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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실제사건과 조작사건의 절묘한 만남, ‘정의의사람들 1910’



 


 [M이코노미뉴스 최종윤 기자] 역사책 속 한 줄의 문장에는 어느 정도의 사실이 함축돼 있을까. 혹시 그 이면에 다른 진실이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까. ‘신민회는 일제가 조작한 데라우치 총독 암살미수사건인 일명 105인 사건으로 해체됐다이 한 줄에서 시작된 연극이 지난 1월과 4월 두 번에 걸쳐 정의의사람들 1910’이란 이름으로 찾아왔다. 연극은 역사 속에서 신민회’ ‘105인 사건을 다시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정의의사람들작품에서 알베르 카뮈가 던졌던 정의와 인간애 사이의 고뇌를 함께한다.

 

신민회 105인 사건

 

191012월 조선총독부는 신민회 간부 700여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105인에게 유죄판결을 내린다. 당시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를 암살하기 위해 테러를 모의했다는 명목이었다. 국외 독립군 기지 개척운동을 벌이던 신민회는 당시 이를 감지한 일본이 조작한 ‘105인 사건으로 결국 해체 수순을 밟고 만다. 일제는 평안도의 평양·정주·선천·신의주·용천 등과 황해도 등에서 기독교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총독을 암살하려 한다고 조작했다.


데라우치 총독이 19101127일부터 122일 사이 압록강 철교 개통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면 암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건을 조작한 일제는 보안법위반사건혐의로 신민회 주요 인사들을 체포 구금했고 그 인원은 전국에 걸쳐 700여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인원이 105인이라 일명 ‘105인 사건으로 불리며, 이들은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6명을 제외한 99명이 무죄판결로 풀려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독립운동을 주도하던 신민회 간부 등 애국지사들이 노출되면서 신민회는 사실상 해체된다.

 

실제사건과 조작사건의 절묘한 만남

알베르카뮈 정의의사람들’ + ‘신민회 105인 사건

 

하지만 우리 역사책은 이 신민회‘105인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 더구나 105인 사건은 단지 신민회의 해체 원인이 된 일제의 조작사건으로 단 한 문장으로 설명돼 있을 뿐이다. 지난 1월과 3월 북촌창우극장에서는 이 한 문장에서 시작된 정의의사람들 1910’이라는 연극이 선보였다. 연극에서 연출과 각색, 연기까지 선보였던 배우 곽진은 만약 일제가 두려워하던 대로 1910년 신민회에서 데라우치 마사타케 암살 시도를 실제로 거행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신민회 105인 사건은 배우 곽진의 손에서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을 만났다.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20세기 초 러시아를 배경으로 사회주의 테러리스트의 암살 계획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러시아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한반도에서의 조작된 사건이 절묘하게 만난 연극 정의의사람들 1910’. 역사적 사실과 한발 더 나아간 상상력으로 빚어낸 정의의 사람들 1910’은 관심가지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더해 알베르 카뮈의 정의와 인간애 사이에 고뇌도 함께 던져줬다. 해당 작품을 연출, 각색, 연기까지 13역을 선보인 배우 곽진을 만났다.

 


 

역사속에서 진실을 찾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인터뷰] 진무리극단 배우 곽진

 

Q. ‘정의의사람들 1910’, 작품의 소재가 흥미롭습니다.

 

A. ‘정의의 사람들 1910’은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사람들이라는 책을 보다가 문득 러시아혁명 시대가 우리의 일제강점기 시대와 맞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역사 속 사건으로 바꿔서 하면 어떨까 싶었죠. 관객들께서 받아들이기에도 그렇고요.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 그래서 한국식으로 바꿔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면 어떨까 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또 영화 광해를 통해 역사적 인물이 재조명을 받기도 했듯이, ‘신민회’ ‘105인 사건이라는 역사적 한 줄에 대해 관객들이 한 번 더 인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죠.

 

Q.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요?

 

A. 우선 재미없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고, 관객들께서 정말 이런 사건이 정말 있었을까 고민도 해 보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보다는 관객들이 역사 속에 빠져들어 주셨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한테만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지는 몰라도(웃음). 고등학교 국사 선생님도 오셨었는데 살짝 눈치가 보였죠. 아무래도 제가 각색과 연출이 처음이고, 역사 팩트에 픽션을 가미하다보니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던 것도 사실인데, 관객들께서 신민회‘105인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Q. 각색과 연출이 처음이신 건가요?

 

A. 배우로서 연기를 위주로 하다 보니 각색은 처음이에요. 우연히 알베르 카뮈의 책을 읽다가 우리 독립운동가 시대로 접목을 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최초의 전국적인 독립운동가 집단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역사책에는 단 한 줄로만 설명돼 있어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구요. 물론 배우로서 좀 더 의미 있는 작품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Q. ‘정의의사람들1910’을 선보인 진무리극단도 궁금합니다.

 

올해 1정의의사람들1910’을 선보이면서 제가 만든 극단이에요. ‘진무리는 진실을 찾는 무리라는 뜻으로, 역사 속에서 진실을 찾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죠. 특히 일제강점기 시대, 6.25 시대 이후 등 현대물보다는 격동의 시대를 다뤄보고 싶어요. 사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역사잖아요. 이런 쉽게 다시 바라보지 못하는 부분을 연극으로 좀 더 편하게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거든요. ‘정의의사람들1910’1월에 이어 4월 공연을 마쳤지만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내년, 내후년 계속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Q. 이력이 특이하네요. 국제경제를 전공하셨는데 배우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있나요?.

 

A.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었어요. 중국 상해에서 대학을 나와 회사도 다녔어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마른하늘에 벼락이 피는 것을 보고 그대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어요. 29살 가을경 휴일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데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는 겁니다. 비가 올려나 하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번개가 쳤어요. 그때 갑자기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그렇게 생각과 마음이 말 그대로 번개처럼 찾아왔어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서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오디션을 봐야 하는지 검색하다가 다음날 회사에 사표를 냈어요. 그러고는 서울로 와버렸죠. 왠지 그때 그만두지 않으면 살면서 후회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Q, 초기에는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아는 사람도 없는데다 대학도 중국에서 나와서 서울에는 아는 사람이라곤 동생밖에 없었어요. 무작정 대학로를 한 달간 돌아다녔죠. 연기에 대해 해본 적도 없는 저를 뽑아줄 곳이 당연히 없죠. 무작정 대전으로 내려가 극단생활을 했어요. 주말에는 서울로 연기학원을 다녔고요. 막상 해보니까 연기라는 게 대본만 줄줄 외워서 되는 게 아니라 배울 게 많더라고요.

 

Q. 영화나 드라마에 단역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배역이 있나요?

 

솔직히 아직 부족한 게 많아 모든 작품이 다 기억에 남죠.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영화 공모자들에서 중국 공안역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예고편에도 나왔는데 정말 중국 사람으로 오해를 받았어요. 그 영화에 나오니까 그때서야 동창들이 제가 연기한다는 걸 알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Q.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극도 준비한 것 같아요.

     

연기를 하는 자세 등은 영화든, 드라마든, 연극이든 큰 차이는 없어요. 하지만 연극은 리얼 그 자체로 관객과 직접 호흡하면서 연기를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반복해서 하다 보니 같은 연기 속에서도 매번 다른 느낌을 받고요.

 

Q. 앞으로 꿈이 있다면?

 

지금처럼 역할을 떠나서 계속 공부하면서 끈을 놓지 않고 연기자로 활동하는 게 꿈이죠.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는 거잖아요. 어떤 배우보다는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항상 꾸준하게 목말라 하면서 항상 연기만을 생각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역사속 진실을 찾는진무리 극단이 앞으로 선보일 작품이 궁금한데요.

 

올해 8월에는 알베르 카뮈의 오해라는 작품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일제강점기 시대에서의 서편제 느낌의 창작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정의의사람들 1910’을 함께 한 진무리극단 출연진(이혜경, 심민섭, 강남석, 설민영, 김지홍, 이병수, 김말구, 정우진, 이웅희, 권휘안, 정윤식, 이웅빈, 김대균, 김수진, 이훈희)들과 응원해주신 관객들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요.

 

MeCONOMY magazine Ma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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