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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활황 국내는 불모지 자동차 튜닝산업, 이유는?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자율주행차, 전기차·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등 자동차 업계의 변화가 거세다. 엔진에서 모터로 차량의 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전세계 자동차 튜닝산업은 호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노후차들의 전기차로의 전환까지 업계는 먹거리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도 계속해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 속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튜닝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들여다봤다.

 

※ 자동차 튜닝(Tuning)이란?

자동차 튜닝이란 소유자가 개성과 취향에 따라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외관을 꾸미기 위해 자동차의 구조·장치 일부를 변경 또는 부착물 등을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튜닝은 내장 및 외장을 변화시키는 드레스업(dress-up) 튜닝과 엔진출력 및 주행·조향·제동 등을 성능향상시키는 튠업(Tune Up) 튜닝, 일반 승합·화물자동차 등을 이용해 사용목적에 적합하게 특수한 적재함 등 구조를 변경하는 빌드업(Build Up) 튜닝으로 나눈다.

 

드레스업 튜닝은 자동차안전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튜닝이 가능하고 별도의 승인이나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반해 빌드업 튜닝과 튠업 튜닝은 다르다. 빌드업 튜닝은 자동차의 제원(전·후 축의 중량 및 길이·너비·높이 등)이 변경되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안전공단에서 승인을 받고, 튜닝이 완료된 후에도 공단 검사소에서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튠업 튜닝도 사전 승인은 받지 않지만(일부 튜닝 제외) 튜닝을 완료하고 공단 검사소에서 자동차안전기준, 배출가스 및 소음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서양은 일상화돼 있다. 차량을 자신들의 사용용도나 개인사정에 맞게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일상적인 차량의 배기음도 누구에게는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작은 차를 살 수밖에 없는 사정이지만 많은 짐을 실고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노후차량은 약해진 엔진의 힘을 위해 ECU 값을 조정해야 하기도 한다.

 

해외는 활발, 국내는 여전히 불모지 ‘자동차 튜닝’

 

반대편 차량의 너무 밝은 불빛으로 순간적으로 시야가 막히거나, 시끄러운 배기음 소리에 저절로 인상이 찌뿌려 진다. 바로 불법적인 자동차 튜닝으로 인한 피해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이런 상황은 자연스레 우리에게 ‘튜닝은 불법’이라는 인식이 심어줬다. 진정한 의미의 튜닝은 접해보지도 못한 채 불법 부착물 수준에서 낙인이 찍혀버렸다.

 

해외는 튜닝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쉽게 예를 들면 메르세데스-벤츠에는 AMG라는 이름이, BMW에는 M이 있다. 이 네이밍은 현재 각 브랜드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AMG는 1960년 작은 튜닝업체에 불과했으나 40년이 지난 지금 소비자를 설레게 하는 고성능차의 상징이 됐다. 이렇게 선진국의 튜너들을 보면 메이커와 우대관계를 맺고 있는 튜닝회사들이 새로운 모델을 바탕으로 스페셜 모델로 작업해 시판하고 있다. 그만큼 튜닝은 제3의 자동차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고 기술력으로 인정을 받아 왔다. 실제 전세계 튜닝시장 규모는 세계 조선업 시장규모인 100조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불법이라는 인식과 각종 규제 속에 우리나라 자동차 튜닝산업은 지금도 불모지로 남아있다. 자동차 튜닝산업 자체가 불모지다보니 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모터스포츠도 활성화 되지 못했다. 영암에서 개최됐던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F1이 자리 잡지 못하고 1,900억원이라는 빚만 남기고 중단된 사례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울러 여전히 성능을 높인 튜닝카는 오히려 헐값에 매매되거나 제값이라도 받으려면 다시 원상복귀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협업해야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애프터마켓 중소·중견기업 자체가 성장 못해

 

자동차 산업은 부품, 완성차 조립, 판매, 정비에서 금융, 보험까지 아우르는 대표적인 종합산업이다. 파급효과와 규모의 경제효과가 큰 산업이고, 첨단기술의 개발과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산업이다. 자동차 튜닝산업은 이런 애프터마켓을 이끈다. 애프터마켓은 완성차가 시장에 나온 뒤에 형성되는 시장을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흔히 자동차 용품, A/S부품, 정비, 튜닝, 모터스포츠, 이륜차, 중고차, 보험, 리스, 렌트, 리사이클링 등 매우 광범위하다”면서 “자동차 제작 과정인 비포 마켓을 통해 100의 이득이 가능하다면 애프터마켓은 500의 이득이 가능할 정도로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교수는 자동차 산업 내에서 튜닝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중소·중견기업이 애프터마켓을 담당하는데, 새로운 차, 새로운 부품이 나오면 탑재하고 운행해 보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게 된다”면서 “시장 자체가 R&D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잘 알고 있는 벤츠의 AMG, BMW의 M시리즈 같은 공식 튜너를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해외와 다르게 국내는 완성차 제조업체와 함께 할 중소·중견기업 자체가 성장하지 못한 것이 성장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왜 성장하지 못했나

혁신성장 막는 규제개혁은 언제?

 

이렇게 튜닝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업계는 각종 규제를 꼽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튜닝 관련법은 그동안 허가를 위한 법이 아니라 불허를 위한 법이었다”면서 “무엇보다 튜닝 허용 기준에 대한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고, 선진국과 같은 네거티브 정책이 아닌 허용 기준만을 강조한 포지티브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도 각종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요원하다. 국토부에서 지난해 8월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획기적 개선’이라고 자평했지만 포지티브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자동차 관리 법안에서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허정철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사무총장은 “튜닝은 자동차 정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분야다. 정비가 자동차의 원래 기능을 회복해 주는 것이라면 튜닝은 성능이나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자동차관리법 안에 한데 묶여 발전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허 총장은 “자동차 관리법에서 빠져나와 튜닝관련법 입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현행 법체계를 산업발전을 위한 포지티브 형식으로 바꿀 ‘자동차 튜닝산업진흥법’이 지난해 발의되고, 관련 정책토론회와 국회의원의 현장방문 등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에 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등 자동차업계의 변화가 거세다. 저무는 엔진시대에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그 속에서 유독 우리나라 2차 시장만 정체돼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1차 시장에만 머무르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도 새로운 활로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기자칼럼]

 

국토부가 말하는 ‘포괄적 네거티브’는 뭔가요?

 

지난해 8월 국토부가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해당 대책을 발표하면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튜닝시장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너무나 익숙한 대책이 또다시 등장했다. 사실 자동차튜닝산업은 현 정부 뿐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부터 추진해온 규제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다.

 

2013년 자동차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 2014년 자동차튜닝산업 진흥대책이 그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이 같은 발표는 계속되고 있다. 발표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간 금지돼 있던 항목을 하나씩 풀거나, 승인의 예외사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희안하게도 규제방식에 대한 용어는 계속 바뀌어 왔다. 소극적 네거티브에서 적극적 네거티브 그리고 지금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강화하겠다고 하고 있다.

 

현재 국토부의 튜닝 규제 방식은 명백한 포지티브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책도 예외사항 확대, 금지사항 허용으로 나타난다. 앞에 어떠한 말이 붙든 네거티브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전환은 입법방식을 유연화하고, 규제 샌드박스제도를 도입·운영해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을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기존 도시형 소공인 지원대상은 섬유·가죽·가방 등 지원업종 19개로 한정돼 있었지만, 모든 제조업으로 범위가 확대됐고, 위생용품제조업 시설기준도 기존 목록표에 따라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했지만 해당 목록표는 삭제되고, 사후관리 체제로 변경됐다.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볼 수 있으려면 금지사항만이 열거되거나, 일정조건 하에 허용이 규정돼 있어야 한다. 활성화 대책 이후 9월17일 당시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자동차 튜닝 발전 정책’ 토론회에서도 국토부는 하위 내용과는 전혀 다른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방식 강화’ 타이틀이 들어간 발제문을 발표했다.

 

국토부가 생각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 강화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 현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규제혁파와 네거티브 규제방식 도입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업계는 과도한 규제, 미비한 법·제도의 혁신을 지적하고 있다. 적어도 자동차 튜닝산업내에서 ‘혁신성장’ ‘규제개혁’은 정부가 발표한 자료내에만 존재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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