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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은 글로벌 기술과 무역 격변기에 어떻게 생존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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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어서 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1월 25일 금년 들어 두 번째로 중국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상무부는 12개의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기술을 빼돌려 중국군사기술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양자 컴퓨팅 기술이 스텔스 무기와 잠수함 기술을 무력화시키는 데에 적용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암호기술이 중국군에게 넘어가는 것도 우려했다. 미국은 지난 4월 7개의 중국 기업을 국가안보상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미국의 아시아 동맹외교 강화 움직임이 부산하게 전개되고 있다.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는 11월 19일 서울을 방문해 제6차 한미FTA공동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타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고용노동부 장관과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들과도 회동했다. 미국 정부 대표들은 대개 한국에 오면 볼일을 보고 난 뒤엔 서둘러 떠났던 게 상례였는데 예사롭지 않은 행보였다.    

 

러몬도 상무부장관도 비슷한 기간에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십을 내년 초에 시작할 뜻을 내비쳤다. 타이 대표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 기술, 디지털,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의제를 한미 FTA체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타이 대표는 일본에서도 미일 통상협력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중국의 위협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타이 대표는 “(우리는) 경제적 이익을 지키고 이해를 공유하는 동맹 및 우방국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복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에 중국이 가입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때 탈퇴한 미국은 중국을 배제하고 새로운 아시아- 태평양 경제공동체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신장위구르인 인권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했으며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이 이를 뒤따랐다. 미-중 대결이 누그러질 조짐이 보이지 않음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조마조마할 게 틀림없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한 규모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미국에선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데, 중국 공장의 설비 교체와 증설을 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이 반도체 첨단장비의 중국 반입을 허락하지 않으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는 반도체 생산 및 공급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한국 등은 주요 생산국이자 소비국들이기도 해서 서로 꼬리와 머리를 물고 물리는 형세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라도 상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자동차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반도체와 배터리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 기업은 결코 어느 한편에 설 수 없는 형편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내우외환은 자초한 측면이 있고 무엇보다 중국의 독재정치 체제가 갖고 있는 약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체제의 문제점은 단기간에, 외교적 교섭으로 고쳐질 수 없다. 스스로 모순이 누적되어 병든 자신을 자각해야 가능하다. 모택동 치하의 문화혁명 등 모순이 축적되어 그것이 극에 다다르자 등소평이 전 인민들의 염원을 반영하여 개방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다. 시진핑 체제는 아직 모순의 축적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    

 

 

중국의 경제 사정

 

중국 경제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막대한 정부 보조금, 저렴하고 풍부한 중간 노동력에 의해 지난 1978년 등소평 개방 이후 40여 년간 무섭게 질주해왔다. 

 

그러나 일단 거대한 공룡이 돼버린 중국경제는 유연성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 체제의 특성상 구조조정이 어려워 시장 수요와 환경 변화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규모가 크면 상승 국면일 때는 좋지만 내리막길에서 충격이 그만큼 커지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중국 석탄 등 에너지 위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도 호주와 각을 세우고 홍수로 인한 생산 감소도 있지만 이와 같은 근원적인 취약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중국전문가인 일본 긴키대학의 서방계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력은 풍부하지만 우수한 현장 노동자들의 부족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학력이 낮은 탓인데, 생산 매뉴얼을 잘 읽지 못하고, 품질 불량이 많고, 공장 내 노동자간 지역 대립, 장기근속을 기피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중소기업들이 많은 데다 기술력에 차이가 없어 가격경쟁이 심하다. 결국 덤핑 가격으로 수지를 맞추려면 값싼 원자재와 부품을 쓸 수밖에 없어 품질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서방계 교수는 중국 기업경영자의 능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고 독창적인 기술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대기업의 회장의 정치 감각은 중요한 비즈니스 능력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을 비롯해 중국 빅테크 기업 총수들의 언변과 의사결정은 공산당 지도부의 심기를 먼저 자극한 면이 있다. 노련미가 부족하다고 할까, 갑자기 얻게 된 부와 권력을 컨트롤하지 못한 면이 있어 보인다.

 

화웨이 그룹 런정페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지난 9월 25일 캐나다에 억류돼 있다가 거의 3년 만에 풀려나 귀국했다. 그녀가 귀국 전세기를 타고 선전 공항에 도착해 보여준 모습은 글로벌 대기업 부회장의 일반적 관례와는 너무 달랐다.   

 

활주로에 레드 카펫이 깔리고, 붉은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 부회장이 트랩에서 내려오자 그를 환영하는 합창 가곡이 울려 퍼졌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 국민으로 3년간 이국 타향에 머물며 당과 조국, 인민의 관심과 보살핌을 느꼈다. 시 주석이 국민 한 사람의 안위에 관심을 보여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하나로 연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정치권력이 경제권력을 일방적으로 지배하거나 너무 밀착돼 있는 사회에서는 경쟁력 있는 경영인과 기업이 나오기 힘들다. 또 중국이 자립경제, 기술자립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면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기술후진국에서 선진국의 기술 도입에 어느 정도 성공한 나라들이 가지기 쉬운 함정인데, 기술이란 협력해가면서 끊임없이 배운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독보적 기술을 확보하고 난 뒤 자만심에 젖게 되면 자기 기술을 지키려고만 한다. 그것은 협력하며 발전해가는 기술생태계에서 제외되는 외톨이가 되는 길이다.  

 

기술 선진국은 후발 추격자를 뿌리치기 위해서 항상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계속 새로운 기술기업들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선진국인 일본에서 왜 새로운 기술기업이 미국처럼 잘 나오지 않는가. 그것은 기존 대기업군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창업기업에서 시작해야 한다. 네이버가 삼성전자의 사내 자회사로 남았다면 오늘날 네이버는 되지 못했을 것이다. 카카오가 네이버의 조직에서 시작했다면 역시 카카오란 대기업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배터리와 전기차도 새로운 기업이 하는 게 좋다. 기존 대기업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철저히 분리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21세기 지속가능경제의 비전과 전략

 

한국은 냉전의 희생자로서 분단국의 불행했던 운명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도덕적 인류애와 공평한 정의, 그리고 강대국들의 패권과 국가 이익을 위해 약소국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를 규탄하고 외교적 방법을 모색하는 평화의 편에 서야 한다. 유엔의 의해 탄생한 국가로서 유엔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고 할까.

 

금세기는 기후변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세기처럼 세계대전을 벌일 여유는 눈곱만큼도 없다. 지구 기온을 1.5도 이내로 잡아두지 않으면 인류는 파멸의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과학자들의 숨 가쁜 비상벨이 울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치인과 언론, 지식인들 중에는 한일, 한중 관계의 틈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적대감을 부채질하는 이들이 있다. 설사 상대국이 우리를 자극하는 일이 있더라도 냉정한 대응을 말하는 것이 옳은 태도이지 한술 더 떠 갈등을 확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안 된다. 한국은 인내심을 가지고 협력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인간은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미-중 대결관계는 영원하지 않다. 글로벌 흐름도 10년이면 변하기 마련이며 변화를 거역하는 나라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목격할 수 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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