국, “‘기술력’ ‘노하우’ 등 아쉬움 이제 없어”

산둥성 영성시를 통해 본 중국

    

중국은 전세계인들의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13억 인구라는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단기간에 전자상거래의 알리바바, 드론의 DJI 등 세계적인 선도기업도 배출해 냈다. 급속도로 성장을 이뤄낸 중국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여전히 중국을 과거의 기준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중국 내륙으로의 고속철도의 종착지이자 출발지, 중 국내 수산물 생산·가공 1위 도시 영성시를 찾았다. 영성시를 통해 현시점의 중국을 엿보았다.

 

도심에 들어찬 수많은 은행, 국내 은행 지점 아쉬워

254개의 외투기업 가운데 112개가 한국인 기업

 

2016국제해양식품박람회취재차 들렀던 영성시는 천혜 의 자연환경 속에서 중국내 수산물 생산, 가공 1위인 도시인 것 말고는 막 개발이 시작된 한적한 시골 도시의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다시 찾은 영성시는 그새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영성시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도심 내 블럭마다 들어서 있는 수많은 은행이었다. 중국 자국은행부터 글로벌 은행들의 지점들이 영성시에 들어와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들의 지점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영성시 주한국대표처 왕충승 대변인은 영성시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국 시정부도, 기업들도 많은 대출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중국내 다른 도시에서 100을 번다면, 현재 영성시에서는 300을 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영성시에는 현재 삼성중공업, 필룩스 등 굵직한 한국기업이 들어서 있다. 뿐만 아니라 254개의 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절반 가까이 되는 112개가 한국인 기업이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지점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왔다.

 

왕 대변인은 관광지 건설뿐만 아니라 산둥반도 내 유일한 국가급 해양 산업단지 등도 들어서면서 영성시에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시민들을 위한 문화, 쇼핑 시설 등은 발전이 더디면서 있는 돈을 쓸 곳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2년 만에 방문한 중국 영성시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이곳저곳 올라가는 건물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고, 한국을 벤치마킹한 도시내 인도에는 모두 자전거길이 추가돼 있었다. 어설퍼 보였던 관광단지 등에는 프리미엄 호텔 등이 어느새 자리를 잡고 영업을 벌이고 있었다. 왕충승 대변인은 중국내에서는 영성시가 관광도시로 이제 많이 알려져 주말이면 호텔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500km에 달하는 영성시의 해변가에는 계속 호텔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 물가 한국과 비슷, 의류 등 고가 브랜드가 성장 중

뼈해장국, 한국과 비슷한 7,000

 

중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내용이 아닌 실제 물가와 생활모습 등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 가화그룹의 쇼핑몰을 찾았다. 가화그룹은 부동산 전문기업으로 영성시에 1차 대형 쇼핑몰을 오픈하고, 올해에 2·3차 쇼핑몰 오픈을 기획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푸드코트 등 한국형 모델을 그대로 본 뜬 쇼핑몰은 오전 10시반 정도의 이른 시간임에도 층마다 많은 사람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 쇼핑몰과 다르게 눈에 띈 것은 쇼핑몰 1층의 중심부의 상당부분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쇼핑몰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정부의 1가구1자녀 정책으로 부모들이 아이들을 더욱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됐다면서 그러다보니 쇼핑몰에서도 아이들 공간을 중요하게 할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1가구1자녀 정책은 중국의 아이들 중심의 새로운 문화형성에 영향을 줬다. 실제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동물품도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었다. 한편 2015년 중국은 1가구 2자녀를 전격 허용했다. 세계적인 고령화·노동력 부족 현상을 중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


 

매장은 3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을 타겟으로 상품이 집중돼 있었다. 놀란 것은 가격. 제품의 질은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짐에도 가격은 더 비쌌다. 쇼핑몰 관계자는 중국내 고가브랜드 매장의 수익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우리 쇼핑몰도 고가 브랜드 매장은 지난해 보다 40% 가량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고가 브랜드임에도 품질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중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남성브랜드의 캐시미어 혼방 코트의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했다. 아직 중국은 옷의 품질보다 브랜드 자체를 더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었다.

 

영성시가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도 물가는 상당히 높았다. 특히 음식의 경우 한국의 물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중국 일정 마지막 날 찾아간 다른 쇼핑몰 내에 있었던 한국전문음식점의 가격은 한국과 같았다. 감자탕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던 이 식당의 뼈해장국 한 그릇 가격은 원화로 7,000원에 달했다.

 

13억 내수시장 둔 중국업체들, “‘기술력아쉬움, 이제는 없어

 

영성시의 주요 산업단지와 기업들을 돌아보면서 변화한 중국을 느낄 수 있었다. 영성시는 특히 풍부한 해양생물·광물을 중심으로한 상품·과학기술 등에 집중하고 있다. 과학기술 창업단지를 구성해 생물의약·바이오·신소재·IT 등의 벤처기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있었으며, 해양과학기술 분야를 테마로 한 해양고신기술단지에서는 해양 의약품·식품산업, 해양 생물 신자재·약물 산업 등을 육성하고 있었다.

 

해외기업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해양고신기술단지의 Song WeiFeng 당서기는 “2012년에 설립된 해양고신기술단지는 국가급 농업과학단지로 선정돼 산둥성 내 유일한 해양 특색단지라며 육지와 바다를 아우르는 산업단지에는 해양 생물 양식연구 등 기초분야의 기업에서부터 바이오·의약 등 첨단 과학연구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이 입주해 있다고 말했다. Song 서기는 이어 입주 기업들에게는 오피스텔 등 숙소 등 기본적인 생활편의부터 허가 등 법률·금융융자 등 정책지원까지 전방위서비스를 제공하고, 합작법인 설립시에는 연 최고 1,000만 위안의 운영경비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에는 영성시가 중국 해산물 생산 1위인만큼 이를 활용한 생산품이 많았으며, 청정해역에서만 발견되는 해양 생물로 만든 장신구 등을 만드는 기업부터 해양생물을 사용한 의약품, 최첨단 해양무인 촬영장비 등을 만들어내는 기업까지 스펙트럼이 넓었다.

 

여전히 우리는 기술력’ ‘노하우등을 앞세워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한 조명전문업체 대표는 중국의 LED 등 조명 기술은 아직 우리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기술이전과 함께 중국에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정 자본의 투자없이 기술력등만으로 중국으로의 진출은 힘들어 보였다. 방문기간 동안 만나본 중국 기업인들은 기술력’ ‘노하우등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고, 자국의 내수시장을 강조했다.

 

사실 13억 인구라는 든든한 내수시장을 품에 둔 중국기업들은 수출을 하지 않고도 글로벌기업 수준까지도 성장에 무리가 없다. 실제 영성시정부주한국대표처 왕홍위 수석대표는 예전에는 한국분들이 특허 등 기술만을 가지고 중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금이 없으면 힘들다면서 합작법인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자금 동원력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왕 수석대표는 이어 중국내에서 벌어들인 회사 이윤은 정부가 일체 받지 않으며, 건물시설·숙소를 위한 오피스텔 등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 또 협력내용에 따라서 각종 법률·금융 상담과 정책자금 지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여전히 정부 주도 고도 압축성장 중

 

2년 만에 다시 찾은 중국 산둥성 영성시는 놀라울 정도로 변해 있었다. 건설붐과 동시에 기초산업과 첨단산업이 함께 발전하면서, 마치 선진국의 수십·수백년을 단 몇년으로 압축한 모습이다. 정부 주도의 발전과정의 모습은 우리와 닮았다. 다만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중국은 더이상 기술이전, 노하우 등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물가 자체도 이제는 엇비슷해져, 오히려 해산물 등은 우리 생산물을 수출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중국 기업과의 협력·투자·진출 등을 그리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들은 좀더 지금의 중국에 맞는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취재 후

세계적 관광도시 꿈꾸는 중국 영성시



공항·고속철도역·국제항구 3박자

영성시는 산동반도 최동단에 자리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의 도시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이면 위해공항에 도착하고, 공항에서 20분이면 영성시에 도달한다. 인천항, 평택항, 군산항 등에서는 배편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중국 내륙과의 고속철도가 2014년도에 이어지면서 자국민의 접근성도 향상됐다. 영업을 시작한 호텔들은 주말이면 영성시를 찾아온 중국 관광객으로 가득찼다.



해안선만 500km, 72개의 섬

바다와 산속 호수를 끼고 있는 프라이빗 호텔도

 

산동반도 최동단에 자리잡은 영성시는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해안선의 길이만 500km에 달한다. 해수욕장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했다. 10개의 자연해수욕장이 있으며, 72개의 섬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은 휑해 보였지만 지금도 해안선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상류층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 호텔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영성시의 전통가옥을 모티브로 한 호텔과, 산속 호수를 끼고 있는 프라이빗 호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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